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동네 와인바 사장 Jan 13. 2019

와인 샵에 가서 어떻게 하면 되는 건가요?

"와인 샵에 가서 어떻게 하면 되는 건가요?"


일단 집이나 회사 근처의 작은 가게를 찾아봅시다. 주변에 세계주류전문점이나 와인 샵이 보인다면, 옷 가게 들어가는 기분으로 구경하러 들어가봅시다. 평소 옷 가게 어떻게 이용하시나요? 들어가서 맘에 드는 옷이 없으면 그냥 나올 때 많지 않나요? 살 생각 없어도 구경하러 들어가기도 하구요. 똑 같은 기분으로 일단 들어가서 구경해 보시면 됩니다. 구경한다고 해서 돈 내라고 하는 사람 없습니다. 당당하게 말씀하세요. “아…좀 구경해 보려구요.”


매장에 들어가서 천천히 둘러 보는 것도 좋지만, 만약 구매할 생각이 있다면 바로 사장님이나 직원분에게 추천을 부탁하시면 됩니다. 사실 저도 와인 샵에서 살 일이 있을 때는 직원에게 물어봅니다. 와인의 종류는 다 알기엔 너무 많으니까요. 아무리 둘러봐도 도대체 뭐가 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더라도 당황하지는 마세요. 매장 안에 있는 대부분의 와인을 모르는 게 정상입니다.


추천을 부탁한다고 하면, 직원 분이 이것 저것 질문을 할 것입니다. 질문하는 이유는 고객이 원하는 와인을 찾아드리기 위한 노력입니다. 솔직히 대답하시면 됩니다. 모르는 건 모른다고 대답하면 되고, 애매하면 애매하다고 대답하면 됩니다. 태어날 때부터 와인에 대한 지식을 갖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물론, ‘모릅니다’라고 대답하는 것에 저항감을 가지고 계신 분이 꽤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존심 때문일 수도 있고, 쪽팔려서 일 수도 있습니다. 왠지 아는 척을 해야만, 상대방이 나를 업신여기지 않을 것 같은 기분이 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말하지 않으면, 그 손해는 고스란히 본인에게 돌아옵니다. 본인에게 맞는 좋은 추천을 받을 수 없게 되는 것이죠.


그렇게 추천을 받아서 몇가지의 선택지가 남게 되면, 그날의 기분에 맞는 왠지 마음이 끌리는 와인을 선택하시면 됩니다. 만약 두 가지를 추천 받았는데, 둘 다 마음에 들어서 고민이라면? 일단 하나를 사고, 나머지는 기억해 뒀다가 나중에 사버립시다. 물론 제일 좋은 건, 둘 다 사버리는 겁니다. 술이 남는 건 걱정거리가 아니니까요. 모자라는게 가장 큰 걱정이겠죠.


때로는 명함을 챙겨 놓으시면 좋습니다. 전화나 문자로 질문할 일이 생길 수도 있으니까요. 혹은 다음번에 방문했을 때, “저…XXX님 계신가요? 저번에 추천 받았었는데, 맛있었거든요.”라고 말하면, 그 직원 분 기분도 좋아지고, 추천도 더 성의 있어 지겠죠?


혹은 본인의 연락처를 남기는 것도 좋습니다. 문자나 메일을 통해 다양한 프로모션 정보를 받아볼 수 있습니다. 보통, 와인수입사들은 재고처리의 목적으로 일년에 한두번씩 특가 세일을 하기 마련인데, 직장인 시절 제가 자주 가던 회사 앞에 있던 매장은, 일년에 한두번씩 할인 품목 리스트를 엑셀 파일로 메일을 통해 보내주기도 했습니다. 요즘은 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등으로 정보를 보내주기도 합니다.

직장인 시절에 가끔 가던, 역삼역 강남파이낸스센터에 있는 와인샵

혹시 들어가본 매장이 이런저런 이유로 마음에 들지 않으셨나요? 그럼 그냥 나오시면 됩니다. 세상에 와인 파는 곳은 많이 있습니다. 마음에 드는 옷 가게 찾아다니는 기분으로 다른 가게를 찾아보면 될 일입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둘러보세요. 편의점에서 4캔에 만원짜리 맥주를 고른다는 기분으로요.

이전 10화 와인 샵도 단골이 될 수 있어요?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