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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 정치세력화, 사회복지 정치세력화에 관한 소고

by 안해성

최근 시민사회와 사회복지 실천 현장에서 중요한 화두로 부상하는 것은 정치세력화의 필요성이다. 노동의제와, 사회복지의 정책 의제가 단순히 현장의 요구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 의제로 전환되어 공적 논의와 제도적 변화로 이어지는 과정이야말로 정치적 공간의 역할이며, 정치세력화의 목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그 방법론에 관한 논의이다. 현장에 있는 사람을 정치인으로 만들면 이 모든 것이 이루어질까? 개인적으로 우리의 정치세력화가 처절히 실패했거나 실패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이러한 사고방식이라고 생각한다. 노동자의 정치인은 김문수요, 사회복지의 정치인은 나경원이다. 우리는 눈으로 똑똑히 봤다.


해답은 어디에 있을까? 그 해답은 누군가를 정치인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정치적 공간으로 정치인을 등 떠미는 것이다. 김창환의 말처럼 지난 몇 십 년 동안 우리 사회가 보수화 되어왔다면 우리는 프레임을 바꾸려는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우리의 정치적 공간, 정치가 있는 공간으로 정치인을 끌어들여 우리의 의제를 가져갈 수밖에 없게 하는 것, 그런 것에 가장 가까운 것은 아무래도 장혜영이 대표로 있는 망원정x가 시도하고 있는 정치단체의 모습이 아닐까 싶다.


“망원정x는 인간다운 삶을 위한 정치적 대화가 있는 시공간입니다.”


사회복지의 가치는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면, 사회복지적 가치로서의 정치의 모습 또한 이러한 의제를 이어나갈 수 있는 힘을 잃지 않는 것, 계속해서 추구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복지국가의 기준이 없는 것이 지속적인 노력을 통한 인간다운 삶의 영위이기 때문인 것처럼 정치적인 영역에서의 사회복지적 의제 또한 마찬가지다. 여기에서 말하는 사회복지적 의제는 단순한 복지 수혜나 복지 동정과 같은 것이 아닌, 인권적 사회권적 가치를 포함한 모든 권리의 수호를 의미하는 것이며, 이러한 것을 지켜나가려는 일련의 노력일 것이다.


우리에게는 위대한 지도자가 필요한 것이 아니다. 세상을 바꿀 정치가 필요하고, 세상을 바꿀 민주주의가 필요하다. 그리고 이 가운데에는 정치적 의제를 이어나갈 수 있는 공간의 창출과 탈정치화된 공간을 정치화할 수 있는 공간의 창출일 것이다. 우리에겐 대화가 필요하고, 우리에겐 치열한 논쟁이 필요할 것이다.


우리는 인간다운 삶을 이룩하기 위해 한걸음도 물러나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더군다나 정치적 혁신 또한 필요하다고 여겨진다. 아직 한국은 민주주의 국가가 완성되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한국인들의 선거는 관료독재를 통솔할 권력자를 뽑고 마음껏 욕하다가 나중에 못한 사람처럼 매도하거나 감옥에나 가는 사람을 뽑는 것에 그친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거대양당 체제의 딜레마다. 정치적 의제가 사라진 정치가 이어지고 있다.


과거에 비해 잘 살게 된 현실에서 우리는 어떤 사회적 의제가 있는 정치적 공간에 정치인을 끌어들일 것인가, 어떻게 끌어들일 것인가. 일례로 지역사회운동이나 정치지지 운동과 같은 것이 있을 수도 있겠다. 사람이 아니라 의제가 앞에 나설 수 있게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2025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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