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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이 책의 사용법

캐릭터 라이선스 시장에 들어온 지 20년은 된 것 같다. 

처음 아기공룡 둘리회사에 들아가서 애니메이션 사업과 캐릭터 사업을 하면서, 어디에서 배울 곳도 없고, 물어볼 데도 마땅치 않아서 고생을 많이 했다.

다행히, 해외 출장시마다 관련 서적을 구매하여 읽고, 또한 무역연수원을 졸업한 바 있어서 무역에 대해서는 기초적인 이론은 가지고 있었으므로 대부분의 서류는 무역서류를 기준으로 만들어가면서 하나씩 내 나름대로의 이론과 논리를 가지고 사업을 해왔다.


다른 산업에서는 20년 경력이 아무것도 아니지만, 국내의 애니메이션이나 캐릭터 시장은 사실 그 역사가 길지 않고 유명한 캐릭터들을 많이 한 경력으로 다양한 강의를 할 좋은 기회를 많이 가졌다. 

그런데 참 이상하게 느끼는 것이 나의 강의가 10년 동안 내용이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느 정도 시장이 무르익고 산업이 커졌으면, 라이선스 관련 강의도 기초이론에서 심화과정으로 넘어가야 정상인데, 이상하게도 10년 이상 동안 내 강의는 언제나 기초이론 같은 느낌이다. 

강의는 듣는 청자(Audience) 들에게 맞춰서 강의의 난이도나 깊이가 정해지는데, 아무래도 나의 청자들은 주로 업계에 새로 들어오시는 분들이 대부분인 것 같다. 


이에 내가 강의하여 공중에 없어져 버리는 내용을 글로 한번 정리해 보고자 해서 이 책을 기획했다.

사실, 과거 여러 번 책을 쓸 기회는 많았는데, 그놈의 게으름과 생업을 해야 하는 환경에서 시간을 내기가 어려워 미뤄둔 감이 있다. 

또한, 마케팅의 한구석을 하는 사람으로서, 애초에 이 책을 살 구매자 시장이 얼마나 되겠는가 하는 생각을 하면, 상품으로써의 가치도 없다. 한국에서는 캐릭터 및 애니메이션 회사에 다니는 국내 마케팅을 하는 300명 정도일 것이다.  이런 시장을 보고 상품을 만들라고 하면, 경영학을 배운 입장에서는 말도 안 되는 얘기일 것이다. 그럼에도 이 책이 정말 필요하고 도움이 되는 한 분을 위해 이 글을 쓰는 것이다.     

이 책은 캐릭터 라이선스에 대한 이론서도 아니고, 책 속의 내용이 나만 알고 있는 내용도 아니다. 그동안 산업에서 오랜 기간 일을 하면서 터득한 조그만 잡학 정도이다.


내가 적은 내용 중에 당연히 틀린 내용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기업이건 중소기업이건 캐릭터 라이선스를 담당하는 직원은 1명에서 수명으로 소수이다 보니  SNS에서 만나는 그들은 내가 20년 전에 고민했던 내용과 별반 다를 바 없는 것들을 고민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

회사의 인수인계서와 같은 마음으로 썼으니 동종업계 후배분들에게 조금이나마 가이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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