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강명. <책 한번 써봅시다>
오늘은 약간의 착각 덕분에 장강명 작가의 책을 두 권이나 연달아 읽게 되었다.
오랫동안 신문기자로 활동하다가 작가의 길로 들어선 그는, 이미 여러 독자들에게 이름이 익숙하다. 『한국이 싫어서』, 『댓글부대』, 『우리의 소원은 전쟁』처럼 우리 사회의 불편한 진실을 직시하게 만드는 작품을 꾸준히 써온, 말 그대로 ‘작가다운 작가’다. 그래서일까, 그의 글을 읽을 때면 언제나 ‘이 사람은 자기 손으로 자기 자리를 만들어온 사람’이라는 확신이 든다.
이번에 손에 든 책은 밀리의 서재에서 발견한 글쓰기 지침서 『책 한번 써봅시다』였다. 보통의 글쓰기 책들이 “많이 읽어라”, “매일 써라” 같은 추상적인 격언에 그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달랐다. 장강명 작가의 문장은 몽당연필처럼 짧지만 단단했고, 구체적이었다. 독자의 손을 꼭 잡아끌며 “이렇게 해보라”고, 실제로 따라 할 수 있는 방법을 하나씩 건네준다.
그는 말한다.
확실한 분량을 정해두고, 자신감을 가지고 끝까지 써내려가라.
그다음엔 퇴고와 피드백을 두려워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활용하라.
모르는 분야를 쓸 땐 인터넷 검색에만 기대지 말고, 그 현장을 살아가는 사람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라.
책장을 넘기다 보면, 한 편의 충고가 단순한 기술을 넘어 ‘글을 쓰는 태도’를 가르쳐주고 있다는 걸 깨닫게 된다. 글쓰기란 종종 혼자만의 싸움처럼 느껴지지만, 장강명 작가는 이 책을 통해 “혼자서도, 그러나 혼자가 아니게” 만들어준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글을 쓰는 일이 막막하고 불가능하게만 느껴질 때, 누군가 내 손에 몽당연필을 쥐여주며 “이걸로 시작해보라” 말해주는 장면을 떠올렸다. 그것은 거창한 도약이 아니라, 아주 작은 한 줄에서 시작하는 용기였다.
『책 한번 써봅시다』는 작가 지망생에게만 필요한 책이 아니다. 쓰는 일에 뜻이 없더라도, 내 생각과 마음을 조금 더 단단하게 표현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의 문장을 곱씹으며 배울 수 있다. 그것은 단순히 글을 잘 쓰는 법이 아니라, ‘내 이야기를 세상에 건네는 방법’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