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마다 우다다 뛰는 고양이
알고 보니 ‘박명성’ 때문!

우다다에 잠 못 이루던 밤, 결국 찾아낸 해답

by 스페라

# After hardship comes relief /고난 뒤에는 안식이 온다 -아랍 속담-


준비는 언제나 부족하다.

골똘히 생각하고 예상하고 해결책까지 마련해 둬도 막상 닥치면 내 뜻대로 되지 않는 일들이 수두룩하다.


이번에도 역시 그랬다.

고양이 한 마리 키우는 것에 뭐 그렇게 준비할 게 많을까? 그냥 밥 잘 주고 사랑 듬뿍 주고 키우면 그만이겠거니 하고 데려 왔다.






물론, 고양이의 습성에 대해서도 나름 열심히 공부했다.

우선 의식주부터 이야기해 보자면

의-고양이는 옷을 입는 걸 아주 싫어한다.

집사가 이쁜 옷을 입히면 기절하는 애들도 있을 정도란다. 간혹 좋아하는 애들도 있다니 우리 고양이에게도 시도해 보고 싫어하면 패스!!


식-밥은 사료를 먹이면 되고, 하루 2~4번 정도 간격으로 나눠서 주면 알아서 조금씩 자주 먹는다.

개와 달리 고양이는 조금씩 자주 먹는 습관이 있다고 해서 OK!!


사막출신이라 물을 잘 안 먹는다고 하니

물그릇을 집안 곳곳에 준비해 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간식은 츄르를 좋아하지만 너무 많이 자주 먹는 건 해로울 수 있다고 하니 종종 주거나 안 줘도 무방하다.

아~ 어떻게 밥만 먹고살겠는가.

먹는 즐거움도 있어야지.

고양이가 먹을 수 있는 몸에는 썩 좋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입맛을 살리기 위해서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뭐가 있을까? 찾아보았다.

식빵!! 타지 않게 구워서 조금 먹여도 된다고 한다.

스파게티!! 삶아서 올리브유에 살짝 둘러서 주면 좋아한다고 하니 먹여봐야지.

삶은 계란 흰자, 소금 간을 안 한 익힌 닭가슴살,

소고기 살코기 부분 등등을 먹을 수 있다니 메모해 뒀다가 우리 먹을 때 조금씩 줘봐야겠다.

상상만 해도 신이 난다.


주- 고양이는 영역동물이라 집 밖에 나가는 것을 싫어한다.

간혹 외출냥이들이 있는데 대부분은 길냥이 출신들이라고 한다.

보통의 고양이들은 평생을 집안에서 살다가 생을 마감한다고 하는데 우리 고양이도 외출냥이면 좋겠다.

고양이와 함께 떠나는 여행~!

상상도 해도 행복할 거 같다.

이건 살아봐야 알 수 있는 부분이니 넘어가고, 독립적이고 숨어있는 걸 좋아한다고 하니 숨숨집도 많이 만들어두었다.


의식주는 이만하면 해결되었고,

아!! 화장실!!

고양이는 모래에 볼일을 보는데 배변훈련이 필요 없다.

깔끔쟁이라 화장실에 모래만 마련해 두면 알아서 척척! 어미 고양이한테 배운 것도 아닐 텐 데 알아서 한다니 정말 신비롭다. 목욕도 1년에 한두 번 시키면 된다. 고양이는 깨어 있는 시간의 30~50%를 털을 핥아

몸을 깨끗하게 관리한다. 이것을 '그루밍'한다고 표현하는데 보고 있으면 불멍, 물멍보다 고양이 그루밍멍이 훨씬 더 힐링된다.

이 정도면 공부할 만큼 했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데리고 온 고양이 이름을 '태양'이라고 지었다. 아들 이름을 따서 '태', 고양이의 '양'을 따서 '양'

태양!!

태양이를 처음 만났을 때 목에 방울이 달려 있었다.

숨으면 찾을 수가 없어서 새끼 때부터 매달아 뒀다고 하는데 고양이는 귀가 엄청 밝은데 움직일 때마다 나는 방울소리가 얼마나 힘들었을까?

태양이를 생각했다면 절대 하지 않았을 텐데...

집에 오자마자 방울을 빼주고, 밤을 맞이했다.


깊은 잠에 빠져 있을 새벽 3시쯤~!

갑자기 우다다다~~ 뭔가가 내 옆을 확 지나갔다.

놀라서 불을 켜보니 태양이가 안방을 가로질러 베란다로 거실에서 안방으로 우다다 뛰어다니고 있었다.

이건 또 뭐람?!!


그렇게 낯설어서 나오지도 않던 녀석이 시속 몇 킬로미터야?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빠르게 휙휙 달려가는데 순간!! 망치로 머리를 한 대 맞은 거 같았다.


남편과 아들이 모두 일어나고 저러다 말겠지 하고

불을 끄고 누웠는데 이번엔 내 배를 밟고!! 윽!! 4킬로 정도 나가는 녀석이 빠른 속도로 밟고 지나가니 한방 맞은 거 같이 아프고 묵직했다.

잠은 다 잤다. 또 밟을까 무서워서 몸이 절로 움츠러들었다.

안 되겠다 싶어서 거실에 두고 안방문을 닫으니

이번엔 문을 열라고 운다.


조금만 참으면 그치겠거니 했지만 그치지 않았고,

나는 그 새벽에 잠을 포기해 버렸다.

그리고 폭풍 검색을 하니 고양이는 야행성,

정확하게 말하면 해가 지고 뜰 때 활발하게 움직이는 '박명성'이란다.


아~~!! 머리야!! 상상도 못 한 일이었다.

고양이가 박명성이라니!!

그러면 밤마다 그것도 매일 이렇게 뛰어다닌다고? 뛰는 게 아니라 정말 날아다니는 거 같은데...

잠을 어떻게 자지? 사람들은 고양이를 어떻게 키우지?? 내 친구네 집에서 잤을 때 그 집 고양이는 잤던 거 같은데... 아!! 어떻게!! 가슴이 답답해져 왔다.

해가 뜨고 그제야 ~잠에 드는 녀석을 보고 검색을 하기 시작했다.




고양이가 우다다 거리는 건 낮에 사냥놀이를 안 해줬거나 활동량이 모자랄 때, 사냥 본능이 올라올 때

혹은 스트레스 때문이니 이를 해결하면

집사의 생활패턴에 맞춰 밤에 잠을 잔단다.


그리고 고양이는 최대한 빠른 길을 찾기 때문에

길을 열어주면 집사를 일부러 밟지는 않는다고 해서 우리는 안방 매트를 구석으로 이동시켰다.

참고로 침대생활이 아니라 바닥에 이불을 깔고

자기 때문에 훨씬 수월했다.


그날 밤, 길을 열어준 게 효과가 있었다.

정말 사람은 밟지 않고 길로만 우다닥 뛰어다니는 게 아닌가.

그러면 뭐 하나!! 매일밤 이렇게 우다다 뛰어다니면

우린 안방에서 벽에 붙어 쪽잠을 자야 할 판이니.

층간소음은 또 어쩌란 말인가!!


남편에게 이럴 줄을 몰랐다고 하소연을 하니,

남편이 귀여울 줄만 알았냐고,

적응하면 다 지나갈 거라고

이 또한 서로가 서로에게 익숙해지는 과정이라는

말을 해주었다.

남편의 말을 듣고 보니 내가 너무 좋은 것만 본 것이 아닌가. 그래 기다려주고 해결하면 된다!!

걱정말자!! 마음속 깊은 곳에서 희망이 올라왔다.


그렇게 해가 뜨고 자기 전까지 낚싯대로 사냥놀이를 해주고 간식을 주고 태양이를 예뻐해 주었다.

정말 육아를 다시 하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그날밤 태양이를 단 이틀 만에 우다다를 멈췄다. 이렇게 놀라울 수가. 그렇게 두려웠던 밤이 이렇게 빨리 평화로워질 수 있다니.

어디서 잠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태양이도 우리도 행복한 밤을 보냈다.

그 후 태양이의 우다다는 숨바꼭질이나 사냥 놀이 때만 보는 특허기술로 우리에게 기쁨을 주고 있다.


문제가 생기면 해결하면 그만인 것을.

두려워 말자.

세상 모든 일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답은 찾으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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