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아비타불 관세음보살

일요병을 이기는법

by 이녹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아빠가 자주 하는 말이 있다. 바로 "나무아비타불 관세음보살"이다. 아침에 일어날 때, 출근할 때, 퇴근할때, 밥먹을때, 운전할때 등 아빠는 시도때도 없이 "나무아비타불 관세음보살"을 외웠다. 아빠는 어렸을때 부터 서울을 벗어나서 산근처에 가면 항상 우리 가족을 그 지역에서 유명한 절에 데려갔다. 그래서인지 전국에 있는 유명한 절은 다 가본것 같다. 지금 나는 무교로 특정 종교를 믿는건 아니지만 집안의 영향인지 몰라도 철학으로써의 불교는 좋아한다.


어느날 회사에서 일의 너무 많거나 너무 힘들어서 견디기 힘들 때 속으로 나도 모르게 '나무아비타불 관세음보살'을 외우고 있는걸 자각했다. 아빠가 얼마나 말했으면 세뇌당했나보다 싶었다. 특히 글을 쓰는 오늘과 같은 일요일 오후 다시 시작되는 월요일을 맞이하기 싫을 때 특히나 간절해지는 말이다.


한주 시작의 괴로움을 없애주세요


나무아미타불(南無阿彌陀佛) 관세음보살(觀世音菩薩)이란 말에서 나무아비타불은 나무와 아미타불의 두 단어를 합친 것인데 나무+아미타불=극락세계를 담당하는 아미타 부처님께 귀의(나무)한다는 뜻이며 관세음보살은 괴로움을 없애주고 행복하게 살게 해 주소서라는 뜻이라고 한다. 즉, 아미타 부처님께 귀의하여 괴로움을 없애주고 행복하게 살게 해달라는 뜻이다. 일요일 오후에 나무아비타불 관세음보살 염불을 미친듯이 외우는 것은 월요일을 맞이하기 전인 일요일 오후는 한주 시작전 괴로움의 최고치로 다시 시작되는 한주를 아무런일 없이 무탈히 행복하게 지나가길 바라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일요병을 이기는 법


회사를 다니면서 해가 질 무렵인 오후 다섯시쯤 부터 기분이 가라앉으면서 허무하고 알수 없는 무게감에 눌리는 느낌이 들었다. 어렸을 때 학교 가기 싫은 느낌과는 차원이 다른 느낌이다. 나만 그런줄 알았는데 회사 동료들에게 물어보면 일요일 오후에 모두 나와 같은 느낌을 받고 있었다. 어떤 사람은 토요일 오후부터, 일요일오전, 일요일 밤 등 증상이 나타나는 시간대는 사람마다 다르며, 우울감, 무기력, 불안, 저녁 밥이 안넘어 가는 등 증상또한 가지각색이었다. 나중에 이 느낌이 모든 직장인들이 앓고있는 일요병이라는걸 알게되었다.


일요병을 이겨내기 위해 많은 것을 해봤다. 첫번째로는 토요일이 아닌 일요일에 만나고 싶은 사람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그 시간만 즐거울 뿐 집에 돌아오면 허무함과 괴로움은 다시 시작되었다. 두번째 방법은 운동을 해서 생각을 마비시키는 것이다. 미친듯이 운동을 하고 나면 그 순간만큼은 상쾌하지만 운동의 피로도 때문에 늘어지게 낮잠을 자고 정신이 멀쩡해지면 밤에 잠이 안오는 부작용이 있다. 세번째는 좋아하는 취미나 독서에 몰두하는 것이다. 좋아하는 취미나 독서도 그 순간에는 잡념이 사라지지만 일요일밤 잠들기전에 일요병이 도지는건 어쩔 수 없다. 마지막으로는 그 유명한 일요일에 회사 일을 미리 하는 것이다. 일이 너무 많을 때 차주에 할 일을 일요일에 미리 해본적이 있었다. 일을 하는 순간에는 일요일에도 이렇게 일을해야하는 자괴감이 들지만, 일을 하다보면 신기하게도 다음주에 대한 걱정이 줄어들었다. 하지만 이 방법은 일이 정말 많은 경우가 아니면 거의 선호하지 않는다.



월요일 지옥철을 타고 출근해서 회사에 들어가 자리에 앉기 직전까지 괴롭지만, 막상 앉아서 일을 하면 언제 일요병을 앓았냐는 듯이 아무렇지 않게 한주를 시작한다. 내가 아빠가 그랬던것 처럼 나무아비타불 관세음보살을 외우기 시작한 건 일에 대한 책임도가 늘어나면서 부터 그로 인한 스트레스로부터 기인된 것 같다. 한주가 시작된다는 것에 대한 괴로움과 제발 이번 한주는 아무런 이슈가 없었으면 하는 마음 때문에 일지도 모르겠다.


워렌버핏은 본인이 하는 일을 즐기며, 날마다 탭댄스를 추며 출근한다고 하며 농담처럼 말했다. 이말을 듣고 아니 어떻게 출근길에 탭댄스를 출만큼 즐거울수 있지?라는 충격때문에 억지로 끌려가는 발에 쇠줄이 달린 것 같은 내 출근길을 돌아봤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에게 관련해서 물어보면 출근길이 즐거울 수 있냐고 말이 되는 소리를 하라고 했다. 내 업무를 싫어하는 건 아닌데 내가 하는 일을 즐기지 않아서 아니 못해서 일까? 일요병 없이 출근길이 설레어서 탭댄스를 출수 있는 나날을 만들길 바라며...

keyword
이전 17화갑과 을 그 치열한 전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