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대치동이 교육의 중심지라는 것에 동의를 한다. 일단 학원의 절대 숫자가 압도적으로 많다. 대치동 수학학원 강사였던 내 친구는 대치동의 특징을 이렇게 설명하더라. 최상위권뿐만 아니라 어떤 아이에게도 맞는 학원을 찾을 수 있는 곳이라고 말이다. 만약 우리 동네에 영어학원이 딱 하나 혹은 2개뿐이라면, 둘 다 내 아이와 잘 맞지 않아도 그곳에 보내야 하겠지만, 학군지에서는 잘 알아보면 맞는 학원을 찾을 수 있다 라는 개념이다.
나는 아이가 초등학생이 된 다음에 “OO는 무슨 학원 다녀요?”라는 질문에 참 많은 뜻이 함축되어 있다는 것에 참 놀랐었다. 학원에도 레벨이 있어서 이름만 들어도 우리 아이의 실력을 가늠을 해버리는 것이었다. 초등학교 1학년 들어가자 마자 누구도 요이땅을 외치지 않았는데 경주가 시작된 것 같은 느낌은 참 낯설었다.
그런데 그 경주의 압박이 보호자에게 느껴지고, 그것이 만약 내가 너를 위해 이렇게 까지 돈을 쓰고 이 정도까지 희생을 했는데 다른 애들 만큼도 못해라는 생각으로 이어진다면, 모든 것을 잠시 멈춰 보시길 추천 드린다. 경쟁이 없을 수는 없겠지만, 계속 경쟁 구도만 강조하면 아이가 자신의 한계치까지 해냄에도 불구하고 무언가를 잘한다는 느낌을 평생 갖지 못할 수도 있다.
무언가 재미 있어지는 순간은 내가 이것을 잘한다는 느낌, ‘이제 조금은 알겠다.’ 라는 착각이 들었을 때이다. 대한민국에서 미취학, 초등학교 저학년 때가 저 마음을 만끽 하기 가장 좋은 시기 아닐까?
사실 대치동 이야기가 더 많이 언급되는 곳이 맘카페가 아니라 부동산 카페이다.부동산 카페에는 종종 대치동에 살아서 너무 경쟁적 분위기로 자신감을 잃어 힘들었다 자살한 친구들이 있다 라는 이야기가 올라온다. 조금 있으면 자신은 대치동에서 커서 할 것이 공부 밖에 없어서 밝게 잘 자랐다는 이야기도 올라온다. 동전의 앞뒤 같은 이야기 아닐까?
나는 지금까지 살면서 자신감을 갖지 못해 혹은 찾지 못해 많이 방황을 했었다. 세상에 와서 부딪히며 깨지는 과정을 지나 단단하게 성장해가는 것이 인생이겠지만, 그것 또한 이 과정을 통과 할 수 있다고 스스로를 믿을 때 가능한 것이다. 계속 노력함으로 나를 입증하며 얻으려 했던 자신감이 자꾸 손에서 스르르
빠져 나가는 경험을 수도 없이 한 것 같다
.
나는 모두가 태어날 때 자신이 얼마나 소중하며
,
얼마나 많은 것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확신을 선물 받았다고 생각한다
.
아주 어린 아기를 생각해 보라
.
그들은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기에 자신의 원함을 울음만으로 당당히 주장하며
,
무엇이라도 잡을 수 있을 것 처럼 생각하여 공중에 손을 허우적 거린다
.
그렇게 인간은 자존감
,
자신감을 갖고 인생을 시작하지만
,
커가면서 잃어버리는 경우가 참 많은 것 같다
.
신께서 주신 자신감은 유리구슬 같은 것이라서 한 번 잃고 나면 다시 찾기가 너무 힘들고
,
만약 깨졌다면 다시 만들어 내는 것은 정말 신의 경지에 이르러야 한다
.
나는 위와 같은 이유로 내 자녀들의 학습량과 속도를 다른 친구들과 비교하지 않고 바라보려고 늘 애쓰고 있다. 그런 면에서 어느 정도 선행을 할 것이냐 지금 무엇을 학습할 것이냐 등의 안건에서 학원의 결정에만 따를 수 없다는 것이다. 학군지에서 수학 선행의 절정으로 유명한 학원을 다니다가 수학에 흥미를 잃어버렸다는 아이 이야기를 몇 번이나 접했다.
잘하는 아이한테 더 잘해야 돼 더 잘해야 돼 하는 것이 무엇보다 큰 위협일 수 있다는 것이다
.
처음에는 부모님이 이런 기대를 아이들에게 말하지만, 아이들은 점점 자기 자신에게 이런 말을 하게 된다. 단기적으로는 동기부여가 되는 말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더 나은 결과를 내지 못했을 때 자신이 쓸모 없어지는 것 같은 기분을 주고 싶은 부모는 없을 것이다.
선행은 자신의 학년보다 반 학기 정도 빠른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한다. 정말격하게 공감하는 바이다. 하지만, 초등학교 5학년 때 중학교 수학을 끝내게 한다는 수학학원을 이야기를 들었을 때, 뭘 그렇게까지 하나라는 생각과 동시에 혹시 우리 애도 그 정도 할 수 있으려나 생각이 동시에 드는 것이 대한민국의 학부모이고 또 나이다. 빠른 속도로 학습해 나가는 것도 매력적이지만, 결국 내 아이에게 맞을 것인가 아닌가를 결정하는 것은 보호자가 되게 된다. 반대로 자녀를 보고 애는 빠르지 않을 것 같아 라고 속단하여 해보지 않을 필요도 없다. 해보시고 아니면 그 때 속도를 찾아 주셔도 되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