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섬타로] 세 번째 상담일지
BB(함께 산지 11년 된 반려견, 남아)와 저녁 산책길마다 마주치며 알게 된 친구가 쏭이었다. 쏭은 주인에게 방치되다시피 했던 리트리버 순둥이의 집에 찾아가 주인에게 허락을 받고 산책시키기 위해 매일 우리 동네에 들르고 있었다. 하루 이틀이 아니라 계절이 몇 차례 지나도록 자주 마주치게 되는 쏭과 순둥이에게 저절로 눈길이 갔다. 쏭은 BB의 야광 목걸이에도 관심을 보였고 순둥이의 상태에 대해서도 자주 이야기해 주었다. 동네의 모든 개들에게 관심이 있었고 아이들에게 특별한 사랑이 가득한 사람이었다. 누구든 생각은 할 수 있지만 선뜻 행동하지는 못하는, 그런 일을 바로 실행으로 옮겨버리는 사람이었다.
어느 날 쏭은 작년, 자신이 임시보호 하며 데리고 있던 아이 로이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생각해 보니 작년 겨울 로이를 캐나다로 이민 보내기 직전, 마지막 산책을 하던 쏭과 로이를 만난 적이 있었다. 로이는 다리가 길쭉하고 예민하게 생긴 영리해 보이는 강아지였다. 쏭이 처음으로 함께 살아본 강아지, 임시보호를 하며 정이 흠뻑 든 로이를 보내기 싫어 같이 살 집도 알아보고 여러 모로 애를 썼지만, 더는 함께 있을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보내게 된 로이를 떠올리며 쏭은 눈물이 글썽해졌다. 로이를 입양하신 분들과 소식을 주고받으면 좋겠는데, 거기 도착하자마자 로이가 많이 아팠나 봐요. 그쪽에서 마지막으로 전해온, 로이가 아파서 숨을 헐떡이는 동영상을 보고 나서는 늘 잘 있을지 걱정이 됐어요. 저와 연락되는 걸 좋아하시는 거 같지 않아 더 물어볼 수도 없었어요. 잘 지내는지 알고 싶어요. 혹시라도 내가 자길 버렸다고 생각하지는 않을지 걱정되기도 해요.
집에 돌아오자마자 당장 타로를 펼쳤다. 나 역시 그 어여쁜 로이의 사연을 듣고는 그의 안부가 궁금했기 때문이다. 그 먼데까지 가서 잘 지내는지, 건강은 어떤지, 요즘 어떤 생각을 하는지 읽어 쏭에게 꼭 전해주고 싶었다.
로이가 이동이나 적응하는 기간 동안 고생을 많이 하긴 했나 봐요. 과거의 어려움 때문인지 불안과 두려움은 여전히 자주 느낀다고 해요. 방어적인 태도는 여전하지만 건강은 많이 좋아진 것으로 보여요. 아이가 조금씩 따뜻한 마음을 되찾고 있어서 주변 사람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주는 것 같아요. 거기 사람들이 풍요롭고 안정적인 환경을 제공해 주고 있다고 하니 너무 걱정하지 말아요.
로이는, 결코 쏭이 자길 버렸다고 생각하지 않는대요. 이 나무를 보세요. 표면상으로는 세 그루의 나무처럼 보이지만 뿌리는 서로에게 깊이 연결되어 있는 한 그루의 나무예요. 언제나 쏭과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한대요. 쏭처럼 로이도 늘 보고 싶은 가봐요.
- {숲섬타로} 상담일지 中
평소 로이는 쏭님을 뭐라고 불렀어요?라는 질문에 로이에게 자긴 이름이 없는 존재였다고, 한 번도 그렇게 불러본 적은 없었지만 로이는 분명 저를 '엄마'라고 부를 것 같아요,라고 쏭은 대답했다.
이건 로이가 쏭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에요.
"엄마, 엄마는 나를, 차갑기만 하던 세상과 다른 사람들과 연결시켜 주었어요. 정말 속이 깊고 다정한 분이에요. 함께하는 동안 늘 우리가 하나라고 느꼈어요. 멀리 있지만 우리가 나눈 마음을 더 많은 존재들과 나누고 싶어요. 저도 여기서 사랑하며 살 거예요. 그게 엄마에게 제가 배운 살아가는 방식이니까요. 고마워요 엄마!"
- {숲섬타로] 상담일지 中
캐나다 가기 직전 로이를 보내놓고 그가 잠시 머물고 있는 동네를 하염없이 걸어 다니기도 하고, 캐나다에 가서 만날 계획도 세웠다던 쏭이 물었다. "우리가, 우리가 다시 만날 수는 없겠지요??"
현실적으로 너무 먼 곳으로 간 로이인데 다시 만나긴 쉽지 않겠지 하며 우린 통화를 마쳤다. 그리고 로이와 쏭이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카드 한 장을 더 뽑아보았다. 그건 놀랍게도 19번 'The Sun 태양' 카드였다. 78장의 타로 카드 중 몇 장 되지 않는 '성공과 행복, 기쁨'을 상징하는 메이저 카드, 태양. 나는 기뻐하며 메시지를 보냈다.
"두 분 서로 만날 수 있다고 해요!! 로이와 다시 만날 수 있대요! 성공, 행복, 기쁨을 상징하는 태양 카드가 나왔어요."
"아! 정말요? 흐엉 ㅠㅠ 꼭 그럴 수 있기를요!
타로를 보고 나니 꼭 로이를 보고 온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자주 기도한다. 로이가 편안하고 행복하기를!
쏭의 매일도 걱정 없이 평온하고 행복하기를!
그리고 이 두 존재가 만나는 사랑하는 길 위의 모든 존재들 역시 평화와 기쁨이 가득하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
사랑의 완전한 아름다움은 그 길 위의 모든 것을 복원한다.
사랑은 치유하는 파동에너지다
* 숲섬에서 당신의 이야기를 기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