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9월
아시시 기차역에 열차가 도착했다.
역에 발을 내딛는 순간부터 큰 도시에서는 느낄 수 없는 고요함이 가장 먼저 나를 맞아주는 기분이다.
아시시,
프란치스코 수도회가 있는, 성 프란치스코의 고향인 이 작은 소도시는 도착부터 조용하고 평화로운 느낌이 드는 곳이었다.
역에서 내려 도시의 중심지로 가기 위해 버스를 타고 이동을 했는데, 가는 길에 푸른 평야가 보이고 저 멀리 성당이 우뚝 솟은 도시가 점차 보이기 시작하는데, 그곳으로 점차 가까워짐에 따라 나 자신도 그 고요 속으로 점차 빠져 들어가는 느낌이 든다. 그렇게 도착한 작고 아담한 도시, 아시시.
버스에서 내려 숙소를 찾아가는 길에 느낀 이 도시의 느낌은 멀리서 느꼈던 것처럼 평화스러움 그 자체였다. 오후 늦은 시간이라 관광객이 빠져나간 도시는 조용히 느지막한 낮의 햇볕이 따뜻하게 비치고 있었고 그 햇빛이 조용히 도시를 감싼듯한 느낌이라 이 도시를 걷는 것만으로도 내적 평화가 느껴지는 그런 곳이었다.
그리고 숙소로 정한 곳은 수녀원에서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였는데, 도착하니 수녀님이 반갑게 맞아주셔서 따뜻함이 배가되는 느낌이었다.
숙소에 짐을 풀고 가볍게 도시를 돌아본다. 아주 작은 소도시라 성 프란체스코 성당 근처로 슬쩍 둘러보니 멀리서 보던 그 고요한 느낌이 더해지는 기분이 든다. 늦은 오후의 햇살이 조용하게 내리쬐던, 오가는 사람 몇 명 되지 않은 고요함. 그 고요함이 도시 전체를 감싸며 이곳이 수도원이 있는 도시임을 실감 나게 한다.
가볍게 저녁 식사 전 산책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오니 수녀님들이 저녁 식사를 준비해 주셔서 소박하지만 따뜻한 한 끼를 먹고 도착한 날은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 날 아침이 되니 도시가 조금씩 북적이기 시작한다. 당일 투어로 도시를 방문한 발길들이 여기저기 보이기 시작하면서 이곳도 관광지임이 실감이 났던 것 같다. 다른 큰 성당들에 비해 조금은 낡았지만 역사가 깊었던 성 프란체스코 성당을 먼저 둘러보고 작은 도시 여기저기를 다녀본다. 그리고 종교는 조금 다르지만 이곳에서 품었던 성 프란체스코 신부님의 마음을 아주 조금이나마 짐작해 본다. 의복도 최소한으로 할 만큼 검소하고 신앙심이 깊었던 분이어서 그런지 이 도시가 꼭 성인을 닮은 느낌이다. 그래서 그런지 짧은 시간이었지만 이 도시에 머무는 내내 포근함을 느낄 수 있었다.
작고 소박하지만 아름답고 조용한 도시, 아시시.
한 번쯤 꼭 방문을 다시 해 보고 싶은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