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숲섬타로 Jan 31. 2024

2027년의 내가, 지금의 나에게

{숲섬지기}가 나에게 보낸 첫 번째 편지



  지금 {숲섬타로}에서는 미래의 내가, 지금의 나에게 보내는 특별한 편지인 [나에게 띄우는 편지] 이벤트가 진행 중입니다(카카오채널 {숲섬타로}에서 신청가능/유료상품). 저도 처음 진행하는 타로와 편지가 만난 특별한 이벤트라 가슴이 설렙니다. 프로젝트를 소개하는 의미이자 나 자신에게 주는 선물이기도 한 첫 번째 편지, 2027년 1월 31일 미래의 숲섬이 2024년의 1월 31일 현재의 숲섬에게 보내는 편지 한 통을 소개합니다.





  안녕? 2024년 1월 마지막 날의 숲섬아?

  아, 어쩐지 눈물이 날 것만 같아. 이 편지를 쓰는 2027년의 나와, 이 글을 읽고 있을 2024년의 나인 너를 생각하니 말이야. 지금쯤 넌 하루와 새해 첫 달을 마감하며 플래너를 자주 들여다보고, 실망한 마음을 다독이며 2월 계획을 세우고 있겠지? 정말 고생 많았어. 온라인으로 타로샵을 운영한다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잖아. 꿈꿔온 대로 되지 않는 게 인생이라지만, 사업이란 건 정말 하나부터 열까지 막힘과 부딪침과 깨짐의 연속이지. 그러나 모든 거대한 회사들도 시작의 첫날이 있었고, 고군분투의 날들이 있었을 거야. 그 길을 뚜벅뚜벅 용기 내어 가고 있는 중이야.



  3년 후인 지금 2027년 너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무척 궁금하지? 놀라지 마. 오늘 오전 11시에 친구들과 네 단골들, 여행자들을 불러 모아 숲섬타로 오프라인 매장을 오픈했어! 공간이 크지는 않지만, 네가 늘 꿈꾸던 대로 차를 마시고 타로를 볼 수 있는 공간과 시간이 멈춘 듯 느껴지는 푸른빛 명상/요가 공간, 드림캐쳐나 작은 소품을 만드는 소박한 공예 공간, 이렇게 세 개의 공간으로 나뉘어 있어. 사람들은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담소를 나누고, 바람떡과 렌틸수프를 먹고, 나중에는 직접 텃밭에 가서 샐러드를 따다 더 만들어 먹기도 했어. 3년 전 네가 꾸미기 시작한 작은 정원은 이제 겨울에도 싱싱한 상추, 시금치, 브로콜리와 먼나무 열매와 동백꽃이 빨갛게 열린 예쁜 정원이 되었거든. 봄이 되면 얼마나 화사하게 변할까. 너에게 당장 보여주고 싶을 정도야!



공동체,  연결된 마음, 거대한 조화와 수용의 에너지 - 사랑



  L 씨가 만든 핸드메이드 초는 얼마나 아름다운지! 샵에서는 언제나 켜두려고 해. 내게 초는 모든 이의 소원이 이루어지고 건강하길 기원하는 작은 기도의 상징이니까. 나누고 싶어 하는 이들이 많아 여기 샵에서도 구매할 수 있게 해 두었고, 향과 초와 아로마오일, 내가 좋아하는 시집도 읽고 살 수 있게 해 두었어. 고요한 촛불과 차크라의 빛을 띤 아담한 방들이 정말 잘 어울려. 오늘 차분하게 심지를 잘라준 후 타로를 봐주는 네 모습은 진짜 믿음직한 타로리더 자체였어. 3년 전까지 허약하기만 하던 몸도 정말 건강해져서, 누가 한라산 갈까? 하면 지금 당장 올라갈 준비를 마친 것처럼 보여! 작은 모래주머니를 차고 악착같이 걷고 또 걷더니 그동안 근력도 많이 붙고 몸무게도 늘고 최고로 튼튼해졌어. 그래, 이 정도는 돼야 살만하지! 네가 지금 매일 체크하며 해내는 짤막한 운동루틴 덕분이야. 오늘도 운동을

거르지 않았어. 매일 더 강하게 훌륭하게 단련되는 중이야.


  에스프레소 머신이 있지만, 사람들은 줄을 서서 기다리면서도 핸드드립으로 커피 마시길 좋아해. 몇 년 전 큰 무인게스트하우스에 혼자 묵었던 적이 있었지? 그 고요한 집에서 아침을 맞으며 천천히 갈아 마시던 핸드드립 커피의 맛을 여전히 잊지 못해. 그렇게 고요한 여유와 공간을 늘 사람들에게 주고 싶었어. 오늘은 BB와 고양이들도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고 편안해했어. 오늘은 북적이고 소란스러워 좋았지만, 내일부터 타로 보러 오시는 손님들은 예약 시간을 여유 있게 잡아서 이 공간을 최대한 누릴 수 있도록 하고 싶어. 손님들은 오늘 처음 오신 분부터 숲섬타로 오픈부터 매번 함께한 단골까지 다양하게 있어. 초대하고 얼굴을 마주 보니 얼마나 감회가 새롭던지. 이제는 함께 의논하고 성장하는데 서로가 꼭 필요한 존재들이 되어가고 있어. 이런 공동체를 늘 꿈꿔왔어. 함께 배우고 발견하고 성장하고 새롭게 눈 뜨는 사이인 사람들. 함께 타로를 읽고 서로를 이해하고 세상을 더 나아지게 만드는데 보탬이 될 수 있는 일을 찾아 조금씩 실천해보고 싶어. 한쪽에는 상자에서 엽서를 꺼내 그리운 이에게 편지를 쓸 수 있는 스탠드가 켜진 책상과 작은 우체통이 있어. 우리가 좋아하는 모든 것들이 바로 이 공간 안에 있어. 오늘의 이 마음으로 변치 않고 편안한 공간을 계속 이어가는 게 더 중요하겠지. 지금껏 그래왔던 것처럼 말이야.



  넌 이 글을 어떤 표정으로 읽고 있을까? 그저 기뻐하고 있을까? 분명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겠지? 2024년 오늘의 너는 생각보다 블로그도, 브런치도 구독자가 없고, 생각보다 고객이 없어 당황하고, 물가는 오르고, 되는 일은 없는 것 같고, 온갖 불확실한 것들 투성이인데 말이야. 힌트를 주자면 말이야, 앞으로 무얼 해야 할지에 대한 답은 이미 네가 알고 있어. 그래, 바로 그거!


  남 흉내 내지 마. 좋아 보인다고 무조건 벤치마킹만 하지 마. 본질을 생각해 봐. 왜 이 일을 시작했는지, 네가 손님이라면 왜 타로를 보려고 할까, 왜 너에게 봐야 좋을까? 타로를 보고 나면 어떤 상태가 되길 원할지 손님 입장에서 생각하고 또 생각해 봐. 30년 전 처음 홈페이지를 만들고 이웃을 만들던 때를 생각해 봐. 그때 얼마나 정성스레 이웃의 글을 읽고 공감하며 댓글을 썼는지 기억해 봐. 네가 원하는 걸 모두가 원하고 있잖아. 모두가 축구공을 들고 축구하길 원한다면 기꺼이 수비수가 되어 손을 흔들며 그들 앞으로 뛰어나가야지. 너만이 줄 수 있는 것이 있어. 오직 너만이 사람들에게 줄 수 있는 그 귀한 것이 너의 강점이야. 스스로 찾아보기 바래. 공부도 리딩도 운동도 지금처럼만 꾸준히! 놓지 않고 가다 보면 궤도에 오를 날이 올 거야. 조급하지 마. 펜타클의 기사처럼 천천히 꾸준히 멈추지 말고 계속 가보는 거야.



이 불꽃은 오늘의 너를 위한 기도야.



  지금은 아직 네가 가드닝을 시작하기 전이야. 시간 날 때 넌 생각 없이 정원의 풀만 뽑고 있지. 봄이 오면 넌 호미를 들고 밖으로 나설 거고, 한켠에 양귀비 꽃씨를 뿌리고 돌보기 시작할 거야. 마음 속에도 현실 속에도 네가 꿈꾸던 정원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낼 거야. 네가 원하고 주문처럼 읊조리고 상상하고 씨앗을 뿌려야 무엇이든 시작되는 거야. 싹튼 식물을 잘 보살피고 사랑하고 가꿔야 나무가 되는 거야. 펜타클의 씨앗이 지금 네 손에 주어져 있어. 얼마나 크게 얼마나 아름답게 잘 키워낼지는 네가 사는 하루하루에 달려있어! 그렇게 네 하루하루는 자신을 이해하고 성장해 나가는 귀한 시간과 동력이 될 거야. 자신을 믿어 봐. 불안해할 시간에 오히려 자주 주어진 많은 것에 감사하길 바래. 이렇게 편지 쓸 수 있어서, 날 사랑한다는 느낌을 가득 갖고 온전히 느끼고 전할 수 있어서 정말 기쁘다. 숲섬아! 사랑해! 날 더 자주 안아줄게. 우리 곧 만나!



2027년 1월 31일

숲섬지기가




*숲섬타로에서 당신의 이야기를 기다립니다.  http://pf.kakao.com/_szfnG


이전 04화 간절한 기도의 힘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