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만찐두빵 Oct 11. 2022

동거를 하기까지 우리 사이, 그리고 지금

우리 사이는 돈독해진 걸까? 아님 밑바닥을 알아버린 걸까?

사귀게 된 이후부터 동거를 하기까지 우리 사이는 어떻게 변해왔을까?


커플들마다 성향은 다르다. 성향이 다른 사람들이 만나서 이를 맞춰가는 것이 연애인데 서로 선호하는 게 다를 수밖에 없다. 만나는 횟수, 연락하는 빈도, 전화를 선호하는 사람도 있고 카카오톡을 선호하는 사람도 있다. 이렇게 다른 것을 맞춰나가는 것이 바로 연애이다. 

만약에 서로 너무 달라서 그 갭을 메우기가 힘들면 헤어지는 것이다. 커플들 중에서는 연락 때문에도 많이들 헤어지는 것 같다. 


나와 남자 친구는 애초에 장거리 연애로 시작했기 때문에 자주 만나는 게 어렵다 보니 알게 된 이후부터 사귀는 시기까지는 짧았지만 처음에 친해지기까지 시간이 좀 걸렸다. 둘 다 전화보다는 카카오톡을 선호했기 때문에 그랬던 것일 수도 있다. 

물론 다른 커플들에 비하면 그렇게 멀지는 않은 장거리일 수도 있지만 서울과 충청남도였기 때문에 멀다면 먼 거리이다. 내가 주말마다 서울에 올라가는 생활을 하다가 남자 친구를 사귀게 된 거라서 주로 서울에서 데이트를 했다. 연애기간이 길어지게 되면서 남자 친구도 내가 있는 지역에 자주 오게 되었다. 내가 근무하는 지역에 주말 동안 내려오게 되면 함께 그 지역을 데이트하면서 좀 더 친해지는 시기를 만들었던 것 같다.  


내가 서울에 오고 난 이후에도 만나는 시간이 늘어나거나 하지는 않았다. 둘 다 주말에만 만나는 걸 선호했기 때문일 수도 있고 서로의 체력이 평일에 만나는 정도까진 아니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주로 주말에만 데이트를 하는 시기는 일 년 반 정도 이어졌고 내가 다시 원거리 발령이 났다. 원거리 발령이 일 년 정도 지난 후에 우리는 주말 동거를 시작했다.  


주말 동거를 시작한 다음에는 아무래도 내가 장거리 발령으로 새벽 셔틀을 매주 타게 되면서 체력소모가 가장 컸던 것 같다. 이때에 가장 놀랐던 점은 새벽 셔틀을 타러 가는 월요일 시간에 남자 친구도 같이 일어나서 나의 출근을 배웅해준 것이다. 사실 이건 다른 사람들이 들었을 때 상당히 놀라는 부분이기도 하다. 남자 친구는 이 시기에 배웅을 안 하길 바라는 마음에 내가 다시 서울로 오기를 손꼽아 기다렸다. 

매주 월요일에 새벽 5시에 일어나는 게 쉬운 게 아닌 것을 알고 있기에 이 부분은 지금도 고마워하고 있다. 


여느 커플과 다를 것 없다가 동거를 시작하면서 아무래도 가장 변한 것은 서로에 대한 신뢰가 아닐까 싶다. 서로에 대해 더 가까이에 있다 보니 좀 더 많은 걸 알게 된 것이 가장 크다. 서로의 생활 패턴, 경제관념에 대해서 좀 더 알게 되었고 이를 내가 수용할 수 있는 부분인지를 서로 확인하는 시기였던 것 같다. 그리고 서로 어떤 점이 부족한지 알기 때문에 그것을 보완하고자 많이 노력했다.  


그렇다면 동거 전과 후 달라지지 않은 점은 무엇일까?

가장 달라지지 않은 것은 서로의 일정에 대한 공유이다. 사실 연애를 하는 중에도 서로 일정이라든지 약속이 잡히면 미리 이야기를 하는 편이었는데 이런 것은 동거를 하고 난 이후에도 바뀌지 않았다. 저녁시간을 같이 공유하는 사이가 됐기 때문에 더더욱 약속이나 회식이 잡히면 공유를 한다. 갑작스러운 이벤트가 없는 게 안정감이라고 한다면 지금 우리 사이는 안정감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매일이 즐거울 수는 없다. 

싸울 때는 으르렁대면서 서로에게 상처를 입히기도 하고 말로 할퀴기도 한다. 하지만 최대한 서로의 의견을 이야기하고 화해를 빨리 한다. 보통 싸우면 하루를 채 넘기지 않는데 그래야 서로에게 남는 응어리가 없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서로의 밑바닥을 이미 본 상태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의 일상을 이 사람과 함께 한다고 계획하는 것은 그 밑바닥을 봤음에도 이 사람과 함께 하는 것이 즐겁기 때문일 것이다.

이전 24화 주말 동거와 주 7일 동거의 차이점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