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생 흉내내다 온 번아웃
감기를 1년에 한번 걸릴까 말까하는데 이번주 초부터 목이 아프더니 올해 첫 감기에 걸렸다. 이번주 내내 평소와 컨디션이 달라 생체리듬이 저 밑에 있는 바닥으로 뚝 떨어진 기분이었다. 월초라 바빴기 때문에 연차낼 생각은 못하고 약을 먹으며 꾸역꾸역 일을 해냈다. 아무리 힘들어도 평일에 2회 이상은 운동을 갔는데 몸이 따라 주지 않아 퇴근하고 바로 침대행이었다. 푹자면 나을줄 알았는데 피로가 쌓였는지 몇일간 잠을 많이 자도 몸이 회복되지 않았다. 그러던 금요일날 새벽에 발에서 칼로 째는듯한 기분이 들어 깼는데 자고 일어나면 괜찮아 질 줄 알았지만 아침에 일어나 발을 딛으려고 했는데 발이 너무 아파 디딜수 조차 없었다. 금요일에 지금까지 한번도 써보지 않은 당일 연차를 쓰고 남동생에게 거의 업혀서 병원에 갔다.
회사는 나를 책임져 주지 않는다.
주변에서 누가 회사생활에 있어서나 커리어적으로나 내 꿈이 뭐냐고 물어보면 회사를 취미로 다니는 거라고 말하곤 했다. 회사와 내가 하고 있는 업무가 싫어서가 아니라 회사에 얽매이는 것 보다 그런 가벼운 마음으로 다니면 회사내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일을 자유롭게 더 잘해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 때문이다. 사회 초년생 때는 회사생활이 내 자아실현과 연결된다는 생각이 강했다. 그래서 누구나 아는 기업에 들어가는 것에 집착했다. 하지만 몇년간의 회사생활 동안 회사가 아니라면 상대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 업무적인 실수 때문에 징계를 받고, 성과가 나지 않는 조직이 분해되고, 높은 직급의 권고사직 등 여러가지 주변 상황을 지켜보면서 회사는 나를 책임져 주지 않는 다는걸 뼈저리게 느꼈다. 평생직장이 없어지고 평생 직업이 중요해진 지금, 회사보다 나 자체를 계발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루 중 온전한 나만의 1~2시간
모두에게 공평하게 하루 24시간이 주어진다. 그 중 하루 평균 6시간을 잔다고 하면 깨어 있는 시간은 18시간이다. 이 중에서 출근준비, 출근, 퇴근 시간을 대략 3시간으로 잡고, 회사에 9시간을 있는다고 하면 하루 중 내가 온전히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은 6시간 정도이다. 말이 6시간이지, 야근 없이 퇴근하고 저녁 먹으면 8시쯤 되고 12시쯤 잠이 드니 온전히 쓸 수 있는 시간은 4시간 정도인데 회사에서 모든 에너지를 쓰고 오면 방전이 되어버려 이 4시간을 효율적으로 쓰기는 생각보다 어렵다.
최근 업무가 바빠 회사 업무 외에 다른일을 해볼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 최근 회사에 얽매여 있기 보다 나 스스로를 계발해보자는 의지가 커져서 매일 퇴근 후 평일에 1~2시간 정도 운동, 업무관련 교육, 독서, 글쓰기 등 내가 할 수 있는것 중심으로 여기서 조금 더 계발 시키기 위해 스스로를 몰아 붙였고, 주말에도 쉬는 것 보단 나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위주로 했다.
갓생 아무나 하는게 아니네
최근 신을 의미하는 'God'과 인생을 뜻하는 '생'을 합친 말인 "갓생"이 유행하고 있다. 하루를 낭비하지 않고 부지런하고 보람있게 사는 삶을 뜻한다.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의 동기부여 채널을 보면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도 중요하지만 일에 매몰되어 있는 나를 보며 조금 벗어나 회사가 아닌 내가 중심이 될 수 있는 삶을 살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 나도 갓생을 살아보려고 했던 것 같다. 하지만 안하던 짓을 하면 탈이난다고 최근 무리를 했더니 몸의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여기저기 아프게 된것 같다. 갓생은 아무나 하는게 아닌것 같다. 3일간 아파서 누워있는 지금, 다시 재정비해서 내 꿈인 회사를 취미로 다닐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