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 목적을 이루거나 대가를 받기 위해 수행하는 활동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누구나 필수 불가결하게 일을 해야 한다. 물론 일을 한다는 것에 대한 의미부여는 사람마다 제각기 다르다. 예를 들어, "A"에게 일은 생계를 유지하고, 더 많은 부를 축적하기 위한 수단일 수도 있는 반면 "B"는 일을 통해 자신의 존재 이유를 찾고, 일과 자신을 동화시키며 자아를 실현하는 도구로 생각할 수도 있다. 저마다 일에 대해 다른 가치관과 신념을 가지며, 자신이 맡은 임무를 수행한다고 생각하니 직장 내 조직으로서 성과가 결집되지 못하는 사례도 선뜻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
경제적 대가를 수반하지는 않았지만 학생 시절 공부라는 "일"부터 회사 생활을 시작하며 본격적으로 "일"을 접하면서 일이란 영역 혹은 개념이 나의 인생에 어느덧 차지하는 비중과 미치는 영향은 나날이 커져만 갔다. 그 비중은 시간이 지나면서 더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에 내가 왜 일을 하는 것이며, 어떻게 일을 바라볼 것인가에 대해 스스로 개념화하고, 가치관을 상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잠시 잊고 지냈지만 이에 대한 해답과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필자는 미리 대학원 수학 시절 접했었다. 이에 대한 이야기를 잠시 꺼내보고자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좋은 이야기 혹은 순간순간마다 떠오르는 기억을 메모장에 적어야겠다. 기록하지 않은 기억은 또다시 나를 스쳐가기 마련이다.)
미네소타 경영대학의 교수이며, 현대 고용 관계학 (Employment Relations)의 구루인 존 버드 (John W. Budd)는 자신의 저서 "The thought of work"를 통해 일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대한 키워드를 10가지로 정의하였다. 당시 이 책을 읽으면서 일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며, 돈을 벌기 위한 수단 그 이상의 의미로 다가왔다. 모든 내용을 자세하게 소개할 수는 없지만 존 버드는 일을 저주, 자유, 상품, 작업 시민권, 비효용, 자기실현, 사회적 관계, 보살핌, 정체성, 봉사 등으로 정의하며 인류 역사와 다양한 학계 시각을 바탕으로 해당 개념들을 설명하였다.
(2013년 존 버드 교수님을 멜버른 학회에서 뵈었을 때, 책에다 사인을 받지 못한 부분은 두고두고 아쉽다.)
일례로 일은 저주 (Work as a curse)라고 개념화된 챕터에서는 인간의 게으름을 허용, 용인하지 않기 위해 노동을 필요로 하기 시작했다는 역사를 설명한다. 이는 서구의 오랜 역사 속에서 반복되어 발현되어 왔으며, 흔히 이야기하는 "일하지 않으면 먹을 자격도 없다." 혹은 "게으름과 상종도 하지 말라."라는 관점도 이와 궤를 같이 한다. 반면 일은 작업 시민권 (Occupational citizenship)이라고 정의한 챕터에서는 일을 통해 근로자가 특정 커뮤니티 혹은 사회의 일원으로서 인식을 가능케 하는 수단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는 곧 근로자를 작업장에서 경제적 성과의 분배, 의사 결정에 있어 참여를 강조하는 보이스를 가진 주체로 인식되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생각나는 내용이 많지 않지만,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꼭 다시 읽어보고 싶다.)
이처럼 일을 바라보는 시각은 천차만별이다. 저마다 일을 대하는 마음가짐은 다르겠지만 당장 눈앞에 놓여있는 일을 그저 해낸다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이 일이 나에게 어떻게 개념화되고 있는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선행될 필요가 있다.
회사라는 공간 내에서 단순하게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이 아닌 그 일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와 같은 나만의 소신을 가진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
"일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현실에서 일의 본질이 구체화된다."
본 포스팅은 아래의 자료를 참고하였습니다.
1. John W.Budd. (2011). The Thought of Work. ILR Pre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