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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투, 성격, 얼굴까지… 브랜드의 톤 앤 매너란 (2)

말투를 디자인한다는 것 – 브랜드 톤 앤 매너의 실전 설계법

by 너머


브랜드가 어떤 말투로, 어떤 태도로 세상과 대화하느냐는

‘그 브랜드를 누구로 기억하게 할 것인가’의 문제입니다.

브랜드를 브랜딩 한다는 건, 결국 그 브랜드를 사람처럼 만드는 일입니다.





1. 브랜드 퍼스널리티가 먼저다

브랜드 톤 앤 매너는 뜬금없이 정해지지 않습니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이 브랜드가 어떤 사람 같아야 하는가”를 정의하는 것입니다.


이 브랜드는 외향적인가, 조용한가?

무게감 있는 어른 같은가, 위트 있는 친구 같은가?

고민을 해결해 주는 사람인가, 경험을 제안하는 사람인가?


성격이 정해져야 말투가 나옵니다.
사람도 성격이 바뀌면 말투가 바뀌죠. 브랜드도 마찬가지예요.





2. 퍼스널리티를 구체화하는 법


퍼스널리티는 막연한 이미지가 아닌 정량화된 기준으로 정리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디자이너, 마케터, CS가 각자 다른 ‘느낌’대로 해석하게 됩니다.


말투 강도

부드럽다 / 중간 / 단호하다


정중함

반말 / 반존대 / 존댓말


어조

위트 있음 / 중립적 / 진중함


정보 전달 방식

감성적 / 직설적 / 유머 기반


관계 형성 방식

친구 같은 / 멘토 같은 / 브랜드 자체가 주인공


이러한 방향 설정은 브랜드가 '어떤 언어'로 말해야 하는지를 시각화해 주는 시작점이 됩니다.




3. 톤 앤 매너를 일관되게 유지하는 법


디자이너, 마케터, 카피라이터, CS팀이 같은 브랜드를 말하고 있다는 공통 언어가 필요합니다.
이걸 문서로 만든 것이 바로 톤 앤 매너 가이드 또는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가이드입니다.


브랜드 인격 정의: 이 브랜드는 어떤 캐릭터인가?

Do & Don’t 문장 예시: 실제 말투 사용 예시

채널별 변주: 광고, 상세페이지, DM, 고객응대 등 톤이 바뀌는 방식 정의

금기 표현: 절대 쓰지 말아야 할 표현 정리



4. 디자이너가 만드는 '시각적 톤 앤 매너'


브랜드의 말투는 비주얼에서도 드러납니다.
폰트의 굵기, 컬러의 채도, 사진의 명도, 그래픽의 밀도까지 전부 ‘말투’의 일부입니다.


예를 들어:

친근하고 밝은 브랜드라면 → 둥근 산세리프, 높은 채도의 컬러, 여백 많은 레이아웃

신뢰와 무게를 주는 브랜드라면 → 세리프 또는 중간 굵기의 명도 대비 강한 조합

조용하고 감성적인 브랜드라면 → 부드러운 톤의 색감과 미니멀한 구성


브랜드 디자이너는 그래픽/그림/사진을 다루는 듯 보여도

그 속에서 고객에게 전달되는 말투를 디자인하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무드보드보다 먼저, ‘말투보드’를 그릴 수 있어야 합니다.




5. 실무에서 자주 벌어지는 일들 – 그리고 그 이유

브랜드 리뉴얼 프로젝트를 할 때, 아래와 같은 문제가 반복해서 발생합니다.
그 이유는 팀마다 다른 기준으로 브랜드를 해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SNS는 감성적인데, 상세페이지는 딱딱해요.”

브랜드 마케터: 인지도와 감정적 연결이 중요하니까 감성 콘텐츠 중심으로 설계

퍼포먼스 마케터: 전환율과 CTA 중심으로 구성, 실적이 목적이니까 정보 위주

→ 고객은 SNS와 상세페이지에서 완전히 다른 브랜드를 만납니다


“고객센터에선 반말도 쓰던데요?”

CS팀: 매뉴얼 없이 고객 상황에 맞게 유연 대응

→ 말투가 고객마다 다르니, 브랜드 이미지가 불안정하게 느껴집니다


“콘텐츠를 매번 카피라이터가 다르게 써요.”

카피라이터: 방향성이 주어지지 않아 감각에 의존

→ 매번 결과물이 들쑥날쑥, 일관된 톤 유지가 어려움


“디자이너마다 브랜드 해석이 달라요.”

디자이너: 컬러·폰트 외에 말투 기준이 없어 감성 해석 차이


→ 시각적 무드가 통일되지 않고, 브랜드 인상도 흐릿해짐



결국, “느낌적인 느낌”으로 브랜드를 정의하고 전개해서는 안 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말투와 태도, 기준 없이 흩어진 감각은 팀마다 다르게 해석되고,
고객은 그 단절을 고스란히 브랜드의 '불완성함'으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브랜드는 감각으로 시작할 수 있지만,
전개는 명확한 언어와 전략 위에서 이뤄져야 합니다.


6. 결론: 브랜드의 말투는 기억에 남는다

브랜드 톤 앤 매너는 디자이너만의 도구가 아닙니다.
브랜드 마케터, 퍼포먼스 마케터, 콘텐츠 에디터, CS팀, 기획자, 개발자까지—**모든 실무자가 공유하는 ‘언어의 기준’**입니다.

그 기준이 없으면,
누구는 감성으로, 누구는 실적으로, 누구는 감각으로
자기 해석대로 브랜드를 말하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브랜드는 일관된 사람이 아닌, 매번 말투가 바뀌는 존재가 됩니다.

고객은 그런 브랜드에 정을 붙이지 않습니다.
이 브랜드가 누구인지, 어디를 바라보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죠.


브랜드는 결국 '한 사람'처럼 말해야 오래갑니다.
그 시작이 바로 톤 앤 매너를 설계하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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