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멈춤의 시간

by 김소이
Sorrento, ITALY


여행하면서 만나게 되는 무수한 순간들 중에

가끔 넋을 놓고 가만히 하늘을 그저 바라보게 되는 순간,

바로 그때였다


푸르기만 했던 하늘이 점차 붉은빛으로 물들어 가는 시간

그 하늘과 맞닿은 바다도 그 붉은빛이 반사되어 더 반짝이는 시간

바쁘게 머릿속에서 움직이던 생각들이 비로소 멈추는 시간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에 그저 입 밖으로 짧은 탄성밖에 내뱉을 수 없는 시간


그 눈부심이 주는 포근함 속에 잠시 내 몸을 맡겨본다

머릿속을 가득 채운 걱정은 내 것이 아닌 듯이

오직 이 순간 이 공간에는 나만 있는 듯이

그렇게

keyword
이전 26화터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