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알고 보면 교사도 사람입니다
과학에는 질량 불변의 법칙이라는 게 있지요. 그리고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또라이 질량 불변의 법칙이라는 게 존재합니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내가 어느 집단에 새로 가더라도 항상 이상한 사람이 한 명쯤은 꼭 있다는 말이지요. 만일 그곳에 이상한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다면, 내가 그 이상한 사람일 수도 있답니다. 왜 갑자기 이 이야기를 하냐면, 교사로서 학교 생활하면서 분명 불편한 사람 한 명쯤은 만날 수 있기 때문이에요. 저도 그랬고, 많은 지인 선생님들이 겪었기 때문이죠.
안타깝게도 제 이야기를 적으면 누군지 유추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누군지 알 수 없는 제 지인들 이야기로 풀어가 볼까 합니다. 사례를 들으며 혹시 나도 그런 일은 겪지 않았는지 혹은 앞으로 어떤 일이든 생길 수 있으니 대비해야겠다 생각해보시길 바랍니다. 유비무환(有備無患)이라는 말처럼, 항상 대비하면 어려운 일도 걱정 없이 잘 피해 갈 수 있기 때문이죠.
첫 번째 이야기는 학생들에게 이상한 말과 행동을 하는 선생님들 이야기입니다. 어느 한 선생님은 수업 시간에 졸거나 떠들거나 해서 걸린 아이들을 쉬는 시간마다 교무실로 불러와서 줄 세워 놓고 소리를 크게 지르며 훈계하거나 혼냈어요. 의도를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본인은 그것이 교육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어요. 한두 번도 아니고 거의 매 시간 교무실에 아이들을 불러다 놓고 그러니 많은 선생님이 불편함을 느꼈다고 해요.
평소 다른 선생님들과도 대화가 별로 없고, 혼자서 주로 생활하는 모습을 볼 때 사회성이 조금 부족해 보였어요. 그런데 학생들을 회유하는 게 아니라 혼내기만 하니까 학생들도 별로 그 선생님을 좋아하지 않았다고 해요. 학교에서 맺을 수 있는 관계에 있어서 진퇴양난의 형국을 보인 것이죠. 근무하던 곳이 고등학교였는데, 결국 다음 해에 중학교로 내신을 써서 이동했다고 해요. 사유는 부적응이었다고 합니다. 가끔 학교급에 적응하지 못하면 사유를 써서 다른 학교급으로 이동할 수 있거든요. 과연 그게 적응의 문제였는지, 선생님 본인의 사회성 문제였는지는 알 수 없었다고 하네요.
두 번째 이야기는 비슷한 맥락인데요, 조금 더 무시무시한 선생님 이야기를 해볼까 해요. 우리 세상에는 10명 중 4명이 소시오패스라는 말이 있어요. 그런데 이 선생님의 말과 행동을 보면 그 4명 중에 속하는 게 아닌가 싶었다고 해요. 우선 교무실에서 학생이든 교사든 본인이 기분이 좋지 않으면, 막 화를 내는 성향을 가졌다고 해요. 심지어 학생들을 교무실에 불러 놓고 심하게 화를 내며 욕을 했데요.
그래서 학생들은 전교에서 가장 무서운 선생님이 누구냐고 하면, 바로 그 선생님을 지목하곤 했답니다. 물론 선생님들도 비슷한 경험을 했기에 그 선생님과 대화하기를 꺼렸다고 해요. 사실 우리는 누군가 불편한 사람이 있으면 ‘무서워서 피하냐, 더러워서 피하지?’라고 보통 말하죠. 하지만 그 선생님한테만은 예외였나 봐요. 더워러서 피하는 게 아니라 진짜 무서워서 피했다고 해요. 대들고 싸우면 왠지 나한테 칼 들고 와서 죽일 것 같은 기세를 보였다고 해요.
실제 사이코패스 성향과 비슷한 모습을 보였다고 해요. 누군가랑 지낼 때 자신보다 윗사람이거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면 굉장히 잘해주고, 자기보다 아랫사람이거나 별로 도움이 안 되면 무시하거나 욕하며 다녔다고 해요. 실제 사이코패스는 인간관계를 맺을 때 사리분별이 분명하다고 해요. 관계도 곧 수단과 도구로서 활용하기 때문이라고 하죠. 따라서 본인에게 도움이 되느냐 안 되느냐의 문제로 넘어간다고 합니다.
한 번은 그 선생님이 크게 잘 못한 적이 있데요. 그런데 갑자기 허리가 아프다고 조퇴를 신청하고, 계속 몸이 아프다고 하면서 불쌍한 척을 했데요. 실제 사이코패스는 자신에게 불리한 상황이 되면, 동정심을 보인다고 해요. 그 선생님이 하는 행동 모두 사이코패스 특성과 같아서 소름이 끼쳤다고 해요. 그 선생님과 좋은 관계로 잘 지내게 된다면 아마도 삼국지에서 여포와 같은 엄청난 힘을 가진 동료를 얻게 될 테지만, 항상 부하처럼 지내거나 피해를 보면서 살아야 할 거예요.
실제 그렇게 잘 지내던 사람들끼리도 계속 그런 대우를 받으니까 가까웠던 점점 사람들이 하나둘씩 떠났다고 해요. 아마도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되었겠죠. 결국 그 선생님은 외톨이가 되어가다가 나중에는 아프다고 동정심으로 이 상황을 무마하려고 했다고 하네요. 그리고 다행히도 다음 해에 새로 온 선생님들이 오니까 그 선생님들한테 엄청 잘해주면서 환심을 사서 잘 지낸다고 해요. 물론 새로 온 선생님들이 불쌍하긴 하지만, 잘못하면 내가 다치니까 도움을 주기가 꺼렸다고 해요.
지금까지 아이들과 혹은 선생님들과 잘 못 지내는 선생님 이야기를 해보았는데요. 이번에는 관리자인 교감 선생님 혹은 교장 선생님한테 예의를 갖추지 못한 선생님들 사연도 있어요. 학교에서는 교사라면 연가를 쓰는 사유가 분명하지 않으면 어려운 상황이 많아요. 물론 중학교 고등학교에 근무한다면 수업해야 하니까 더욱 연가 사용이 어렵죠. 물론 연가라는 제도는 필요할 때 쓸 수 있는 선생님들의 권리가 맞아요. 하지만 악용하면 그게 과연 옳은 일인가 하는 의문이 듭니다.
어느 학교에서는 연가를 자신이 원할 때 마음대로 쓰는 선생님이 있었다고 해요. 담임교사인데도 몸이 조금만 아파서 연가 써서 안 나왔다고 해요. 거기까지는 이해할 수 있었는데, 연휴기간에 연가를 붙여서 가족과 해외여행을 다녀올 계획을 세운 적이 있었나 봐요. 해외여행의 경우에는 학교장 결재가 있어야 하기에 허락을 받으러 갔데요. 근데 학기 중에 가족과 해외여행을 간다고 연가를 쓰겠다고 하면 어느 누가 허락해줄지 모르겠어요. 비록 관리자는 아니지만, 상식선에서 생각해봐도 그건 좀 아닌 것 같아요.
그런데 그 선생님은 이미 비행기 표도 구해놓았고, 선보고 가 아닌 후보고를 하러 갔던 거죠. 당연히 교감 선생님과 교장 선생님은 허락하지 않았어요. 학생들에게 피해 주고, 다른 선생님들이 보강을 들어가야 하니 그것도 피해를 주는 일이라 허락할 수 없다고 했다네요. 그랬더니 화를 내면서 위약금을 물어야 하니 피해보상을 하라고 하더래요. 어이가 없지 않나요?
그런데 이 사건을 종결시키기 위해서 교장선생님께서 개인 사비로 위약금을 물어주고 끝내려고 했데요. 그랬더니 가족들도 못 가게 되었으니 가족들 비용까지 지불해달라고 하더래요. 정말 세상에는 이런 또라이는 없다고 생각했다고 해요. 거기까지는 해줄 수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더니, 그냥 한번 혹시나 해서 물어봤다고 하며 꼬리를 내렸다고 하네요.
실제 위약금이 있는지 아닌지도 모르겠어서 여행사에서 영수증을 분명히 받아서 달라고 했는데, 계속 이런저런 핑계를 대면서 주지 않더래요. 하지만 계속 물고 늘어지면 괜히 마음만 상하고, 다른 또라이 짓을 학생들에게 혹은 다른 선생님들한테 할까 봐 그냥 거기서 끝냈다고 합니다. 이야기를 듣기만 해도 답답해 미칠 노릇이죠?
비록 이렇게 세 가지 이야기를 예로 들었지만, 사실 더 이해되지 않는 이야기가 있을 거라 생각해요. 다만 한 가지만 생각해보셨으면 좋겠어요. 적어도 상식선에서 이해가 되는 말과 행동을 하는 게 어떨까 고민했으면 좋겠어요. 주변에서 나를 피하는 느낌이 든다면, 좋은 방향으로 변화하려고 노력할 필요도 있다고 생각하고요. 물론 주변에 이상한 사람이 있다고 느껴지면, 조심히 잘 지내도록 노력도 필요하고요.
근데 그거 아세요? 사이코 패스인 걸 알게 되면 절대 싸워서 이기려고 하지 말래요. 그들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우리를 이기려 하기 때문이래요. 가장 현명하게 대처하는 방법은 ‘피하는 게 상책’ 전략을 실천하는 거라고 합니다. 부디 선생님들의 학교 생활에 안전과 평화가 깃들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