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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천꼬르륵 Oct 14. 2023

제발 애 낳지 말라는 나라

엄마는 방송국에서 일하는 중

산아제한정책의 아이러니


과거 우리나라의 산아제한정책은 과연 옳았을까?

현재 우리나라의 출산지원정책은 과연 옳을까?


이집트는 대통령이 제발 아이를 낳지 말라고 한다고 한다. 이대로면 정부 예산이 부족해 나라가 힘들 것이라는 이유였다. 기사 제목을 보고, 우리나라와 상반되는 이집트 상황이 궁금했다.


그래서 이집트에 거주 중인 교민을 어렵게 전화인터뷰했고,

나는 과연 우리나라의 과거 산아제한정책과 현재의 출산율지원정책이 좋은 방향이었을까?

고민하게 됐다.


아이를 낳지 않는 이유는 복합적인데

돈 문제로만 접근한다면 문제는 결코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우리나라 여성들의 학력 수준은 이제 어느 나라보다 높다. 그리고 여성들도 자아성취욕구가 있다.

아이를 낳는 순간 나의 자아실현을 계속해서 유보해야 한다면? 여성멈칫하게 되는 질문이다.


아래는 내가 이집트 산아제한정책을 다룬 방송 내용이다.



MC : 두 번째 주제 뭡니까?


천: 제발 애 낳지 마라, 한국과 정반대인 나라  


MC: 애를 낳지 말라고 한다고요? 어디서요?


천: 바로 이집트. 지난 5일 이집트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이 내각회의에서

산아 제한 정책을 주문했습니다. 우리나라와 극명하게 대비되는 상황인데요.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인구 과잉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교육, 의료에 쓸 정부 예산을 지금처럼 유지하지 힘들 것”이라고 하면서 산아제한정책을 시행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참고로 지금 이집트 합계출산율은 3명입니다.  우리나라는 0.7이고요


MC: 이집트 지금 인구 상황이 어떤데요?


천: 2000년대 들어서 7100만여 명이던 인구가 2020년 1억 명을 찍었습니다.

UN 10년 후  이집트 인구가 1억 2800만 명에 달할 것이라 예측했습니다.

그런데 빈곤율은 계속 증가. 2015년 빈곤율 27.8%, 2020년 31.9%. 실업률도 7%.


MC: 그런데 현지에서 체감하는 출산율은 더 높다고요?


천: 네. 제가 이집트에 거주하는 한인 대화방을 찾아 소속을 밝히고

“정말로 이집트에서는 아이를 낳지 말라고 하나요?”라고 묻자

현재 이집트 자가지그에 머물고 있는 김지은 양이 이렇게 답했습니다.

한번 들어보시죠


김지은(이집트 봉사활동중): 아이들을 정말 많이 낳는 것 같아요. 9살 여자아이가 있는데 2명의 여동생과 1명의 남동생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제 이집트친구는 현재 22살인데 오빠가 있고, 2살짜리 쌍둥이동생이 있대요. 다른 아이들을 보더라도  평균적으로 한집에 4명 정도(혹은 그 이상) 아이가 있는 것 같아요. 이집트 시골에 사는 친구 중에서는 형제자매가 7명인 친구도 있어요


MC: 형제, 자매가 7명이 있는 집도 있다. 60~70년대 우리나라 상황이 생각나기도 하네요.


천: 네 맞습니다. 당시 우리나라에서 만든 포스터를 보면 “딸 아들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 “. 그런데 현재 엘시시 대통령 ”둘이면 충분하다"는 슬로건을 앞세워 산아 제한 정책을 펴고 있어.

김지은 학생도 부모님께 옛날 우리나라와 비슷하다고 들었다고 하는데요. 한번 더 들어보시죠.


김지은: 부모님께 한국과 비슷하다고 들어. 아선호가 조금 있는 것 같아요. 의과대학에 다니는 제 남자인 친구가 있는데 여동생이 의과대학 공부를 계속하는걸 부모님께서 싫어한다고 하시더라고요. 집안에 의사는 한 명이면 충분하다고 하셨답니다.(남자 의사 한 명)


MC: 남아선호사상도 당시 우리나라 상황과 비슷. 그래서 아들과 딸이라는 드라마도 나온 거잖아요


천: 네. 김희애 씨가 주인공이었던 그 드라마.


저는 이집트 이슈를 보며 과연 당시 우리나라의 인구정책이 좋은 정책이었을까 의구심 들어


실제로 UN이 얼마 전 “각국 정부가 내놓는 인구 대책이 효과가 없을뿐더러 인권, 성평등 면에서 유해하다”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국가 생산성 관점에서 아이를 낳으라 하지 말고, 노동시장에서 성평등을 실현하는 게 오히려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저는 이 말에 백번 공감되더라고요. 우리나라 여성들 단지 돈 문제로 출산을 주저하는 게 아닙니다. 주변에서 이야기를 들어봐도 성평등 문제가 많고요. 아이를 낳으면서 여성들이 과도하게 지게 되는 책임이 두려운 경우도 많은데 이 부분도 경제적인 문제 해결과 병행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MC: 그래요. 잘 들었습니다.



언제나 문제지적은 쉽다.


그러나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것보다

벌금을 내고

임신한 여성을 내보내는 것이

기업에 득이 된다면

여성은 경력단절, 독박육아, 출산기피의 굴레를 벗어나기가 어렵다.


출산율을 높이는 데 정말 진심이라면

우리나라는 기업에 더 강한 의무와 책임을 부여해야한다...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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