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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치 Apr 07. 2021

독거의 첫 단계, 부동산 가기

 혼자 살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바로 ‘집’ 이다. 이사만 5번 다녀본 경험을 쌓아 집 볼 때 꼭 해야 할 일을 정리해서 메모장에 저장해두었다.


1.    창문 열어 보기

집에 들어가서 가장 먼저 하게 되는 일은 방의 구조나 얼마나 깔끔한지 정도만 파악하기 쉽다. 하지만 막상 살다 보면 지나치게 습하거나 바람이 하나도 들어오지 않아 건조할 수도 있다. 미리 파악하는 방법은 창문을 열어보는 것이다. 방을 둘러보는 동안 바람은 잘 통하는지, 앞 건물이 얼마나 가까운지 등을 봐야 한다. 개인적으로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채광이다. 훤한 대낮에 집에 들어갔는데도 불을 켜야 한다면 채광이 그리 좋지 않은 편에 속한다. 나처럼 채광을 중요시한다면 꼭 낮에 집을 보러 가는 것을 추천한다.


2.    외벽 두드리기

지친 하루를 마무리하고 포근한 침대에 누워 잠이 들려는 순간, 옆집에서 통화 소리가 들린다. 큰 소음이나 노랫소리도 아닌 말하는 음성이 들린다면 방음이 심각하게 안 되는 집인 것이다. 생각만 해도 스트레스인 층간 소음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려면 외벽을 꼭 두드려야 한다. 벽을 주먹으로 쳤을 때 가벼운 텅텅 소리가 난다면 콘크리트가 아닌 가벽이다. 집을 보러 갈 때, 부동산 중개인에게 콘크리트인지 아닌지 여쭤보는 것도 좋다.


3.    옵션을 잘 보자

전 세입자의 물건인지 아닌지 꼼꼼하게 물어보는 게 좋다. 그리고 기본 옵션이라고 해도 너무 오래되거나 필요 없는 물건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을 수도 있다. 중개인이나 집주인에게 몇몇 옵션은 빼도 되는지 미리 물어보는 게 좋다. 그리고 혹시 자신이 오래된 통돌이 세탁기가 아닌 드럼세탁기를 꼭 써야만 한다면 그것 또 한 꼭 체크 해야 한다. 간혹 집에 에어컨이나 냉장고가 없는 집이 있다. 당연히 있겠지 하고 계약을 덜컥했다가 한여름에 땀을 뻘뻘 흘리며 하루를 보내야 하거나 편의점 음식으로 때워야 하는 불상사를 겪지 않으려면 꼭 확인하자.


4.    물 내려보기

수압이 약하지 않은지는 꼭 확인해야 한다. 처음엔 수압이 약한 것을 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 수 있지만, 매일 시냇가처럼 잔잔하게 흐르는 물에 샤워하게 된다면 생각이 바로 달라질 것이다. 그리고 웬만하면 샤워기 헤드를 새로 사서 바꿔주는 것을 추천한다. 이미 많은 사람이 사용한 샤워기이기 때문에 알게 모르게 세균이 감염되어 있을 수 있다.

또 한 가지는 배수구에 물이 잘 내려가는지다. 화장실 변기도 내려보고 물을 오랫동안 틀어놓고 잘 내려가는지 확인하는 게 좋다. 확인하는 김에 하수구에 악취가 나진 않는지도 꼭 확인하는 것을 권장한다.


5.    택배 및 쓰레기 분리수거 관리

계약 전, 집주인을 만난다면 꼭 물어봐야 한다. 건물에 분리수거나 택배 관리가 원활하게 정리되지 않은 곳이 상당하다. 따로 분리수거를 하지 않고 그냥 일반 쓰레기에 넣으라는 집주인도 종종 있다. 이건 환경 문제는 물론이고, 관리되지 않은 쓰레기들이 악취를 내며 바퀴벌레들을 유인할 수도 있기 때문에 짚고 넘어가야 한다.


6.    주변 소음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나의 첫 집은 번화가에 위치했기 때문에 소음에 매일 시달리며 살아야 했다. 내가 계약 하려는 건물 주변이 번화가는 아닌지, 또 반대로 너무 조용하고 음침하지 않은지 꼭 확인해야 한다.


집을 구하는 것은 생각만 해도 어렵고 긴장된다. 여러 가지 조건을 맞추다 보면 한 번에 집을 구하는 건 어렵기 때문에 때로는 서러워지기도 한다. 당연한 어려움이라고 생각한다. 4계절이 지나는 동안 매일 거주해야 할 공간인 만큼 더 어렵고 신중하게 살펴야 한다. 한 동네의 부동산도 여러 곳 가보고 또 여러 동네를 살피며 한 달 이상 준비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 어른들과 함께 가는 것이 가장 좋지만, 그럴 수 없다면 친구라도 꼭 함께 가서 분업하여 집을 살펴야 한다. 절대 혼자 가지 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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