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 매장은 매출에 한계가 있다. 한정된 공간, 상품, 운영시간이 존재하는 한 매출은 한계를 보인다. 우리 점포는 회사건물 내 위치하고 있다. 입지 특성상 유동인구가 적다. 주고객은 건물내 상주하는 회사원들이기 때문에 점포를 방문하는 고객수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주변 상권이 획기적으로 변하지 않는 한 편의점을 방문하는 고객의 수는 절대 늘지 않는다.
비단 이것은 우리 편의점만 그런건 아니다. 대부분 편의점이 비슷한 사정일 것이다. 분명 점포를 방문하는 하루 방문자 수는 정해져 있다.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는 편의점 때문에 하루평균방문자수를 깎아내리는 요인은 수없이 존재하지만, 방문자수를 증가시키는 요인은 찾기 어려운게 현 편의점에 실정이다.
그럼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매출을 올릴 수 있을까? 처음 편의점을 오픈 했을 때 생각했다.
'우리편의점은 회사 건물안에 있으니까 매출의 한계가 분명 있을 것이다'
'예를들어 건물내 상주인원이 100명이라고 한다면, 상주인원 전원이 1인당 3,000을 소비하면 하루매출은 30만원이 된다."
'한 사람이 하루에 한 번이상 방문을 하지 않거나, 3,000원 이상의 소비를 하지 않는 이상 하루 매출 30만원을 넘길 수가 없다'
'방문객수를 늘리는 건 쉽지 않을테니 고객 한명이 최종계산을 하는 비용, 즉 "객단가"를 올리지 않으면 버티기가 쉽지 않겠구나'
유동인구가 많은 상권이면 좋겠지만, 유동인구에 한계가 있는 상권은 "객단가"를 올려야만 한다. 객단가를 올리려면 고객이 본래 사려고 했던 물건 외에, 의도하지 않은 물건을 구매하게끔 하기 위한 추가 매출을 올리기 위한 방법을 동원해야 한다. 내가 시도했던 몇 가지 추가매출 전략을 소개해 보겠다.
1. 파라솔 설치
첫 번째는 파라솔 설치이다. 보통 파라솔 1대당 10만원 정도에 추가 매출이 발생한다고 한다. 점포 특성상 파라솔 설치가 쉽지 않다면 어쩔수 없지만, 주변에 크게 방해가 되지 않는다면 적극적으로 활용해 보는게 좋다. 나는 처음에 파라솔 2대만 설치했는데, 점차 늘려서 5대까지 설치했다. 그 이상은 관리하기가 쉽지 않아 더이상 늘리진 않았다.
파라솔을 설치하고 근처 직장인들의 쉼터가 되었다. 식사후나 근무중 쉬는 시간에 음료나 간단한 간식을 먹는 공간이 되면서 고객이 머무는 시간이 길어졌다. 고객들이 파라솔에 머물면서 자연스레 우리 점포 홍보가 됐고, 구매한 상품을 즉시 수용할 공간이 생기면서 구매량이 늘어나게 됐다.
(그러나 편의점 파라솔은 운영하는 게 쉽지 않다. 이용한 자리를 잘 치워주면 좋으련만, 많은 사람들이 쓰레기를 파라솔 위에 다 올려놓고 간다. 바람이 불어서 쓰레기가 이곳저것 흩날리기도 하고, 지져분 하다는 민원이 재기 되기도 한다. 그럴때마다 파라솔을 없애버릴까 하는 생각도 많이 했지만, '이 또한 편의점 업무 중 하나다'라고 마음을 다 잡으면 그냥 버텨왔다.)
2. 번들매대 혹은 추가매대 사용
번들매대나 점포에 도입할 만한 추가매대를 이용한다. 번들매대는 바퀴가 달려서 이동이 가능 매대이다. 나는 번들매대에 매달 괜찮다 생각하는 행사상품들을 진열한다. 예를들어 즉석밥이 온라인 가격보다 저렴하게 판매된다면 즉석밥을 대량주문해서 번들매대에 듬뿍 진열한다.(대량 주문시 판매가 안될 상황을 생각한다. 2.발주편 참고) 괜찮은 행사상품은 발주량을 늘려서 진열하게 되면 고객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도 있고 점포의 마켓팅 효과에도 탁월하다)
추가매대를 이용한다. 나는 와인매대와 양말매대, 작은 크기에 일반매대를 추가 도입했다. 추가매대는 내가 아는 만큼 이용할 수 있다. 나는 가끔 다른 점포를 가보는데 점포마다 매대가 조금씩 다르다는 걸 알았다. 우리 점포에 없는 매대가 다른 점포에는 있는 것이다. 점포를 다니면서 아이디어를 얻어 우리 점포에 도입할 만한 매대가 있으면 본사담당직원에게 얘기해서 매대를 추가해서 사용할 수 있다. 기존에 운영을 안했거나, 했어도 적극적으로 운영하지 안했던 상품을 도입함으로써 상품 카테고리를 늘릴 수 있다. 상품 카테고리가 늘어나면 그만큼 추가매출을 올릴 수 있다.
3. 편의점 3대 행사
편의점에는 3대 행사가 있다. 발렌타인 데이, 화이트 데이, 빼빼로 데이로 나눠지는 편의점 3대 행사는 추가매출을 올리기 좋다. 나는 매년 3대 행사를 발전시켜왔다. 매대 위치를 바꿔보고, 상품 수량을 늘려봤다. 고객이 부담없이 구매할 만한 상품구성을 따로 해보기도 하면서 행사를 발전 시켰다. 3대 행사만큼 추가 매출을 올리기 좋은 것도 없다. 일단 진열만 해놔도 일매출 10~20만원 정도는 추가로 올릴 수 있다.
4. 카운터 앞 공간
대형마트에 가보면 계산대 앞에 작은 매대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 매대에는 초콜렛이나 캬라멜 같은 가볍게 살 수 있는 상품들이 진열돼 있다. 이 또한 마켓팅 방법인데 우리는 무심코 그런 상품들을 집어 계산대에 올린다. 나는 처음 편의점을 운영할 때 최대한 매장을 깔끔하게 하고 싶었다. 그 첫번째가 카운터였는데, 계산하는 공간에 뭐가 덕지덕지 있는게 싫었다. 그래서 운영초반에 우리 점포 카운터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런데 다른 점포들을 보면 카운터 주변에 쉽게 집어갈 수 있는 상품들이 진열돼 있었다. 대표적인 상품이 "천하장사 소시지"이다. 나도 소시지를 몇개 진열해 봤다. 생각보다 잘 팔리는 게 아닌가? 그 후로 카운터에 소시지를 필두로 300~600원 정도 사이에 비교적 값싼 상품들을 진열하기 시작했다. 추가매출을 올리기에 아주 좋은 방법이었다. 500원 정도에 초콜렛은 누구나 손쉽게 집어들기에 좋았다. 그런 상품들을 한 두개만 올려놔도 충분히 추가매출을 올리기에 좋았다. 카운터에서 하루에 만원만 추가매출을 올려줘도 한달이면 30만원에 추가 매출이 발생하게 된다.
한 커뮤니티에서 이런 질문을 본 적이 있다.
"편의점은 점주의 노력만으로 매출을 올릴 수 있을까?"
댓글에 대부분은 No였다. 대부분 편의점 매출을 상승시키는 요인은 "상권"이 전부라고 얘기한다. 나도 이 얘기에는 적극 동감한다. 좋은 상권이란 유동인구가 많은 상권이다. 유동인구가 많다면 분명 우리 편의점을 이용하는 객수도 많을 것이다. 그렇지만 모든 편의점이 유동인구가 많은 좋은 상권에 입점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방법은 단 하나다. "객단가"를 올리기 위한 노력을 해야한다. 고객이 본래 사고자 하는 상품을 넘어 의도하지 않은 상품까지도 구매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곧 추가매출이고 객단가를 올리는 방법이다.
내가 시도했던 방법이 정답은 아니다. 중요한 건 상품을 판매하기 위한 어떠한 노력이라도 해보는 것이다. 내가 의도하고 시도했던 것들이 맞아 떨어져 판매로 이루어진다면, 그것에서 편의점 운영에 희열을 느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