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의 기록
작년 이맘때쯤엔 결코 예상하지 못했던 삶을 살고 있다.
이 모든 것의 시작은 아들의 예중 입학.
지난 반 년의 기록 중 7월.
2022/7/3
OO이의 기말고사를 앞두고 부부가 모두 시험 준비 체제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혼자 하도록 둬야 하는데, 중간고사 때와 같은 성적이 나올까 싶어 부부가 더 노심초사다.이건 좀 아니지 않은가 싶으면서도, 아들의 현실을 보고 있자니 복장이 터진다.
2022/7/11
학교에 시험 감독 차 다녀왔다. 학기 초 임원 선거에서 남자 아이 하나는 꼭 부회장이 되어야 하는 바람에, 유일하게 후보가 되겠노라 손을 들었던 OO이가 무투표 당선된 업보다. 임원 부모가 뭐라고 괜시리 어깨가 무겁...
3학년 두 개 교실에 배정받아 가니 2학년과 3학년이 반반씩. 거의 40명에 육박하는 아이들이 촘촘히 앉아 시험을 본다. 코로나를 겪으며 우리는 무엇이 바뀌었는가? 가장 안전해야 할 아이들은 왜 여전히 비좁은 교실에서 부대끼고 있는가?아이들 수는 줄어드는 데 학급당 아이들 수는 왜 크게 변하지 않는가?왜 생업에 바쁜 부모들이 학교에 반강제로 불려가 이렇게 시간을 써야 하는가?
비판 회로가 마구 돌아가며 질문이 꼬리를 물었지만, 그럼에도 불구... 아이들의 모습을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어 좋았다. 음악반에는 교실마다 피아노가, 무용반에는 바와 매트가 설치되어 있는 건 새롭게 안 사실. 역시 이 곳은 예술중학교구나! 그럼 미술반에 뭐가 있을까??
2022/7/20
여름방학식.
OO이는 열심히 했다고 했지만 학기말 성적표 위 숫자들은 처참했다.
세상 근심 걱정 따위는 남의 것인 양, OO이는 롯데월드로 직행했다. 콩쿨을 코 앞에 두고도 말이지.
2022/7/23
OO이의 두 번째 콩쿨 도전... 4명의 중학생 중 4등.
약이 될 쓴 열매일지... 그건 알 수 없는 일.
다만, 학교성적도 트럼펫 성적도 어느 것 하나 만족스럽지 않은 이 상황으로 인해 집안 불화가 커지고 있다. 아버지 목소리의 데시벨은 높아지고, 아들의 반항끼는 아슬아슬하게 찰랑댄다.
2022/7/25
아들이 일주일간 캠프에 간다.
우리 개님도 할머니 집으로 고고씽.
온전한 자유를 누려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