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열림 Aug 31. 2022

공감 하는 척 하지 마세요, 제발!

상대가 내 이야기에 공감하는 순간, 마음에 온기가 돈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 뭔지 아니?”

“글쎄요. 돈 버는 일? 밥 먹는 일?”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사람이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이란다. 사람들은 다르게 생긴 얼굴만큼 아주 짧은 순간에도 각양각색의 마음속에 수만 가지의 생각이 떠오르는데, 그 바람 같은 마음을 머물게 한다는 건 정말 어려운 거란다.”

생떽쥐베리의 <어린 왕자>에 나오는 내용이다. 어려서 이 책을 읽으면서는 눈에 들어오지 않던 구절이 나이가 들어 다시 보니 가슴에 착 안겼다. 매일 많은 사람을 만나고 여러 상황과 선택 속에서 비슷한 하루하루를 살다 보면 주위에 사람은 많지만 마음을 나누고 있는 상대는 많지 않음을 깨닫게 되는 순간이 있다.


마음에 스산한 바람이 불고, 누군가로부터 위로받고 싶고,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고 싶을 때, 당신은 무엇을 하는가?

나는 제일 친한 친구에게 전화를 건다. 시간이 된다면 만나서 실컷 수다를 떤다. 친구가 내 이야기를 진심으로 듣고 공감하고, 내 감정을 이해하고 있음을 느끼는 순간, 마음에 행복한 온기가 돈다.

소통에 대해 이야기할 때 가장 흔한 주제이자, 가장 중요한 주제는 ‘공감’이다. 대화의 본질은 혼자서 하는 혼잣말이나 넋두리가 아니라 타인과 나누는 과정이다. 공감이 중요한 것은 다음 단계로 진척될 수 있는 열쇠이기 때문이다. 서로에게 공감하고 마음을 나눠 신뢰를 얻으면 사이가 더욱 돈독해지고 밀접한 관계로 들어서게 된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 상대의 마음을 얻는 것이다.


'척'하지 말고 진심으로 공감하세요

공감은 상대를 감정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상대의 이야기에 진심으로 귀기우려 경청하고 상대의 눈높이에 맞추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눈높이'라는 단어를 좋아한다. 눈높이를 맞춘다는 것은 ‘상대인 척’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가 되어 보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이해하는 척하는 행동은 상대와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지만, 상대가 돼보려는 노력은 강한 유대감을 이끌어 낸다.


공감은 행동으로 이어진다. 심리학자들은 감정이나 분위기, 기분 등의 정서가 어떠한 행동을 유발하는 동기가 된다고 말한다. 화가 나서 물건을 집어던진다거나 주먹으로 탁자를 내려치는 등의 행동을 하는 것은 화나는 감정이 공격적인 행동을 유발한 것이다. 이러한 행동의 변화는 자신의 감정 상태에 의해서도 나타나지만 타인과의 공감에서도 나타난다.


상대의 슬픈 이야기에 함께 눈물을 흘리거나, 재미있는 이야기에 박수를 치며 즐거워하거나, 기쁜 소식에 소리를 지르며 환호하는 등 자연스러운 리액션이 나오는 것이 바로 이런 까닭이다. 이러한 공감 리액션은 대화와 소통을 원활하게 하는데 꼭 필요한 재료이다. 물론 '척'이 아닌 '진정성'에서 비롯해야 한다.


문득, 친구에게 전화해 "우리 차 한 잔 할래?"라고 묻고 싶어 진다. 나는 지금 누군가와 마음을 나누고 싶은 모양이다.


이전 04화 신경과 14년 차 환자입니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