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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오,보라! 0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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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테이시 Oct 01. 2022

이름의 비밀, 오보라

출근하는 사람들 누구나 집에 가는 시간을 기다리겠지만, 오보라 씨는 특히 집에 가는 시간을 유독 기다리는 한 사람이었다. 그게 오보라 씨가 일을 하기 싫어한다 거나 회사에 빌런이 많다는 뜻은 아니었다. 오보라 씨는 출근하는 것이 싫지는 않았다. 물론 워킹 맘으로 살면서 그만두기 직전까지 갔던 고비가 없을 수는 없었다. 


임신 7개월쯤 오보라 씨는 어지럼증에 시달렸고, 의사는 철분이 부족하다는 진단을 내렸다. 철분 링거는 맞을 때마다 어지럼증을 가져가는 대신 메스꺼움을 선사했고, 잘 먹지도 못하면서 회사에서 종종거릴 때는 괜스레 뱃속에 아이에게 못난 엄마가 되는 것 같았다. 오보라 씨는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해 회사를 그만두고 싶었다. 다만, 좋은 엄마라는 단어를 곱씹어 생각하다 보면 과연 좋은 엄마가 옆에만 있어주는 엄마일까 라는 질문의 답에 정의를 내리지 못한 오보라 씨는 100일의 출산 휴가 이후 회사로 복귀했다. 두 번째 고비는 마리가 두 돌이 될 때쯤이었다. 그동안 아이를 봐주시던 친정 엄마가 입원을 하시고야 말았다. 큰 병은 아니었지만 엄마에게 더 이상 마리를 부탁하는 것도 좋은 딸이 되고 싶은 오보라 씨의 가치관을 벗어난 일이었기에 허겁지겁 자리가 있는 가정 어린이집에 마리를 보내기로 했다. 


마리가 다섯 살이 되던 겨울, 오보라 씨는 다른 열혈 엄마들처럼 딸을 50대 1의 경쟁률을 뚫어야 당첨된다는 공립 유치원에 보내고 싶어 졌고, 그때 또 퇴직을 고민했다. 공립유치원은 방학이 길기로 유명했지만 50대 1을 뚫고 당첨이 된다면 야 운명이니 보내야만 할 것 같았다. 더 좋은 엄마가 되고 싶었던 보라 씨의 바람은 유치원 추첨 결과를 보여주는 처음 학교로 사이트에서 예비번호도 받지 못하고 탈락한 것을 확인한 후 에야 조금 진정될 수 있었다. 사실, 마리가 초등학교를 입하기 직전 겨울, 오보라 씨의 퇴사 욕구는 어느 때보다 높았다. 먼저 아이를 키운 선배들이 말하던 가장 고비라던 때가 오고야 말았던 것이다. 


아이가 초등학교 1학년이 될 때 …… 


오보라 씨는 다시 한번 좋은 엄마가 되느냐, 좋은 딸이 되는가를 고민해야만 했다. 아니 좋은 엄마이자, 좋은 딸이고 싶었지만 그런 명제는 꿈같은 이야기였다. 결국, 다시 한번 친정 엄마에게 S.O.S를 해야 했던 오보라 씨는 월급의 큰 덩어리를 엄마에게 전달함으로 아주 나쁜 딸이 되는 것만 면하기로 했다. 


오보라 씨가 회사를 지킨 건지, 회사가 오보라 씨를 지탱해 준 것인지 판단하기는 어려웠지만, 오보라 씨는 그저 이렇게 라도 회사를 다닐 수 있는 게 먼저 그만둔 많은 동료들에 비해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저 나쁘지 않다고. 


이런 그녀가 회사를 벗어나는 순간을 매일 기다리는 이유는 집에 가면 그녀를 오보라라고 부르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었다. 


집에서 그녀의 이름은 여보 이자 엄마였다. 


그녀가 처음부터 그녀의 이름으로 불리기 싫어했던 것은 아니었다. 오보라 씨의 어린 시절 사진은 보면 보라색 카디건, 보라색 머리띠, 보라색 구두, 보라색 원피스를 입고 웃는 소녀로 가득했다. 엄마가 아무리 다른 옷을 사줘도 보라색 옷을 고집했다는 오보라 씨는 그만큼 자신의 이름에 애착을 가지고 있었다. 바로 그날이 오기 전 까진 말이다. 


오보라 씨가 초등학교 4학년 때, 감사하게도 오보라 씨의 부모님은 내 집 마련에 성공하셨다. 그 말인 즉, 오보라 씨와 동생 오나라 씨의 전학을 의미했다. 


“엄마, 나 전학 가고 싶지 않은데, 그냥 이전 학교에 매일 데려다주면 안 될까?”

“새로운 집도 좋았잖아. 새로운 학교도 좋을 거야. 동생은 괜찮다는데 왜 너만 그러니? 걱정하지 마.”


그 순간 오보라 씨는 야속하게 동생을 쳐다보았지만, 2학년인 동생은 엄마가 전학 기념으로 사준 새 가방에 좋아하고 있을 뿐이었다. 


‘치, 그깟 가방에 넘어가긴.’ 


오보라 씨는 학교에 가까이 갈수록 체한 것처럼 답답함을 느꼈지만, 동생이 섬세한 감정이 시작되는 시기인 4학년 언니의 마음 따위에 관심이 있을 리 만무했다. 입을 삐죽거려보았지만 달라질 것은 없었다. 


오보라 씨는 4학년 1반으로 배정으로 받았다. 담임 선생님은 교실로 걸어가면서 반에 대해서 간단히 이야기해 주셨다. 


“우리 반은 3층 복도 끝에 있단 다. 짓궂은 남자아이들도 몇 명 있지만, 전반적으로 착한 친구들이 많아. 도움이 필요하면 반장인 김한나에게 편하게 이야기하려 무나.”

“네. 선생님”


오보라 씨는 선생님에게 자신이 좋은 학생이라는 어필을 하고 싶어 공손히 대답하며 고개도 대차게 끄떡거렸다. 교실 문 앞에 도착하자, 교실 안에서 시끌벅적한 소리가 들려왔다. 오보라 씨의 심장은 그보다 더 큰 소리로 쿵쾅거리기 시작했고 오보라 씨는 교실 문 앞에서 시간이 멈춰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선생님께서 드르륵 문을 여시자, 아이들은 우 탕탕 소리와 함께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차렷, 경례”

“안녕하세요”


반장 김한나의 구령에 맞춰 아이들은 선생님께 인사를 했지만, 모두의 눈빛은 선생님이 아닌 선생님 옆에 오보라 씨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우리 반에 새로운 친구가 전학 왔다. 반장은 이따 점심시간에 학교 구경시켜주면서 도서관, 과학실, 음악실 등이 어디에 있는지 알려주도록 해라.”


그 순간 김한나가 보여준 미소에 오보라 씨는 조금 마음을 놓았다. 


‘점심시간에 재랑 같이 밥 먹으면 되겠지?’


전학생인 오보라 씨가 가장 걱정했던 긴 점심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하나는 해결이 된 것 같았다. 오보라 씨는 그제야 교실을 둘러보며 자신이 앉게 될 자리가 어디일지 스캔해 보고 있었다. 그때였다. 


“보라야, 간단히 자기소개를 해줄 수 있겠니?”

“네? 예.” 


직접 반 아이들 앞에서 소개하는 것은 예상치 못한 시나리오였지만 선생님 말씀을 잘 듣는 이미지를 굳히고 싶었던 오보라 씨는 주저하지 않고 인사를 시작했다.


“안녕? 내 이름은 오보라야.”


그때 맨 뒤에 있는 남자아이가 키득 거리는 것이 보였다.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았지만 소개를 이어갔다. 


“나는 서울초등학교에서 전학 왔고, 피아노 치는 걸 좋아해. 잘 부탁해.”


예의상 일지 몰라도 박수가 쏟아졌다. 그리고 이제 대망의 자리를 배정받는 순간이었다. 어떤 자리에 앉게 되느냐는 오보라 씨가 앞으로 어떤 그룹에 속하게 되는가를 결정하게 될 수도 있는 중대한 일이었다. 그때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보라야, 우리가 한 달에 한 번 자리를 바꾸는데 다음 주 월요일이 자리를 바꾸는 날이라서 이번 주는 빈자리에 앉는 것이 좋겠구나.” 


라고 말씀하시는 선생님의 손 끝은 아까 그 남자아이 옆자리를 향해 있었다. 저기만 아니면 된 다라고 짧은 순간 되뇐 기도가 증발하던 순간이었다. 오보라 씨는 최대한 담담한 표정을 지으며 책상 사이를 지나 그 자리에 가방을 걸고 앉았다. 10분 뒤에 1교시를 시작한다는 말씀과 함께 선생님이 교실에서 나가시자마자 그 남자아이는 오보라 씨에게 말을 걸었다. 


“야, 너 이름이 오보라라고? 나 아까 웃겨 죽을 뻔했어. 우리 반 애들은 서로 이름을 줄여 부르는 데, 너는 줄여서 부르면 오보네 오보. “


오보라 씨는 그 순간 이 아이 옆에 앉아야 된다는 사실이 오보이길 바랬다. 그리고 그 순간 선생님이 교실에 걸어오면서 말씀하셨던 말이 완벽히 이해가 되었다. 


새 학교에서의 첫날은 왜 이렇게 느리게 지나가던지 모두가 자신을 보고 있는 것만 같았다. 반 아이들을 전학생이 궁금했는지 오보라 씨를 둘러싸고 계속 말을 걸어왔다. 


“너 달리기 잘해?”

“무슨 아파트로 이사 왔어?’’

“언니 있어?”


오보라 씨를 둘러싼 아이들은 각자 자기 이름을 말해주었지만, 한 번 듣고 다 기억할 수는 없었기에 보라 씨는 내일이 조금 두려워져 졌다. 영겁 같은 시간이 지나 드디어 집에 가는 시간이 다가왔다. 그 남자아이는 마치 하루 만에 오보라 씨의 베스트 프렌드가 된 것처럼 인사를 건넸다. 


“오보! 잘 가. 내일 비 온다는 소식은 오보겠지? 푸하하” 


오보라 씨는 아무 대꾸도 하지 않고 찜찜한 마음을 곱씹으며 집으로 왔다. 


“보라야, 오늘 학교는 어땠어? 나라는 재미있었다고 하 더구나.”

“선생님은 좋으셨어.”

“친구들은 어땠어?”


친구라는 단어에 점심시간에 학교 소개를 구석구석 해 준 김한나가 떠오르고 뒤 이어 옆에 앉았던 남자애가 떠올랐다. 


“엄마, 내 옆에 앉은 남자애가 내 이름 가지고 오보라고 놀리는 거 있지? 내 이름 뜻이 잘못된 소식이라고 놀렸어.”


오보라 씨는 하루 종일 꾹꾹 눌러 담았던 서러움과 긴장감이 엄마를 보자 터져 나온 것인지, 눈에는 눈물이 맺혔다.


“그렇지 않아. 보라야, 엄마와 아빠가 네 이름을 지을 때 숭고한 뜻을 담아지었단다. “

“숭고가 뭔데?”

“깊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면 되겠다. “


엄마는 오보라 씨의 손을 붙잡고 소파에 가서 앉으셨다. 


“엄마와 아빠가 어디서 만났는지 아니?”

“대학교에서?”

“물론 같은 학교를 다니긴 했지만, 엄마는 경영학과, 아빠는 건축과였으니까 만날 일이 없었지. 근데 엄마가 2학년 될 때, 그때 군대에서 전역한 아빠가 엄마가 속해있던 동아리에 들어왔는데 거기가 봉사동아리였단다. 우리 동아리는 한 달에 한 번씩 고아원, 양로원, 미혼모 가정 등을 방문해서 봉사활동을 했어. 아빠는 처음에는 전역하고 여자가 많은 동아리가 어디일까 싶어서 찾아왔다고 하는데 봉사활동에 참여하면서 점차 누군가를 돕는 것에 기쁨을 느끼게 되었대. 엄마는 아빠가 그렇게 변해가는 것을 지켜본 후 아빠와 결혼하게 되었단다.”

“엄마 근데 그게 내 이름하고 무슨 상관이 있어?”

“아 그래서 아빠가 엄마한테 청혼하던 날, 무지개가 떴지 뭐니. 우리는 그 무지개를 같이 보면서 나중에 아이를 낳으면 이름을 보라라고 하자고 이야기했어. 무지개에 많은 색깔이 있지만 보라색은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마지막으로 다른 색들이 더 멋지게 빛나는 것을 돕는 것 같이 보이더라고.”


오보라 씨의 어머니는 마치 아빠한테 프러포즈를 받았던 그 순간으로 돌아가 듯한 느낌을 들었는지 이야기하면서 미소를 지으셨다. 


“잠깐, 엄마 그래서 내 이름의 의미가 무지개의 가장 아래 있는 보라색처럼 늘 남을 먼저 하고 섬기고 항상 내가 나중 되라는 뜻이었다고?”

“응, 너무 고귀한 뜻이지 않니? 오 보라가 된 것은 아빠가 오 씨일 뿐이라서 그런 건데, 그 남자애가 장난이 좀 심한 아이인가 보네.”


오보라 씨의 어머니는 오보라 씨가 아까 옆자리 남자애가 이름을 가지고 놀릴 때 보다 지금 더 깊은 충격을 받았다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한 것이 분명했다. 오보라 씨가 주목받는 것을 유독 좋아하거나 나르시시즘이 심하지는 않았지만 누구나 그러하듯, 오보라 씨 인생의 주인공은 오보라 씨 자신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었던 것이다. 


“보라야, 보라야.”


엄마는 말이 없이 허공을 응시하고 있는 오보라 씨를 불렀다. 


“그 남자애가 너랑 친해지고 싶어서 그런 걸 거야. 너무 마음 쓰지 마. 손 씻고 간식 먹자. 엄마가 던킨 사놨어.”


오보라 씨는 손을 씻으면서도 혼란스러운 마음을 주체할 수 없었다. 


‘항상 남을 먼저 해야 한다고? 다른 사람이 빛나게 해 주라고? 말 자체는 뭔가 근사하고 멋져 보이는 건 알겠는데, 그럼 나는?......’


마치 보드게임 위에 말이 된 것 같은 기분이었다. 누가 주사위를 굴려줘야만 움직일 수 있는 마법을 뒤집어쓴 것 같았다. 



그동안 엄마가 동생에게 무언가를 양보하라고 은근히 혹은 대놓고 말할 때마다 오보라 씨는 언니라는 단어가 점점 싫어지고 있었다. 언니라는 단어의 뜻은 시간적으로 먼저 태어났다는 뜻일 뿐이라고 생각했던 보라 씨는 백과사전 적으로는 몰라도 적어도 한국사회에서는 자신의 해석이 틀렸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왜 언니가 양보해야 되지? 왜 언니라는 이름으로 참아야 해?’


라는 고민이 날로 생생해져 가고 있던 차에 들은 엄마의 말은 그야말로 보라 씨의 세상을 뒤흔들었다. 


‘동생한테만 양보하는 것을 충분하지 않다는 건가? 항상 내가 마지막이 되라고?’


손 씻는 물줄기 소리가 그치질 않자 문 밖에 동생이 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언니, 빨리 나와. 나도 손 씻어야 해 “


식탁에는 던킨 도너츠 6개가 든 박스가 놓여있었다. 각양각색의 다양한 도넛을 보며 신중하게 고민하던 오보라 씨는 딸기필링이 채워진 도넛을 꺼내려고 집게로 집었다. 그때였다. 뒤늦게 손을 씻고 온 동생이 손을 휙 뻗었다. 


“나 딸기맛 찜! 딸기 맛이 내 거야. 알았지?”


황당한 오보라 씨는 엄마를 쳐다보며 어필했지만 엄마의 눈빛에는 ‘방금 네 이름의 뜻을 말해준 것을 기억하렴’이라고 쓰여있는 것 같았다. 평소 같으면 동생이 시끄럽게 구는 것이 싫어서라도 딸기 도넛을 줘버리고 말았겠지만, 엄마의 말을 듣고 나니 그깟 도넛 하나 양보하는 것에도 뭔가 마음에 빗금이 쳐지는 것 같았다. 동생은 잽싸게 손으로 도넛을 자기 접시로 옮겼다. 동생이 손으로 만진 딸기 도넛까지 먹으려 들고 싶지 않았던 오보라 씨는 초코 도넛을 선택했다. 


“엄마, 다음에는 다 딸기로 사 오는 게 어때?”


우악스럽게 딸기 도넛을 손으로 먹는 동생을 보며 오보라 씨는 조심스럽게 엄마에게 말을 건넸다. 


“뭐든 골고루 먹어야지. 우리나라 잘 먹네. “


겨우 2살 어린 동생이고 벌써 9살인데 엄마에게 동생은 늘 아가였다. 


“엄마, 나라 이름은 누가 지었어? 나라 이름은 무슨 뜻인데? ”


“어, 첫째 이름을 엄마, 아빠가 지었으니 할아버지께서 반드시 둘째는 자신이 지어야겠다고 하셨어. 아직 성별이 나오기 전에, 할아버지께서 이번엔 아들일 거라며 나라에 큰 일을 하는 사람이 되라고 나라라고 이름을 지으셨지. 결국 나라가 딸인 것으로 밝혀졌지만, 할아버지가 끝까지 나라라는 이름을 고집하셔서 나라는 나라가 되었지. 뭐 오보라, 오나라 나름 라임도 맞고 괜찮지?”


그 얘기를 듣던 오보라 씨는 자신이 먼저 태어난 것에 억한 마음이 들었다. 


‘차라리 내 이름이 나라였으면……’


22개월 차이로 언니 노릇 하기도 힘든데, 더 멋진 뜻을 가진 이름을 가진 동생이 문득 부러워지는 오보라 씨였다. 


“나는 언니 이름이 공주 이름 같아서 좋은데, 우리 둘이 이름 바꿀까?”


그냥 조용히 딸기 도넛나 먹어줬으면 하는 동생이 끼어들었다. 


“이름이 얼마나 중요한 건데, 그렇게 쉽게 바꾼다는 이야기 하는 거 아니야.”


엄마의 이 말은 오보라 씨에게 확인 사살과 같은 것이었다. 그 순간 오보라 씨는 흡사 멍에를 쓴 소같이 운명의 굴레에 얽힌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오보라 씨가 오보라 씨가 된 것에는 오보라 씨의 의지는 1도 없었는데 그 순간 오보라 씨는 평생 오보라로 살아야 된다는 선고를 받은 것이다


그때부터였다. 오보라 씨가 오보라로 불리기 싫어했던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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