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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숲섬 정은영 Jan 24. 2024

간절한 기도의 힘

{숲섬타로} 네 번째 상담일지


  안녕하세요? 제가 정말 간절히 이루고 싶은 소원이 있어서 전부터 새벽기도를 해왔어요. 지금까지는 매일 기도를 해도 진전이 없어서요. 제 소원이 내일 안에 이뤄질 수 있을지 보고 싶어요!


  처음에는 약간은 비현실적인 질문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질문을 다시 읽어보니 이 분이 얼마나 간절히 기도를 하고 계신지, 그 소원이 이뤄지길 바라는지 전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 소원이 무슨 소원이냐고 여쭤봤으나 프로도 님은 신체 관련 소원이라고만 답하셨다. 실제 상담까지 5분 정도의 여유가 있어 서로 집중하는 시간을 갖고 카드를 펼쳐보았다. 질문은 추상적이었으나 의외로 카드의 답변은 구체적이었다.




"안타깝지만 프로도 님, 내일 당장 소원이 이루어지진 않을 것 같습니다."
"아... 그렇군요... ㅠㅠ"

"언제나 간절히 바라는 마음, 열망 같은 것이 있어 왔고, 소원성취를 위해 기도하는 일이 프로도 님 스스로를 통제하고 자신과 사람들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 기도 자체가 프로도 님을 더 나은 사람으로 발전시켜 온 역할을 해 왔고요"
"헉, 정말 맞아요! 정말 저에게 그런 역할을 해줬어요."


  프로도 님은 주변 사람들이 자신으로 인해 이해받는 느낌, 기분 좋은 느낌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는 카드 리딩에 무척 기뻐하셨다. 간절히 바라는 마음 때문인지 정작 본인은 좋은 상황이 오더라도 늘 부족하고 불만스러운 느낌을 가졌겠다는 말에 "맞아요, 소원이 안 이뤄져서인지 매번 그런 느낌이 있었어요."라고 답하셨다.



  간절히 바라는 마음은 참으로 소중한 것이다. 그러나 그 간절한 마음이 오히려 내 삶과 소원성취에 방해가 될 수도 있다. 아주 잠시만 불안해져도 그 불안함이 무의식 전체를 흔드는 강력한 파장을 발휘할 수 있다. 소원을 빌 때는 완전히 마음을 비우고 소원의 결과에 집착하지 말아야 한다. 그렇게 마음을 내려놓고 진심으로 기도하는 일이 프로도 님께 꼭 필요해 보였다.




  프로도 님의 간절한 소원으로 인해 스스로 나은 사람, 여기 컵을 든 왕처럼 주변을 사랑으로, 관용으로 살피는 분이 되실 수 있었다면 어쩌면 더 큰 종류의 소원이 이미 이루어진 것인지도 모르겠어요. 프로도 님! 어떤 소원인지는 모르겠지만요, 오직 한 가지만을 원하면 다른 소중한 것을 놓치기 쉽습니다. 내가 원하는 것만 보느라 평범한 것, 가까운 것을 제대로 못 볼 수도 있어요. 그것들은 정말 감사한 것들이 분명한, 프로도 님만을 위해 주어진 선물이랍니다. 나의 가족, 친구들, 집, 학교나 직장, 일상, 나의 몸, 모두 소중하고 값진 것입니다. 소원성취와 관계없이 프로도 님은 무척 소중한 분이세요! 그 사실을 꼭 기억해 주세요!
- {숲섬타로} 상담일지 中


  감사하게도 프로도 님은 나의 말 한마디 한마디를 소중하게 들어주셨다.



"해 주시는 말씀이 다 너무 와닿아요. 지금까지 소원에만 몰두하느라 제가 가진 것들도 충분히 소중하다는 사실을 잊고 있었어요. 정말 감사해요! 진짜 잊고 있던 사실을 다시 깨달은 느낌이네요. 감사합니다!"


높은 이상을 추구하며 불평불만만 쏟아놓고 부족함에 집중하는 상태를 나타내는 4개의 컵 카드는 지금 당신에게 주어진 일상의 특별함을 알아보라고, “감사하기”에 집중하라고 조언한다



    프로도 님과의 짧은 대화는 깊은 울림과 여운을 주었다. 지금도 이렇게 가끔 생각이 나니 말이다. 프로도 님의 간절한 소원이 이루어졌든 아니든 상관없이 그토록 간절히 무언가를 바라고 기도할 수 있는 마음이라면, 다른 일상에서의 관계, 일, 인연을 소중히 여기지 않을 이유가 없을 것이다. 내게도 그토록 간절히 바라던 소원이 있었던 때가 있다. 그러나 그  소원이 이뤄지고 나니 더는 간절할 이유도 사라지고, 성의를 다해 가꾸거나 돌보지 않게 된 기억이 여러 번이다. 그 소원이란 건 흔히 갖고 싶은 것을 갖는 상태가 되는 것, 되고 싶은 것이 되는 일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진짜 소원다운 소원을 나도 갖고 싶어 진다. 간절히 기도하고 노력해 보는 마음. 이루어지든 이루어지지 않든 믿고 애써보는 마음과 과정 자체를 소중히 여기고 싶다.


  많은 이들의 걱정과 불안을 덜어주고, 위안을 줄 수 있는 진정한 타로리더가 되는 것. 그것이 지금의 내 소원이다. 더 노력하고 고민해서 최고의 리딩을 하고 싶다. 더 자주 기도해야겠다.



* 숲섬에서 당신의 이야기를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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