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둡고 긴 터널을 걸어가는 듯한 기분을 느낄 때가 있다.
저 끝에 빛이 보이는데 쉽사리 손에 닿지 않아 아득히 멀게만 느껴지는 그런 날들.
차라리 빛이 보이지 않았다면 당연하게 느껴지는 어둠에서 어쩌면 안정감을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저 멀리 희미하게 빛이 보이고 한 발만 더 내디디면 다시 햇빛 속으로 들어갈 수만 있을 것 같은데 그 한 걸음이 쉽사리 떼어지지가 않는다.
날 이 어둠 속에서 붙드는 건 무엇일까.
이런저런 생각들로 여전히 머릿속은 어지럽다.
그럼에도 그 무거운 생각들을 둘러매고 다시 한 걸음을 내딛을 준비를 해 본다.
터널 끝에 다다를수록, 햇빛이 주는 따스한 공기가 조금씩 느껴질수록
내 눈앞에 펼쳐질 광경에 대한 두려움도 커져만 간다.
그래도 나아가야겠지.
그럼에도 나아가야겠지
그렇게 오늘도 약간의 용기를 내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