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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오미 Aug 23. 2022

글을 쓰지 못했던 3가지 이유

글을 잘 쓰진 못하지만 그냥 쓰기로 했습니다만

브런치에 글을 쓰지 못한 지 벌써 약 2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그래서 2년 동안 글을 쓰지 못했던 3가지 이유를 적어보려고 한다.


첫 번째 이유는 4년 전 책 쓰기 공부를 마치고 난 뒤, 글을 쓰기 위해 100일 프로젝트 도전을 해보기도 하고, 새벽에 기상해서 매일 2시간씩 글을 쓰기도 했다. 그렇게 글을 쓰고 나면 모든 에너지를 쏟아서 쓰다 보니 매일 밤마다 에너지가 고갈되어, '이렇게 지속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만 들었다.


마음속에서는 악마의 속삭임처럼 ‘이렇게 해서 작가가 될 수 있겠어?’라며 스스로를 자책하다가 매번 불안함과 조급함이 몰려오곤 했다. 100일 프로젝트를 하며 완성했던 첫 원고의 양은 A4용지 150p정도 되었지만 1차 퇴고를 하며 느꼈던 건 글에 대한 회의감과 더불어 나에 대한 이야기는 쏙 빠져있었다는 것이었다.


그러다 작성된 초고를 볼 때면

‘정말 이렇게 해서 책을 낼 수 있을까’,

’ 퇴고는 어떻게 하는 거지?’라는


막막함만 들었고, 그러다 보니 글쓰기에 대한 부담감이 날이 갈수록 커졌다. 심지어 좋은 작가라는 타이틀에 얽매어 스스로의 압박감만 더해갔다. 주변 사람들에게 나는 작가가 될 거라며 선언하며 다녔지만 주변 사람들 중 몇몇은 내게 글을 쓰면서 ‘어떻게 먹고살려고’,’ 그거 누구나 할 수 있는 거 아냐?’,’그래서 책은 언제 나와?’라며 되묻다 보니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해."

"쉬운 일이 아니야..."라는 대답뿐이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그러다 보니 머릿속에는 ‘좋은’ 작가라는 압박감과 잘 써야 한다는 부담감에 사로 잡혀  한 문장을 쓸 때에 더욱 긴장한 채 온몸에 있는 에너지들을 전부 끌어 다모아 글을 쓰게 되었고, 또 다음 날에는 한 문장도 쓰지 못한 적도 많아 컴퓨터의 전원을 끄기도 했었다.


물론 마음속에서는 ‘너 글 써야 해’라며 다그치지만 막상 글을 쓰려고 하면 어떤 글을 써야 할지, 무엇부터 써야 할지 막막했다첫 원고 후 1차 퇴고를 한 뒤, 잠시 쉬어가기로 마음을 다짐했다. 


그렇게 2년이라는 시간이 지나 글쓰기에 부담감과 ‘좋은’이라는 두 글자에 사로 잡혀 깨달았던 건 나는 나의 이야기를 잘하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정작 나의 이야기를 잘하지 못하는 사람이라는 것과 나를 드러내기까지에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했다는 것이었다.


물론, '좋은'이라는 두 글자에만 마음이 흔들렸던 것은 아니다.

2020년 11월 14일 엄마께서 하늘나라로 떠나시게 되셨고, 또 한 번의 슬픈 일이 한꺼번에 몰려와 오롯이 마음을 정리하고 다스리는 '휴식' 시간이 필요했다.


그렇게 나는 2년 동안 독서와 기록을 하고, 그림을 그리며 지냈다.

2년을 쉬고 나니 마음속에서는 이렇게 말했다.

그래서 너는 어떤 작가로 어떤 글을 쓰고 싶은데?’라고.


솔직히 처음에는 어떤 작가보다 나도 누군가를 도와주고 싶은 마음,  내 글로 누군가 단 한 명이라도 위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그러나 그건 바람일 뿐 현실과 이상의 차이를 느끼게 되는 순간들이 많았다.


그렇기에 나는 도대체 좋은 글, 좋은 작가란 무엇일까를 고민해보았다. 그 고민한 결과 끝에 좋은 글, 좋은 작가라는 ‘좋은’이라는 두 글자 틀에 갇힐 필요 없이 간단하게 나만의 정의를 내려보기로 결정했다.


나는 글 잘 쓰는 법은 잘 모르지만 그냥 씁니다로 정의하기로 했다. 

내가 읽고 싶은 글, 나의 마음을 치유하는 글로 시작해보기로.


나도 다른 작가님의 글을 보며 공감하고 위로를 받았던 것처럼 천천히 나만의 스타일을 만들어 나아가며 글을 오래오래 쓰고 싶다. 이 마음만큼은 한 번도 절대 변한 적이 없다. 그렇기에 단기적으로 하는 것이 아닌 조금은 느리더라도 지속가능성에 초점을 맞추고 싶다.


2년 동안 글을 쓰지 못했던 첫 번째 이유는 엄마와의 영원한 이별을 받아들일 수 있는 시간이 필요했던 것과 두 번째 이유는 '좋은'이라는 타이틀에 대한 고민 그리고 마지막 세 번째 이유는 지속 가능성에 대한 고민이 필요했던 시간이었다.


그렇기에 나는 내 글을 읽어주시는 독자님들께 '마음속 여운과 동시에 오래오래 기억에 남는 작가'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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