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유럽 음악 여행기(1): 비행기표부터 지르기
헝가리에 살고 있는 후배 부부가 여름에 한국에 잠시 들렀다.
"언니 헝가리에 한 번 놀러오세요"란 말이 시작이었다.
헝가리 옆에는 '음악의 나라 오스트리아'가 있지 않은가! 음악가의 길로 나아가고 있는 아들과 한 번쯤은 이 곳에 가리라 마음 먹고 있었던 터라, 이왕이면 후배가 헝가리를 떠나기 전에 가야겠다는 생각이 퍼뜩 스쳤다. 게다가, 아들이 내년에 고등학교에 가면 유럽에 갈만큼의 시간을 낼 수 없을 수 있으니 기회는 중학교 졸업을 앞둔 때가 딱일 터! 고등학교에 합격한다면 축하 여행이 될테고, 불합격한다면 위로 여행이 될 것이다.
나의 로망의 공간, 그리고 아들의 미래를 위한 공간.
그곳에 가기 위해 비행기 티켓부터 알아봐야 한다. 아들이 기말고사를 끝내고 나면 수학여행 외에는 중요한 학교 일정이 없어 보였다. 수학여행 바로 다음날을 출국일로 잡았다. 추위가 한껏 기세를 부릴법한 11월 말이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다. 그래도 그 즈음이면 동유럽 많은 곳에서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린다고 하니 기대가 되기도 했다. 직항이 가능한 일정 중, 헝가리 in - 체코 out이 가장 합리적인 선택인 듯! 일사천리로 결제를 했다.
이제 빼박, 우리는 동유럽으로 간다. 이날부터 나는 틈만 나면 "11월 말에 저는 열흘간 휴가를 갈꺼에요. 아들과 동유럽에 갑니다."라고 회사에 떠벌리고 다녔다. 특히 상사가 있는 자리에서 자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