결국 마케팅과 마케팅만 남습니다
이전 글에서 마케팅의 4P - Product, Price, Place, Promotion에 대해 이야길 했는데, 가볍게(?) Promotion을 살펴보자.
마케팅이라는 것이 이 4P의 모든 단계를 아우르는 일이라고 (이상적인 측면에서) 했지만- 실질적으로 마케터가 집중해서 하는 일은 바로 이 Promotion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Promotion의 단계에서 무언가 실행이 되어야, 우리가 만나는 고객이 누군지 알 수 있고, 어떤 상품을 좋아하는지, 어떤 가격이 적합한지, 그리고 어떤 곳에서 구매를 하는지- 다양한 인사이트를 찾을 수 있고 이를 다른 "P"들에게도 적용해볼 수 있다.
자, '무지개 사과'에 다니는 마케터인 내가 아래와 같은 신제품을 마케팅(Promotion)을 한다고 생각해보자.
1. 개발팀에서 받은 스펙 데이터를 기반으로 홈페이지에 올라갈 콘텐츠를 준비해서, 홈페이지를 업데이트한다.
2. 기존 관심 고객이라고 여겨지는 홈페이지 회원들에게 보낼 이메일을 준비한다.
3. 홈페이지에 올라가는 콘텐츠를 기반으로,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에 올라갈 콘텐츠를 준비한다.
4. 유튜브에 올릴 수 있도록 동영상을 찍어 편집한다.
5. 우리 홈페이지 방문자, 기존 구매자 등을 타게팅, 소셜 미디어 광고를 준비한다. 예산, 기간, 광고 타입... 다양한 세팅을 진행한다.
6. 체험단과 인플루언서를 모집할 준비를 한다. 제품을 제공할지, 대여해주고 별도의 원고료를 지급할지 고민한다.
7. 커뮤니티에 제품을 홍보할 준비를 한다. 조심조심, 직원이 아닌 척해야 한다.
8. 고객들이 실제로 제품을 만져볼 수 있도록 직영 매장과 리셀러에게 기기를 배포한다.
9. 제품과 모델을 준비해서, 보도자료를 열심히 준비한다.
10. ...
'Promotion' 단계에서 진행할 수 있는 일들을 생각나는 대로, 러프하게 기록해봤다. 아마도 더욱 많은 '할 일'이 있을 것이고, 더욱 상세한 준비와 세팅이 필요할 것이다. 야근 각
우리는 여기서 콘텐츠 마케팅(1, 3, 4)을 준비하고, 이메일 마케팅(2)을 준비하고, 소셜 마케팅(3, 5)을 준비하면서, 퍼포먼스 마케팅(5)과 고객 체험 마케팅(6, 8), PR 마케팅(9) 그리고 바이럴 마케팅(7)까지 준비하는 마케터를 보았다. 네, 맞습니다 구분은 내 맘대로
그. 런. 데. However.
두 번째의 M Series 글(https://brunch.co.kr/@ryumiverse/34)에서 아래처럼 이야기한 적이 있다.
그렇지만, '퍼포먼스 마케팅'이니, '콘텐츠 마케팅'이니, '빅데이터 마케팅'이니, 이런 '_____ 마케팅'에는 현혹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러한 마케팅은 필요에 의해 생긴 것이고, 많은 회사들이 필요에 의해 도입하다 보니 유행이 된 것은 맞지만, 꼭, 다시 한번 생각해봤으면 한다.
세 번째의 M Series 글(https://brunch.co.kr/@ryumiverse/35)에서는 아래와 같이 이야기했다.
적어도, 마케팅을 하기 앞서서는 내가 Promotion 하려는 상품/서비스의 Product, Price, Place를 이해하고 마케팅을 하자. 절차, 구조, 스토리, 목표- 이 과정의 모든 것이 마케팅의 소재가 될 수 있고, 반대로 그런 소재로 인해서 새로운 인사이트를 얻었다면 그런 것들이 새롭게 반영할 수 있도록 Product, Price, Place의 사람들과 커뮤니케이션하자.
아니 그래서 뭐
그냥, '이상적'인 마케팅을 생각해보자.
자, '무지개 사과'에 다니는 마케터인 내가 아래와 같은 신제품을 마케팅(Promotion)을 한다고 생각해보자. 타임루프 물
1. 제품 개발부터 참여해서 지금까지의 Promotion 결과를 토대로 하는 인사이트를 개발에 녹여냈으면 좋았겠지만, 일단 제품이 나왔으니 개발팀과 만나 커뮤니케이션을 해본다. - 왜 이 시대에 흑백 액정이죠? 검은색을 선택한 이유는 뭐죠? 이걸로 무얼 하죠? 개발 과정에 무슨 일이 있었죠?
2. 제시된 내부의 가격이 우리 기존 고객 중 어떤 고객들과 맞는지, 해당 가격대/성능의 유사 제품이나 경쟁사 '섬성' 제품과 어떤 점에서 차이가 있는지, 어떤 점이 모자란 지 확인하고 리서치를 한다.
3. 어느 곳에서 팔지를 생각한다. 이렇게 우리 '무지개 사과' 기기들에 입문하기 좋은 제품이라면, 최대한 많은 고객을 만날 수 있도록 많은 곳에서 파는 것이 좋겠다. 홈페이지 말고, 오픈마켓과 다양한 리셀러 등의 판매 채널을 고민해본다.
4. 실제 상품(적어도 프로토타입이라도)을 만지작- 해본다. 어떤 점에서 고객에게 어필할 수 있을지, 어떤 면을 강조해야 고객에게 와 닿을지 나 스스로가 고객의 입장에서 먼저 '이해' 해본다.
5. 대략적으로 구매할 것 같은 고객을 살펴보니, '무지개 사과'에 입문하기 위한 신규 고객을 먼저 타겟으로 프로모션을 준비한다.
6. 다양한 소셜 미디어 채널과 홈페이지에 맞게 콘텐츠를 준비한다.
7. 콘텐츠 발행 일자, PR 배포 일자, 고객들이 체험해볼 수 있는 경로(혹은 장소) 등을 세팅한다.
... 이후 생략, 물론 야근은 동일(...)
그리고- 발. 사.
차이점을 느꼈는지 모르겠다. 앞의 Promotion 과정에서 준비하는 '_____ 마케팅'이 없다.
'마케팅'을 '_____ 마케팅'으로 나눌 필요가 있을까? 결국 마케팅은 우리 제품과 서비스를 '널리 알리고 많은 고객들이 구입/이용을 하게 하는 것'이라는 목적 하나를 가지고 움직인다. 그 안에서 다양한 채널들을 활용하는 것이며, 각자의 채널에 맞도록 콘텐츠를 활용하는 것이다.
하고 있는 일을 '_____ 마케팅'이라는 것으로 나누고 각각의 효율이라던가 결과를 높이는 것만이 마케터의 역할이 아니다. 오히려 마케터의 가장 큰 역할은 우리의 고객과 회사 내 다른 구성원(개발팀이라던가, 영업이라던가)의 커뮤니케이션을 도와주는 '번역가' 역할이다. 물론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혼자서 하는 것은 아니니, 채널과 콘텐츠에 맞게 담당자 마케터들 사이를 커뮤니케이션해주는 것도 필요하다.
그렇게 생각하면 다시 원점의 질문으로 돌아간다. '마케팅'이란 대체 무엇인가.
* 이 글은 아래 여현준 님의 글에 극 공감을 하면서 쓰였습니다.
https://www.facebook.com/hyeonjoon.yeo/posts/2802466716482965
《 10년째 마케터가 쓰는 마케팅 썰 M Series 》
마케팅을 여전히 고민하는 마린이 since 2010★
마케팅이란 무엇이죠, 누가 좀 알려주세요, 엉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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