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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연처럼 Dec 24. 2022

장례 문화의 변화

오늘 하루 살아있음에 감사하자

얼마 전 함께 일하는 이 대표 아내의 죽음 소식을 듣고 목포를 다녀왔다. 유방암으로 오랜 투병 끝에 50세의 한창나이에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했다. 최근 갑자기 악화한 아내의 병세로 이 대표의 얼굴이 많이 상한 모습을 보니 더욱 애잔하다. 또한 아직은 엄마의 죽음이 실감 나지 않을 아들들과 딸이 얼떨결에 손님맞이 인사를 하기는 하나 얼굴엔 슬픔이 가득하다. 특히 아직은 엄마의 돌봄이 필요한 사춘기 중학생 막내의 얼굴이 더욱 안타깝게 보인다.


오늘따라 내리는 저녁 비는 우리의 마음을 더욱 슬프게 한다. 이 대표의 아내는 집안의 막내여서 부모님 모두 80대 90대로 아직 생존해 계신다고 하니 부모들과 형제들 모두 얼마나 마음이 아프실까? 누구나 한번 세상에 태어나면 죽어야 한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지만, 장례식을 찾을 때마다 느껴지는 숙연함은 어찌할 수 없나 보다. 내일 화장을 하고 선영으로 간다고 한다.


우리가 기차를 타거나 자동차로 도로를 지나다 보면 산기슭 양지바른 곳엔 언제나 무덤이 자리 잡고 있다. 예로부터 죽음에 대한 예가 남달랐던 유교 전통에서 가족 중 누군가의 죽음이 닥치게 되면 어김없이 터를 잡은 곳으로 운구하고 묻히곤 했다. 하지만 인구가 많고 국토가 좁은 이 나라에선 최근 시대의 변천에 따라 장례 문화에서도 많은 변화가 오고 있다. 우리와 가까운 나라들의 장례 문화는 어떨까 궁금했다.


미국은 영토가 매우 넓어 일반적으로 나무 관에 시신을 안치하여 무덤을 만들어 봉분을 쌓아 시신을 땅에 묻는 매장 문화를 선호한다. 과거 원주민들은 유럽 대륙에서 건너온 화장 문화에 매우 반발하여 매장을 먼저 선호했다. 최근 미국도 인구가 급격히 늘어남에 따라 화장 문화를 장려한다고 한다.


중국은 근대 시대부터 인구의 폭발적인 증가로 국토 문제가 심각해져서 중화민국 시기와 현재 중화인민공화국에서는 화장을 장려하고 있으며, 문화 대혁명 시기에 화장을 법으로까지 정하므로 시신을 매장하는 문화가 거의 사라지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중국 정부에서는 전통적인 매장 방식 장례가 지속해 묘지 면적이 급증하고 심각한 묘지난까지 발생하면서 화장 문화를 적극 확산시키고 있다.


일본은 섬나라였던 탓에, 시신을 매장하는 데 땅이 좁았다. 그리하여 일본은 중국으로부터 불교를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화장을 선호하게 되었다. 하지만 왕족들과 귀족들 같은 부유층들은 화장 문화가 매우 사악하다고 판단하여, 화장을 꺼리기도 하였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이 일본은 땅이 좁아 매장할 수 없었고, 결국 차선책으로 수정 또한 선호되었다.


우리 한국은 상갓집에서 죽은 시신을 둔 채 밤새도록 화투를 치며 유족을 위로하던 일들이 병원의 장례식장이나 전문 장례식장으로 옮겨간 지 오래고 이것 역시도 코로나 팬데믹 여파로 예전보다는 많이 간소화된 것 같다. 시간이 갈수록 앞으로의 장례 문화도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이전의 유교 의식이 많이 쇠퇴하고 토지 부족 때문인 인식의 변화로 화장 문화가 점차 확산하고 되고 있다. 


그리고 봉안당에 모시지도 않고 화장 후 수목장으로 조성된 산에 뿌려지기도 하고 아예 살아생전 화장 후 바다나 강에다 그냥 뿌려 달라는 고인의 유언을 실천하기도 한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죽음은 현실이고 너무 가슴 아픈 일이다. 지난날 함께했던 행복했던 시간을 추억으로만 남겨야만 한다. 가끔은 불현듯 생전의 모습이 생각이나 울적하게 하기도 할 것이다.


언제나 이런 초상집을 다녀오며 느끼게 되는 것은 죽음은 항상 내 곁에 와 있음을 느끼게 된다. 오늘 하루 살아있음을 감사하고 의미 있는 하루를 보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점이다.

한동안 이 대표의 가족들이 슬픔에서 헤어 나오기 힘들 것이다. 흘러가는 시간 속에 일상을 회복하길 기원한다.

성서 전도서 7:2 "초상집에 가는 것이 잔칫집에 가는 것보다 나으니, 그것이 모든 사람의 끝이기 때문이다. 살아있는 자는 이것을 마음에 새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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