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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대섭 Dec 19. 2018

유럽인들의 쌀요리, 버섯 리조또

열한 번째 접시,  열한 번째 이야기

우리의 식사문화의 중심은 입니다. 밥심이라는 말도 있는 것처럼, 쌀을 사용한 요리는 익숙하고 부담감도 적습니다. 오늘은 수많은 쌀을 사용한 요리 중 이탈리아 레스토랑에 가면 접할 수 있는 리소토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리조또? 리소토!

직접 만든 리소토

 메뉴판을 보고 있자면, 보통 아는 요리를 먼저 선택한다. 우리에게 파스타와 리소토는 쉽게 말하자면 면과 밥을 구분 짓는 경계다. 이름을 통해 어떤 재료로 만드는 요리인지 인식할 수 있게 해주는 요긴한 도구다. 근데 생각해보면 나는 리조또 정식 명칭은 리소토가 맞는 이 요리를 항상 먹었지만 제대로 알고 먹지는 않았습니다. 서양식 쌀요리겠지 하고 생각하며 먹었습니다. 


 딱히 선호하는 요리는 아니었습니다. 집에서도 쌀로 만든 밥을 먹는데, 밖에 나오면 집에서 먹기 힘든 파스타를 먹는 게 더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어느 정도 집에서 파스타도 해 먹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방식으로 쌀요리를 해볼 생각에 리소토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리소토이탈리아에서 이 요리를 부르는 이름입니다. 14세기부터 이탈리아는 쌀을 생산했고, 자연스럽게 쌀을 활용한 요리를 만들기 시작했는데 이것이 리소토의 시작입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리조토라는 표현은 독일식 표현으로 유럽에서 우리에게 전파된 표현으로,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리소토의 특징


1. 냄비에 버터 or 올리브유를 씻은 쌀을 넣고 볶는다

2. 닭고기 육수를 넣어서 천천히 익힌다.

3. 쌀알이 알덴테로 익는 것이 보통


리소토의 친구 파에야 

세비야에서 직접 만든 파에야


 주 재료를 쌀로 사용하는 유럽식 요리는 국가별로 다양하다. 그중에서 스페인의 파에야와 리소토를 비교하려고 하는데. 그 이유는 직접 만드는 것을 경험해본 요리이기 때문이다. 파에야스페인을 대표하는 요리로 전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스페인에 발렌시아 지방에서 시작된 이 요리는 발렌시아어로 프라이팬을 뜻하는 파에야에서 유래되었다.

 

*파에야의 특징


1. 넓고 얇은 파에야 팬에서 조리

2. 노란색 빛을 내는 향신료를 사용(샤프란, 울금)

3. 물을 사용해서 조리


 얼큰한 국물의 아로스 드 마리스쿠


포르투, 바르셀로나(Oporto)


 스페인의 이웃 포르투갈의 요리도 있다. 현지에서 부르는 이름은 아로스 드 마리스쿠인데. 여기서 아로스 Arroz는 쌀이고 Marisco는 해산물과 갑각류를 뜻하는데. 해석하자면 해산물 밥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실제 포르토와 바르셀로나에서는 이를 해물밥으로 표기했었고, 우리가 자주 즐기는 시원한 해물에 쌀이 들어가서 익숙한 맛이 나는 요리였다. 


아로스 드 마리스쿠의 특징

1. 자작한 국물이 있다

2. 국물은 있지만 쌀은 알덴테 심이 살아있다

3. 해산물을 같이 끓여낸다


 쌀을 사용해서 맛을 내는 것은 공통적인 조리법이지만, 각 국가와 문화별로 특징이 가미되어 개성을 가진 요리로 변화된 것은 또 다른 즐거움이다. 해산물이 풍부한 지역은 해산물을 중심으로 사용하고, 구할 수 있는 향신료를 넣는 것에서 생기는 맛의 차이는 다른 지역 여행을 해야 하는 명분을 제공한다.


버섯 리소토


재료

양송이버섯

표고버섯

새송이버섯

느타리버섯

베이컨


*치킨스톡 (1L)

1. 올리브유를 두른 팬에 베이컨과 버섯을 볶는다

2. 버섯의 숨이 죽기 시작하면, 생쌀을 넣는다.

3. 버섯과 베이컨이 담긴 팬에 치킨스톡을 추가하여 잠기게 한다.

4. 총 5번에 나눠서 치킨스톡이 쫄아들면 추가해주면서 쌀을 익혀준다.

5. 완성된 리소토를 담아준다.

6. 완성된 후 치즈를 뿌려서 마무리한다.

* 버섯의 향이 참 좋습니다. 치킨스톡을 사용해서 만든 리소토는 맛의 깊이가 깊고, 크림을 사용하지 않고, 쌀과 치즈의 점성으로 만들어낸 끈적한 텍스쳐는 입에 들어가면 즐겁고, 씹으면 안의 심이 씹히는 건 묘미입니다. 파스타의 면도 알덴테가 기분 좋은 것처럼, 리소토도 그렇다. 다양한 버섯을 사용하면 더 좋은 이유는 버섯이 늘어나는 만큼 즐거움이 증폭되기 때문이다. 꼭 여러 사람과 나눠먹기 좋은 요리로 인상을 남깁니다.


전 세계가 공유하는 든든함


직접 만든 버섯 리소토


 유럽을 여행하기 전 걱정이 컸다. 거기 가면 한국음식도 먹기 어려울 테고, 쌀이 그리울 것 같다고. 근데 걱정은 기우였다. 그 이유는 생각보다 한인식당과 일본 식당이 많아서 익숙한 요리를 접하기 쉽고, 더군다나 이베리아(포르투갈과 스페인)에서는 친숙하고, 어쩌면 더 즐겁게 즐길 수 있는 쌀요리를 만났기 때문이다. 얼큰한 게 생각나는 순간, 포르투갈의 해물밥을 먹고 행복했다. "와 이건 진짜 한국에서 먹던 맛인데!" 전 세계인이 좋아하는 맛은 어려운 건 아닌 것 같다. 1인분도 팔겠지만, 내가 기억하는 파에야와 리소토 그리고 스페인식 해물밥인 아히조 드 마리스쿠는 하나의 그릇에서 팔팔 쌀에 정성을 넣어서 요리를 만들고 나눠먹는다. 우리의 밥도 그렇다. 가마솥에서, 혹은 전기밥솥에서 김이 모락모락 피고, 밥 냄새가 퍼지는 이 요리는 나눠먹는다. 

 함께 먹으면 더 든든하다. 내게 쌀을 사용한 요리는 모두 식사를 하는 순간을 공유하며 완성된다. 좋은 요리를 같이 먹으며 그 맛을 증폭시킨다. 그리고 이내 몸과 마음 모두 든든해진다. 쌀과 밥 그리고 함께 순간을 공유하는 사람이 주는 마법. 언젠가 집밥이 그립다는 말을 하고 있다면, 함께 나눠먹는 공유의 문화와 든든함에 대한 그리움 때문일 것입니다.


 몸과 마음을 든든하게 하고 싶은 오늘, 버섯 리소토는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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