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에 맞게 상품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적정한 재고를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수요에 맞게 적정한 재고를 확보하고 있지 않다면 결국 판매할 기회를 놓치게 되는 “기회로스”가 발생한다. 판매할 상품의 재고를 확보하지 못해 판매를 못하게 되는 것만큼 아까운 것도 없다. 어떤 이유에서든 고객 한 명 한 명을 놓치는 일은 매출을 증가시키는데 악영향을 미친다. 그렇다면 재고관리를 어떻게 해야 될까?
재고관리의 시작은 “발주”이다. 발주는 재고관리의 시작이다. 발주를 통해 상품의 수량을 잘 조절해야 된다. 편의점 본사에서는 각 가맹점들마다의 판매데이터를 다양하게 제공한다. 시간별 혹은 하루 총점포를 방문한 고객수, 시간별 매출, 하루 총매출, 각 상품별 판매수량 등등 객관적인 데이터를 제공한다. 제공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잘 판매되는 상품의 발주량은 늘리고, 판매량이 저조한 상품은 발주량을 줄여야 한다. 이때 개인의 감으로 발주량을 조절하기도 하는데 그것보다는 객관적인 수치를 가지고 발주량을 조절하는 게 좋다.
2. 소비기한 임박상품
편의점에서 재고관리가 어려운 이유는 소비기한 때문이다. 소비기한이 1년 이상 넉넉하거나 소비기한 자체가 없다면 적정재고를 유지하기가 쉬울 것이다. 하지만 편의점에는 소비기한이 짧은 상품이 많다. 편의점에서 주로 소비되는 스낵, 라면은 소비기한이 4~5개월 밖에 되지 않고, 각종 유제품이나 우유등은 길어야 7일이다. 때문에 주판매 상품의 재고를 유지하기가 어렵다.
만약 소비기한 내에 상품을 판매하거나 소비기한이 임박한 상품을 잘 관리할 수 있다면 발주량을 늘려 여유 있게 재고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내가 했던 방법 몇 가지를 소개해보자 한다.
①소비기한 리스트를 만든다.
가장 먼저 상품의 소비기한이 언제까지인지 알아야 한다. 나는 매달 초 소비기한이 당월까지인 상품의 리스트를 먼저 작성한다.
②소비기한 임박상품 관리
예를 들어 소비기한이 4개월인 상품이 2개월이 지났는데도 판매가 되지 않았다면 그 상품은 소비기한 내 안 팔릴 가능성이 많다. 그런 상품은 미리 가격을 할인해서 판매한다. 반면 상품이 판매가 되긴 하는데 판매량이 높지 않은 상품이 있다. 그런 상품들은 소비기한이 임박하 채로 매대에 자리만 차지하고 있게 된다. 매대에 자리만 차지하고 있는 상품은 다른 상품을 판매할 기회를 놓치게 된다. 나는 그런 상품들은 모아놨다가 무료로 고객님들께 나눠준다. 상품을 고객들에게 무료로 나눠주면 많은 경우에 미안해서라도 다른 상품을 하나 더 구매해 준다. 어차피 판매도 안될 거 과감하게 고객에게 나눠주면 점포에 이미지도 좋아질 수 있다.
(편의점은 제한된 금액 내에서 상품을 본사에 반품할 수 있다.)
③정리정돈을 잘한다
기본적으로 상품을 판매대에 진열할 때는 “선입선출”을 해야 한다. 오픈 초기에 선입선출을 제대로 안 해서 과자를 8박스 정도 버렸던 적이 있다. 먼저 입고된 것부터 판매하기 위해서 유통기한이 짧은 것부터 진열을 해서 판매를 하도록 해야 된다.
두 번째는 재고를 쌓아두는 창고 정리가 잘 되어 있어야 한다. 상품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정리가 되어 있어야 한다. 창고 정리가 잘 돼 있어야 넉넉하게 재고를 보관할 공간을 마련할 수 있고, 창고 내에서도 선입선출을 지켜 재고를 관리할 수 있다.
소매업에서 재고관리는 기본 중에 기본이다. 내가 편의점을 운영하면서 느낀 점 하나는 상품을 많이 판매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불필요한 손실을 줄여야 된다는 것이다. 오픈 초기에 발주를 실수해서 소비기한이 한 달 밖에 안 되는 커피 10박스가 들어온 적도 있었고, 소비기한을 체크하지 않아서 과자 8박스를 버린 적도 있었다. 아무리 상품을 많이 판매해서 매출이 높아도 판매하지도 못할 재고를 창고에 쌓아 두거나, 소비기한이 지난 상품을 버리게 된다면 밑 빠진 독에 물만 붓고 있는 것이다. 결국 그것은 마지막에 나에게 빚으로 돌아오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