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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창의적 백수 Jul 31. 2019

21. 전임자를 뛰어넘을 필요 없어!

전임자와 비교당하는 이들을 위해

신입사원으로 회사에 입사를 하든, 회사에 다니는 중에 다른 부서로 이동을 하게 되든 늘 겪게 되는 고민과 스트레스가 있다. 오늘 하고 싶은 이야기는 좋은 리더를 만나면 좀 다른 이야기일 수 있다. 좋은 리더라면 새로 합류한 사람이 최대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과 조언을 끊임없이 해 줄테니 말이다. 그래서 오늘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바로 이것이다.


전임자와의 비교


물론 전임자가 조직 내에서 평가가 좋지 않았다면 내가 특별히 노력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기도 하다. 내가 가장 최근에 있던 부서에서 특히 그랬다. 전임자가 다른 사람들에게 갑질 아닌 갑질을 해 왔던 터라 내가 하는 일에 비해 더 좋은 평가를 받았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나 또한 전임자와의 비교를 당하면서 폭언, 폭설까지 들었던 적도 있다. 물론 그 조직이 워낙에 중요한 업무를 하는 조직이기도 했고, 전임자는 일을 잘해서 스카우트를 해 왔던 인재였다. 그리고 나는 그 전임자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이전 부서 본부장의 미움을 받아 튕겨 나온 상황이었다. (본부의 사원협의회 대표로서 잘못된 것을 잘못되었다고 하고, 회사에서 금지하는 것을 하지 말라고 하는 내 모습이 거슬렸던 모양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나를 미워하던 본부장은 나한테 끝까지 자기가 새로운 부서로 보낸 것이 아니라는 말을 했다. 그런데 나중에 확인해보니 명백한 거짓말이었다는...)


어찌 됐든 그렇게 새로운 곳에서 근무를 하게 되었다. 전에 하던 일과는 좀 다른 업무였으니 스트레스도 많기는 했다. 그런데 무엇보다 힘들었던 건 폭언과 폭설이었다. 


이미지 출처 - pixabay.com


'야이, X새끼야.'는 기본이고, '네가 OOO을 망하게 하려고 왔구나.'부터 시작해서 '어디서 이런 쓰레기 같은 영상을 만들어왔어.'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 물론 그 조직에서 3년 6개월을 버텼고, 떠날 때에는 영상 관련해서는 큰 트러블 없이 떠났다. 그리고 내 자리를 채운 후임자에 대한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들려왔는데, 별로 좋은 이야기는 아니었다. 그 조직의 몇몇 분은 나에게 다시 돌아오면 안 되겠냐는 말을 하기도 했다. (그 사람이 인사권을 가졌으니, 간다 했으면 다시 갔을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후임자는 1년도 채우지 못하고 원래 부서로 복귀했다.


쓸데없는 이야기가 길어졌는데,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것이다. 전임자는 그 조직에서 이미 적응을 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물론 적응을 못했다면 짧은 기간에 그만두고 다른 부서를 갔을 것이다.) 그러다 보니 후임으로 그 자리에 가게 되면 전임자와 비교될 수밖에 없다. 특히 부서장의 눈에는 당연히 성에 안 차는 업무성과를 보여줄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 여기서 그 상황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중요하다.


전임자의 자료를 최대한 활용하라

전임자와 중복되는 근무기간이 있다면 최대한 많은 자료를 확보해 두는 것이 좋다. 당장 필요하지는 않을지라도 전임자가 했던 일이라면 언젠가 또 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니 가능하면 전임자가 쓰던 PC 내용을 통째로 인수인계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나는 조직을 떠나면 PC의 모든 내용을 백업해서 전달해 주고는 했다. 물론 후임자 중에는 자료가 있음에도 열어보지도 않고, 전화로 해결하거나 맨땅에 헤딩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업무를 하라

어쩌면 이런 게 중요할 수도 있다. 가끔 조직에서는 본인이 해 본 적 없는 업무, 새로운 업무를 요구받는 경우가 있다. 그 업무를 할 자신이 없다면 과감하게 거절하라. 나는 그걸 하지 못했고, 내가 해 왔던 업무와는 상관없는 업무를 2년 넘게 하다 보니 스트레스가 더 커졌던 이유도 있다. 잘 해낼 자신이 없다면 시작조차 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말이다.


전임자와는 다른 이미지를 심어줘라

전임자와 같은 업무를 하더라도 다른 이미지를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당시에 전임자는 영상 만드는 PD 업무만을 해 왔던 사람이라면, 나는 방송 엔지니어를 거쳐 PD 업무를 해 왔던 사람이다. 기본적으로 영상장비에 대한 이해도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이를 활용해 다른 이미지를 심어주고자 했다. 예를 들어 강의장에 모니터가 3개가 있다. 보통 영상은 가운데 모니터를 활용하고, 강의 시에 보조자료를 양쪽 화면에 띄우고는 한다. 나는 3개의 모니터를 하나의 모니터처럼 활용해 영상을 만들었고, 모니터를 넘나드는 영상은 한동안 조직 내에서 좋은 평가들이 오가기도 했다. 그 계기로 영상에 대해서는 폭언, 폭설이 확실히 줄어들긴 했다.


내 능력을 최대한 공유하라

전임자의 흔적(?)을 지우는 가장 좋은 방법은 조직 내 많은 사람들에게 나의 능력을 공유하는 것이다. 내가 가진 능력으로 다른 사람을 도와줄 수 있다면 최선을 다해 도와주라는 말이다. 간혹 주말근무 또는 초과근무를 하더라도 다른 사람의 일을 도와주다 보면 전임자보다 좋은 평가를 받을 수도 있다. (사실 내 성격상 좋아하는 사람, 싫어하는 사람이 명확해서 좋아하는 사람이 도와달라고 하면 주말근무 수당도 올리지 않고, 도와주고는 했다. 그리고 도와주려는 마음이 들면 확실히 도와줘야 한다.)


아마 회사 생활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3년 반을 보내면서 많은 것을 배우기도 했다. 그리고 감사하게도 조직을 떠나올 즈음의 연말 행사에서는 조직 구성원들이 선정해 주는 상을 받기도 했다. (자랑을 좀 하자면 그 상의 상금 100만 원은 와이프와 상의해서 상 받은 다음 날 전액 좋은 일에 기부했다. 어차피 사람들 도와주고 받은 상이라면 끝까지 다른 사람들을 도와주자는 와이프의 의견이 컸다.)


이미지 출처 - pixabay.com


내가 일을 잘했다, 못 했다를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분명 나는 그 조직에서 계륵 같은 존재이긴 했다. 교육과정 운영에 매주 임직원 대상 특강 운영, 영상 제작까지. 닥치는 대로 시키는 일을 했으니까. 조직 내에서 좋은 이미지를 남겼는지는 모르겠으나, 하나 확실한 것은 나는 그 전임자를 뛰어넘지 못했다는 것이다.


절대 전임자를 뛰어넘을 수 없다면 전임자와 다르게 보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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