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추(待秋)

by 앤드장
가을을 기다리며….


가을이 시작하는 입추(立秋)와 더위가 그친다는 처서(處暑)가 지난 지 한참이지만, 아직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그러나, 새벽녘 공기에서 찬 기운이 느껴지는 걸 보면, 시나브로 세상이 가을을 향하고 있다.

잦아지는 매미 울음소리, 계단 모퉁이에서 우연히 발견한 희끗한 귀뚜라미, 이 더위에 낮게 날고 있는 잠자리들, 말라비틀어졌지만 가을색을 조금 머금은 땅에 떨어진 나뭇잎에서 눈치 빠른이만 알 수 있게 조금씩, 조금씩 가을이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


비가 오는 아침,

빗방울이 콘크리트 벽을 타고 주르륵 흐르다 창 모서리에서 뚝뚝 떨어진다.

하수관으로 흐르는 통통거리는 물소리는 비의 양을 짐작케 한다.

아파트 즐비한 공간 사이로 멀리 보이는 탄천변에 빗물들이 강으로 흘러 진흙색의 강물이 되어 흘러내려간다.

일상에서 맞이하는 비 오는 날의 아침 풍경이다.

그렇게 운치 좋은 풍광은 아니지만,

소란하지 않은 이른 아침, 가을비가 오고 시원해진 발코니에 의자에 누워 가을 노래를 들으며 떨어지는 빗방울을 보고 있자니 이것도 좋다.

떨어지는 빗방울 뒤로 보이는 갈색빛을 머금은 나뭇잎들을 보니, 하늘에서 떨어지는 투명한 빗방울에 가을이 담겨있어 온 세상을 가을 빛깔로 물들이고 있는 듯하다.

가만히 감각을 세우면 가을 내음과 색깔이 보인다. 저 투명한 빗방울에서….


올해 여름은 참 지리하게 길다.

아직도 30도가 훌쩍 넘는 9월을 보내고 있다.

더위에 지치던,

병마에 지치던,

삶에 지치던,

그 여름이 가을비로 흘러내리고 있다.

시간은 흐르고 모든 것이 변하고 있다.


이 비가 그치면 금세 시원한 바람이 불고 알록달록, 울긋불긋한 잎들이 세상에 가득해지겠지….

여름은 가고 가을이 오는 이 시간,

나는 살아있음을 느낀다.


아! 가을이여~

어서 오라.

파란 하늘로부터 온통 노랗고 붉게 물들이며 아득한 추억을 가득 안고 어서 오라.

그리운 가을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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