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안전 책임사회]
나는 현재 수도권의 한 작은 빌라에서 살고 있다. 내가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바로 안전 만족도인데 그 점에 비춰보면 지금의 내 주거환경의 안전 수준에 매우 만족하고 있다.
일단 아파트에 비해 사람이 많지 않고 빌라 사람들끼리 교류가 있으며 살고 있는 층도 상대적으로 대피가 용이한 2층이라서 좋다.
내 성격인지, 아니면 소방관이라는 직업 때문인지는 몰라도 나는 사람이 많은 곳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사람의 숫자와 사고가 대체로 비례한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결혼하고 신혼 때 잠시 아파트에 살아 본 적이 있었다. 하지만 삶의 불안감 지수는 꽤 높았다. 누군지도 모르는 아파트 단지의 이웃 사람들, 그리고 끊임없이 드나드는 외부 사람들을 배려해야 하고 또 경계하는 일은 적잖이 신경 쓰이는 일이었다.
한편 공동생활이라는 시스템은 서로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준수해야 할 무수히 많은 원칙들을 양산해 내고 있어서 피로감을 가중시켰다.
쓰레기 배출, 엘리베이터 사용, 층간소음, 청소, 주차, 택배, 그리고 각종 크고 작은 범죄와 무개념 이웃 속에서 내가 편하려고 사는 것인지 아니면 불편함 속으로 내가 스스로 찾아 들어온 것인지 혼란스러울 정도였으니 말이다.
예전 서울 구로소방서에서 근무했을 때가 생각난다. 한 아파트에서 자살소동이 있어 경찰과 함께 출동한 적이 있었는데 이 사람은 술만 마시면 도시가스 밸브를 열어 놓고 연결된 고무호스를 가위로 자르겠다고 습관적으로 행패를 부리는 사람이었다.
당연히 같은 층 옆집 주민의 불안감은 높을 수밖에 없었다. 그날도 무슨 일이 났는지 확인해 보려고 문을 열었던 아저씨는 자살소동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는 하소연을 하기 시작한다. 한 달에 한 번 꼴로 저렇게 사람들을 위협하니 불안해서 살 수가 없다며 이미 부동산에 집도 내놓은 상태라고 한다.
아파트라는 집합 건물 자체가 위험하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오히려 입지조건이나 보안. 시설관리 면에서 보면 대단히 쾌적하고 편리하다. 하지만 아파트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기심, 안전에 대한 무지함, 남을 배려하지 않는 위험하고 때로는 무질서한 상태를 경계하자는 것이다.
지금 내 주위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안전 수준은 어떤가? 그것을 알아야 위험성(Risk)을 회피(Avoidance)할 것인지 아니면 관리(Management)할 것인지 계획을 세울 수 있을 것이다.
당신의 이웃은 정말 안전합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