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덩어리들

[2024 강원 청소년동계올림픽대회 참가기]

아직은 여드름이 맺힌 엣띤 얼굴의 미국 선수들이 한 자리에 서 있다. 음악을 들으며 서로 웃고 장난치는 모습은 여느 10대와 다르지 않다.

하지만 이들은 곧 미국을 대표하는 선수로 성장할 것이며 이번 올림픽을 어떻게 치르느냐에 따라 엄청난 몸값을 받는 선수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예선전에서는 긴장한 탓인지 체코에 패해 분위기가 좋지 않았는데 결승전에서는 무려 4대 0이라는 스코어로 체코의 코를 납작하게 눌러 버리고 청소년동계올림픽대회 금메달리스트가 되었다.

문득 앞으로 이들이 얼마나 많은 돈을 버는 선수가 될지 궁금해졌다. 미국의 4대 스포츠라고 알려진 NBA, MLB, NFL 그리고 NHL. 하지만 NHL은 다른 종목에 비해 연봉이 다소 적은 편이다.

예를 들면 2023년을 기준으로 NBA에서 뛰고 있는 데미안 릴라드가 $66,887,020, NFL 조 버로우가 $55,000,000, 그리고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일본 스타플레이어 MLB 오타니 쇼헤이가 $70,000,000 정도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토론토 메이플 리프스에서 뛰고 있는 NHL를 대표하는 스타 오스톤 매튜스는 $11,500,000를 받아 금액으로만 보면 다른 종목에 비해 현저하게 적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포츠 시장과 비즈니스의 중심인 미국에서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한 차세대 스타들의 인생은 마치 고속도로 위를 달리는 것처럼 탄탄대로가 놓여 있다. 앞으로 그들이 받게 될 연봉은 일반인들에게는 상상도 못 할 액수일 것이며 그들은 곧 뉴스와 신문 지면을 장식할 것이고 지금과는 훨씬 다른 모습으로 성장할 것이다.

시상식을 마치고 시작된 도핑검사가 자정이 넘어서야 끝났고 도핑관리실에 배정된 차량으로 한 미국선수와 관계자들을 목적지까지 바래다주었다.

조심히 가라며 가벼운 포옹으로 인사를 나눴다. 치열했던 경기 때문이었는지 기분 좋은 땀냄새가 난다. 그 냄새가 나중엔 돈 냄새로 바뀌지 않을까 하는 장난스러운 생각이 든다.

훗날 그들의 성공의 한 과정에 내가 잠시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약간 거드름을 부리며 이야기꽃을 피울 수 있는 하나의 에피소드 정도는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