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미취학 아이들이 영어를 배우는 곳을 모두 영어유치원이라고 부르기에는 너무 포괄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 번에 영어유치원이라고 분류되어 있지만 그 안에는 다양한 종류의 교육기관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독자분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큰 틀에서 간략히 설명을 이어가 보고자 한다.
1. 놀이학교
놀이학교는 3-7세까지 갈 수 있지만, 대부분 3-4세를 주 대상으로 하며, 100% 영어 수업이 아닌, 한국인 선생님의 한국어 수업과 외국인 선생님의 영어수업이 공존 된 커리큘럼을 제시하는 편이다. 놀이학교는 보육기관으로 성격이 영어유치원 보다는 강할 수 있지만, 영어유치원을 가기 전에 영어를 미리 준비를 하는 곳이라는 성격도 강하게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특정 계열사의 놀이학교는 이후 같은 계열사의 영어유치원 입학 테스트를 보는 것에 우선권을 주기도 한다. 그러므로 그 놀이학교부터 입학경쟁이 치열한 것이다. 그 영어유치원에 입학보장이 아닌 테스트 우선권을 주는 것이지만 그 만큼 그 유치원의 경쟁이 치열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놀이학교에 계시는 한국인 선생님들은 포지션에 따라 역할이 다르다. 예를 들어 한 반 아이가 16명이라고 했을 때 원어민 선생님 1명, 한국인 영어 선생님 1명, 한국인 케어 선생님 1명, 보조 선생님 1명 이런 식으로 팀이 구성된다고 한다. 놀이학교는 오후에 새로 학생이 오는 프로그램이 없기 때문에 퇴근이 오후 4:30 전후로 알려져 있다.
2. 놀이식 영어유치원 & 절충식 영어유치원
보통 영어유치원 하면 어느 건물안에 들어있거나 단독건물을 쓰는 경우를 떠올릴 수 있는데 놀이식 영어유치원들의 특징은 마당이 있는 단독주택 같은 곳을 사용하면서 편한 가정 집 같은 느낌을 살리시는 경우가 많다. 놀이식이라고 소개하는 곳은 상담을 가시면 미국교과서 진도 이런 이야기 보다는 신체활동, 오감활동, 창의활동, 숲 활동 이런 프로그램의 중요성 이야기를 들으실 수 있을 것이다. 앉아서 책으로 하는 공부를 상대적으로 적게 함으로 Speaking을 더 많이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될 수 있다
절충식 같은 경우는 예체능도 골고루 다양하게 하고 공부도 시켜드립니다 라는 느낌이 있는 곳이다. 학습식 영어유치원에서 지친 친구들이 이동하는 곳이기도 하고, 아이가 미취학 때 어떤 성과를 내는 것 보다 영어와 친해지면 좋겠다는 마인드를 가진 부모님께서 선택하실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사실 절충식이라고 해도 원에 머무는 시간의 70% 이상은 책상에 앉아서 보낸다고 보셔야 된다. 절충식이라고 해서 미국교과서 진도가 학습식보다 느리게 간다라기 보다는 아웃풋에 대한 압박이 적다 라고 생각해주시면 이해가 쉬울 것 같다.
3. 학습식 영어유치원
우리가 인터넷에서 쉽게 이름을 들어볼 수 있는 영어유치원들은 지역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학습식이라는 틀에서 소개할 수 있을 것 같다. 말 그대로 많은 책들을 배우고 풀어가며 텍스트를 바탕으로 학습을 이어가는 것이다. 학습식은 영어 유치원을 5세부터 재원 했을 경우 졸업할 때 미국 교과서 2학년 과정을 마치게 되는 커리큘럼을 가지는 편이다. 왜 2학년 교과서를 마쳐야 하는지는 조금 뒤에 다시 언급하려 한다.
학습식 중에서 가장 학습식으로 소개되고 있는 곳이 있는 데, 들어가고 싶은 사람은 많고 입학시험 커트라인은 높기 때문에 그 곳에 들어가기 위한 레벨테스트 과외가 존재한다. 그 입학테스트를 볼 수 있는 자격 또한 같은 계열사 놀이학교에서 진행되는 영재테스트에서 상위 5% 안에 드는 결과를 받아야 획득 할 수 있다.
학습식 영어유치원에서는 매달 Review Test, Monthly Test, Speaking Test, SR Test (Star Reading Test by RENAISSANCE) 등의 시험이 이루어 지며 시험을 통해 학생이 커리큘럼을 소화하고 있는지 계속하여 체크하게 된다. 장점이라고 하면 학생들의 현재 실력과 늘고 있는 속도에 대해서 객관적인 확인이 가능하다는 것이고, 단점은 결과가 명백하다 보니 점수를 원에서 공개하지 않아도 경쟁적인 분위기가 형성된다는 점이다. 아이에 따라서는 그 압박을 소화해 내고 즐기기도 하지만, 역시 아이에 따라서는 힘들어 할 수도 있다.
사실 인터넷 에서도 SR Test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어 보셨을 수도 있겠다. SR Test는 Star Reading Test의 약자로 RENAISSANCE라는 회사에서 제공하고 있는 컴퓨터 기반의 Test이다. 사이트에서 로그인해서 시험이 시작되면 객관식 문제 34개를 풀게 되는데, 맞추면 점점 어려운 문제가 나오고 틀리면 점점 쉬운 문제가 진행된다. 우리 같은 경우 이제 아이들이 뒤에서 문제 풀고 있는 페이지만 봐도 그 친구의 점수가 예측 가능할 정도이다.
SR Test는 말 그대로 Reading Test이기 때문에 영어로 된 문제를 스스로 읽을 수 있어야 시험을 보는 것이 가능하며, 보통 Phonics를 끝내야 의미가 있는 스코어를 얻을 수 있다. 문제는 글을 읽고 그 안에서 디테일을 찾는 문제, 동의어, 반의어, 글에 제시되지 않은 내용을 유추하는 문제 등이 나오며 때로는 간단한 연산(수학)문제가 나오기도 한다. 학습식이라고 불리는 원들은 SR Test를 주기적으로 보면서 아이들의 점수변화를 체크해가는데, 한 달에 한 번 정도가 적당한 것 같다. 점수가 점프 되는 사례 보다는 계단식으로 가는 경우가 더 많다.
5세부터 영어유치원을 다녀서 7세를 졸업할 때 원에서 기대하는 SR 스코어는 3점에서 3.5점 정도였는데, 체감하기로는 몇 년 새 3.5에서 4.5 정도를 마크해야 부모님께서 걱정하지 않으시는 것 같다. 3.5점이라는 점수는 미국 초등학교 3학년에서 5개월 정도 학습한 Reading 실력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SR 스코어가 중요한 지표이긴 하지만, 말 그대로 Reading을 기반으로 평가하는 것이기 때문에 SR 스코어가 높다고 해서 말을 잘하거나 글을 잘 쓴다는 뜻은 아닐 수 있다. 다만 SR 스코어 0.1점을 높이는 데 책 100권을 읽어야 된다는 말까지 있으니, 확실히 영어 책을 많이 읽은 친구들이 높은 SR 스코어를 획득하고는 한다. SR 점수가 오르지 않고 정체되면 부모님 뿐만 아니라 선생님들까지 마음을 다 같이 졸이게 된다.
하지만 SR Test는 수능을 준비하는 친구들로 따지자면 모의 고사에 불과하다. 학습식 영어유치원을 졸업하는 친구들은 대치동, 압구정 그리고 반포에 있는 초등 영어학원 입시를 준비하기 때문이다. 그 입시에서는 학원마다 자체 시험이 있기 때문에 내가 높은 SR 점수를 가져간다고 해도 입학할 수 없다.
4. 초등학원 입시를 준비하는 Prep 학원
그럼, 초등학원 입시는 무엇을 잘해야 합격할 수 있는지 글을 이어가 보겠다. 강남, 서초에서 영어유치원을 다니는 혹은 다녔던 학생들이 초등학원 입시를 준비하기 위해 가는 학원을 프렙 학원이라고 부른다. 프렙 학원은 말 그대로 시험준비를 해주는 학원이다. 초등학원 입시를 준비하는 7세들은 1학기에 영어유치원을 다니면서 오후에 프렙학원에 다니고, 2학기가 되면 영어유치원을 그만두고 프렙학원에 집중하기도 한다.
영어유치원에서 배우는 것을 잘하면 유명한 초등학원에 붙을 수 있지 않느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각 학원도 시험 유형이라는 것이 있다. 보통 초등학원 입시는 1차 지필고사 Paper Test를 보고 커트라인 70점 혹은 80점이 넘으면, 2차 Speaking 기회를 준다. 2차 Interview까지 통과하면 3차 Writing 시험을 보아야 한다. 학원에 따라서는 2차를 Writing으로 보고 3차가 Interview일 수도 있다.
영어유치원에서 아이들은 Speaking을 배우고 연습했지만, 시험에서 물어보는 질문에 대한 답을 연습하기 위해서 Speaking 입시 과외를 따로 하기도 한다. 그래도 지필고사와 Interview까지는 준비를 따로 하지 않아도 통과하는 아이들이 있을 수 있지만 Writing은 이야기가 조금 다르다.
유명한 초등학원에 붙는 것을 넘어 그 학원에서 Top 반에 들어가려면 주어진 시간 내에 깔끔하고 흠잡을 것이 거의 없는 Essay Writing을 해야 된다. Essay라고 함은 Introduction 그리고 뒤에 First, Next, Last로 정갈하게 따라오는 이유와 디테일들 그리고 마지막 자신의 느낀 점이나 의견을 담은 Conclusion을 포함해야 한다. 물론 물어보는 문제유형에 따라 이 포맷도 Narrative Writing으로 갈지 Informative Writing으로 갈지 빠르게 선택해야 한다.
예전에는 ‘넌 밖에서 노는 것과 집에서 노는 것 중에 무엇이 좋니? 하나를 골랐다면 그 이유를 이야기 해줘.’ 라는 식의 양자택일의 문제나 ‘니가 만약 대통령이 된다면 무엇을 하고 싶어?” 라는 식의 가정법 등을 물어보았는데, 요즘은 더 복잡한 문제 유형이 등장하고 있다. 예를 들어 전혀 상관없는 단어를 4개 제시하고 이 단어가 모두 들아가는 스토리 텔링을 하라는 유형도 있었다.
앞에서 영어유치원을 3년 재원한 7세들이 미국교과서 2학년진도 까지를 마치게 된다고 했는데, 그 이유는 이런 초등학원 Top반은 미국교과서 3학년 책으로 첫 커리큘럼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미국교과서로 레벨을 구분하는 경우가 많지만, 아예 미국교과서를 쓰지 않고 Novel이나 다른 형태로 수업하는 학원들도 선택지로 존재한다. 앞에서 부모님들이 만족하는 SR 체감점수가 점점 올라가고 있다고 말씀드렸는데, 그 이유에는 초등학원 입시 문제의 난이도가 점점 더 올라가고 있기 때문도 있지 않을까 싶다.
아무리 영어유치원이 학원이라고 해도 우리는 영어로 하는 유치원이라는 기본 틀과 정신에서 벗어나서 입시 준비기관이 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어찌 보면 프렙학원 들의 등장 또한 자연스러운 수순이었다는 생각도 든다.
이렇게 초등학원 입시전까지 다닐 수 있는 프렙학원까지 간단히 소개를 해보았다. 사실 어떤 유형의 형태가 더 맞다 더 좋다 할 수 없는 것이 수요가 다양하게 있기 때문에 공급의 형태도 다양한 것이다. 강남권에서는 프렙 학원이라는 문화가 있다면, 다른 지역에서는 영어유치원이지만 초등학생까지 쭉 다닐 수 있는 형태의 초등연계 프로그램이 있는 영어유치원들이 선호대상이 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