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일이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아이 둘과 함께 잠자리에 누웠다.
천장을 바라보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던 중 보윤이가 갑자기 이런 말을 한다.
"나 빨리 큰 할머니 됐으면 좋겠어"
"큰 할머니? 어떤 할머니? 외할머니? 친할머니?"
"아니, 더 큰 할머니. 큰 할머니는 오래 살면 돌아가시 잖아. 그래서 하늘나라 가면 엄마 만날 수 있잖아. 나 한번만이라도 엄마 만나고 싶어."
가슴이 먹먹했다. 보윤이는 자기가 아는 영역에서 엄마의 그리움을 순수하게 표현하고 있었다.
언젠가 보윤이에게 이런 말을 해준 적이 있다. 엄마의 죽음을 얘기하며 누구나 죽음을 맞는다고.
'너희들이 아빠만큼 크면 아빠는 할아버지가 되겠지? 너희가 할머니가 되면 아빠는 계속 살아있을까? 누구나 한번은 죽게 되어 있어'
라는 식의 얘기를 했던것 같다.
사람이 죽고 사는 것은 인간이 주관할 수 없는 일이지만 부모로서 가슴이 아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