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새벽 눈이 떠졌다.
오늘 하루를 그려본다.
오늘만큼은
사랑하고 좋아하고 즐거운 것만 하고 싶다.
오늘만큼은
내 안의 감정을 자제하지 않고 그냥 줄줄 흐르게 내버려 두고 싶다.
오늘만큼은
불편하고 어색하고 불안하고 두렵고 피곤한 것들을 멀리하고 싶다.
오늘만큼은
익숙하고 편하고 사랑스럽고 자연스럽고 풍성한 하루이고 싶다.
오늘은 내 생일이다.
그녀는 엊저녁부터 미역국과 갈비찜을 준비했다. 언제나 사랑스러운 그녀지만 요리하는 그 뒷모습이 유난히 사랑스럽더라.
친구는 내 생일을 맞아 한 끼 식사를 위해 연차를 내고 식사를 했다. 그 마음씀이 고맙더라.
메신저는 이른 아침부터 메시지로 소란스러웠다. 그 축하메시지는 주인공 같은 기분이 들게 하더라.
서점은 내 맘에 드는 선물 같은 책을 고르지 못했다. 그 시간 책을 훑고 있음이 여유롭더라.
유흥가는 우리를 방황하게 했다. 그 곳은 그날에 허락하는 일탈이더라.
특별한 그 날, 생일.
오늘 좀 다른 시간을 보냈다.
오늘만큼의 바램이 욕심이란 걸 안다.
그러나 오랜만에 난 욕심을 내고 바라고 짧은 순간 희로애락을 느껴보았다.
미역국과 갈비찜, 점심과 내게 맞춘 선물들, 간만의 시내나들이...
오늘만큼의 바램과 모든 게 같지는 않았지만, 아내와 아들의 생일축하노래로 그날을 마무리하며 올해의 생일도 잘 보냈다.
시월의 마지막날 아름답고 따뜻한 하루를 보내며...
2025년 10월 31일.
P.S
오늘만큼은, 오늘만큼만, 오늘만큼씩,
희망과 바램을 가지고 욕심을 내자.
희로애락을 느끼며 사는 그런 순간순간들이 삶의 불씨다.
작은 것 하나하나 소중하게 생각하고 정성을 다 하는 것, 사랑스러운 마음과 눈으로 세상을, 삶을, 나를 바라보는 것, 내 주변을 사랑하는 것이 나를 사랑하는 것이고 내 삶을 사랑하는 것이다.
매일을 오늘처럼 사랑하자.
날 우울하지 않게 하는 건 삶에 대한 애착이었다.
우울아, 썩 꺼지거라~~
훠~이, 훠~이.
#생일 #애착 #바램 #가을 #시월의 마지막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