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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오미 Oct 22. 2022

엄마에게 보내는 첫 번째 편지

자신의 선택에 책임지는 법

엄마,

벌써 엄마랑 헤어진 지 2년이 다 되어가네.

나는 아직도 엄마에게 하고 싶은 말이 여전히도 많고,

함께 하고 싶은 것도 많은데, 이제는 함께 할 수 없다는 것이 참 많이 후회돼.


삶에 외로움이 얼마나 가득했는지, 지치고, 힘든 날도 많았을 텐데도 불구하고, 엄마라는 책임감으로 나를 지키기 위해 얼마나 애썼을지 20대 후반이 되어서야 조금씩 엄마가 어떤 마음이었는지를 알게 되었는데,


이젠 내 곁에 엄마와 함께 할 수 없다는 게 마음이  아플 때가 많아. 나는 요즘 인생에서 내 뜻대로 되진 않는 것들이 많다는 것을 매일 매 순간 느끼고 있어.


지금도 후회하는 , 소중함을 놓치기  1년만 빨리 알았더라면 조금은 달라졌을까라며 가끔은 후회하는 마음이 올라올 때가 있긴 하지만 후회는 남을 수밖에 없는  인생이라는 것을 배우게 되었어.


10대에는 공부도 하기 싫고, 하고 싶은 것도 없고, 나중에서 커서 뭐가 되고 싶은지도, 뭐가 인생에 중요한 것인지도 잘 몰랐던 것 같아.


가끔 학교 갔다 학원까지 마치고 늦은 저녁에 집으로 돌아오면 엄마가 방문 열고 들어와 나랑 대화를 시도하려고 했던 것 같은데, 괜히 공부하라는 잔소리 일까 봐 오히려 화를 내며, 방문을 쾅하고 닫았던 것 같아.


막상 그렇게 방문을 닫고 나니 미안한 마음이 올라와서 방문을 조용히 열고 문 틈으로 엄마를 바라봤는데, 엄마는 내게 말했지.


“들어가서 하던 거 마저 해, 괜찮다고”


그땐 몰랐어. 엄마가 방문을 열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민을 했을지 그리고 나랑 대화하고 싶었던 것이었다는 것을 꽤 많은 시간이 지나서야 알게 되었지.


그러다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쯤, 엄청 크게 엄마의 속을 썩였지. 다른 친구들은 대학교 간다 하는데, 왜 나만 다른 친구들과 달리 취업을 하겠다고 고집을 부리냐고 했었지.


대학 등록금 도와준다며 대학을 가라고 했는데도 불구하고, 똥고집 부리며, 엄마를 오히려 밤새워 설득했던 모습이 여전히 기억나.

 

엄마가 얼마나 속상했으면 시골에서 파는 막걸리 말통을 사 와서 벌컥 마신적도 있었고, 거의 일주일은 집안 분위기 자체가 냉전이었지. 근데 나는 그때 하고 싶은 게 돈 벌고 싶었던 것 밖에 없었던 것 같아.


시간이 지날수록 엄마 아빠의 사업도 힘들어 보였고, 그래서 더욱  가정에  사람으로 도움이 되고 싶었었지. 하지만 그때 내게 중요했던  엄마 아빠의 사업보단 나를 위한 선택이었던  같아.


왜냐하면 나는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도 잘 몰랐고,

19년을 계속 공부해왔는데, 또 4년을 공부하라고 하니까. 그때는 공부도 하기 싫어서 그냥 돈을 벌고 싶었던 마음을 따랐던 것 같아. 그래서 고졸 취업한다고 고집을 피웠었어.


고등학교 때, 스키 렌털 샵, 전단지 등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경험해보았지만 직장생활은 처음이라 두렵기도 했고, 잘할 수 있을까라는 마음이 들기도 했었어. 근데 일단 취업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지.


근데, 첫 사회생활은 정말 힘들었던 것 같아.

관계에서 어려움을 많이 겪었고, 그만큼 울기도 엄청 많이 울었지. 그래서 선택에 대한 후회를  번도  했다면 거짓말인  같아.


 선택에 대한 책임을 지고 싶었기에 어떻게든 깨지고, 혼이 많이 나도, 악착같이 버티는 연습을 해보았지.

물론 중간에 포기하고 싶었던 적도 많았어.


그런데도 나는 엄마 아빠한테 힘들다고 눈물을 보이기는 싫더라. 괜히 속상해할까 봐도 있었고, 당당하게 대학  가고 취업한다고 했는데 내가  말에 책임지는 사람이 되고 싶었던  같아.


그래도 첫 사회생활 덕분에 배운 것이 정말 많았어.

첫째, 자신의 선택에 책임지는 방법

둘째, 인간관계를 동글동글하게 만드는 방법

셋째, 저축하는 방법


그래도, 엄마,

비록 짧은 1 2개월이라는  사회생활이었지만 일을  덕분에 힘들었던 아빠의 사업을 조금이나마 도울  있었지. 그때는 조금 뿌듯한 마음도 들었었어.


그리고 엄마에게 하얀 봉투를 건넨 적이 있었지.

엄마는 내게 이렇게 말했지.

“이걸 어떻게 받아”라고 하면서도

입가의 미소가 떠나질 못하는 모습을 보았어.


그때 내가 배웠던 것은 3가지 중에서도 선택에 책임지는 법을 가장 크게 배웠던 시기였던  같아.


 탓을 하지 않고, 오롯이 내가 선택하고   선택에 책임은 온전히 내가 지는 법이었지.   덕분에 앞으로의 미래를 위해 무엇을 하고 싶은지를 고민하게 되었어. 그래도 그다음 선택은  번째 선택보단 수월했던  같아.


엄마는 내게 그때 선택하는 법과 선택에 책임을 지는 법을 깨닫게  주었어. 고맙고 사랑해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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