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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숲섬 Jan 10. 2024

지금 당신은 무엇을 이루려고 합니까?

{숲섬타로} 두 번째 상담일지

  


  나른한 오후 네 시, '졸리'님께서 타로상담을 요청해 왔다.


"제가 공부를 해도 해도 자꾸 틀리는 문제가 나와요.
확신도 안 서고 불안해요. 내년 3월 전 과목 90점 이상으로 합격할 수 있을까요?
정말 고득점을 받고 싶은데 자신이 없어요."

- 졸리 님의 질문


  대한민국에서 학창 시절을 보낸 사람이라면, 중요한 시험을 한 번이라도 준비해 본 적 있는 사람이라면 누가 이 사연에 공감하지 않을 수 있을까. 안타까운 마음이 와락 느껴졌다. 지나고 보면 별거 아니라지만 지금 지나고 있는 이에겐 분명 지옥 같은 현실이다. 펼쳐본 타로카드에는 역시 '졸리'님의 성향이 꾸준하고 차분하게 실력을 쌓아 올리는 펜타클의 기사라는 사실을 말해 주었다.



"졸리 님은 꾸준히 성실하고 차분하게 공부하시는 타입이시네요. 그렇기 때문에 공부한 만큼 점수가 나오지 않으면 남들보다 몇 배로 답답하고 속상하셨을 것 같아요. 우선 이 시험에서 틀리지 않고 무조건 백점을 맞아야겠다는 생각보다는 시험을 통해 현재 내가 무엇을 정확히 모르고 있는지 확인하는 도구로 활용해 보겠다는 관점의 전환이 필요해요.

  차근차근 실력을 키워야 하는 지금, 시험에 대한 불안감이 오히려 고득점에 방해가 될 수도 있다고 하네요. 이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무조건 다 맞추자 하는 것보다는 모르는 문제는 틀리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 이해하지 못하고 어려워하는 문제들을 찾아 적극적으로 하나하나 없애며 진정한 실력을 다지겠다는 결심이 필요합니다."   

- {숲섬타로} 상담일지 中

  

 

  '졸리'님은 단번에 "관점의 전환"이라는 개념을 무척 반가워했다. 내가 학창 시절 이 원리를 알았더라면 공부와 시험은 그리 힘겨운 문제가 아니었을지도 모르겠다. 틀렸던 문제를 이해하고 잘 알게 되는 과정을 통해 자신감이 생기고 그렇게 지식을 내 것으로 익히고 소화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사실을 그때는 몰랐다. 내용을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고득점, 1등, 합격만 한다면 무슨 소용인가. 이 과정은 결코 쉽지 않지만, 내가 원하는 진정한 나, 전문가가 되기 위한 필수적인 과정이자 내가 선택한 나의 길이다. 게임이나 여행을 하듯 즐겁게, 기쁘게 가길 선택할 수도 있는 것이다.



"가장 마지막 카드를 보면요, 졸리 님께서는 지금, 전문가 과정, 고득점이라는 산꼭대기로 올라가는 중턱에 있다고 해요. 이 길을 반드시 지나야 정상에 오르겠지요. 내가 지금 무얼 하고 있는지를 정확히 알고 계획도 세우고 실천하시면 좋겠어요. 혼자가 아니라 졸리 님 곁의 친구들과 함께 발전하고 있는 중이라는 사실도 잊지 마시고요. 원하는 전문가의 모습으로 성장할 때까지 내 페이스로 자신감 있게 가세요!"

- {숲섬타로} 상담일지 中



  오늘 내가 청소를 하고, 출근을 하고, 시험을 준비하고, 수주받은 일을 처리하고, 운동을 하고, 밥을 챙겨 먹고, 실패를 하고, 작은 성공을 하고, 다시 계획을 세우고, 소식을 기다리고, 필요한 것들을 사들이고, 친구를 만나고, 무엇인가를 하고 있다면 그 일의 끝에는 그 일로 인해 생긴 변화를 고스란히 맞이하며 만들어질 미래의 내가 서 있다. 나는 지금 무엇을 하려고 이 일을 하고 있을까? 내가 하는 일의 의미를 정하는 것은 누구도 아닌 나 자신이다. 1년, 5년, 10년 뒤의 내 모습을 한번 상상해 보라. 당신이 하는 그 일이 미래의 나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라 확신하고 지금의 불안한 에너지를 긍정의 에너지로 바꿔 미래의 나를 위해 써 보면 좋겠다. 어렵고 힘들어도 미래의 나를 위해 참고 투자하고 당신이 반드시 이 과정을 이겨내면 좋겠다.


  한결 가벼워진 마음으로 문제를 풀고 신나게 채점하고 오답을 짚어가며 공부할 졸리 님을 생각한다. 그가 즐겁게, 끝까지 그의 길을 갈 수 있길 기원해 본다.


당신은 오늘 어디를 향해 가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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