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필락시스, 그 후 - 2
아나필락시스 이후 3일 동안 출근을 하며, 회사의 8시간 근무를 버티기 힘든 몸상태임을 알게 되었다. 크게 어려운 일을 하지 않더라도 섭취하는 음식물이 제한적이고 체력도 많이 떨어져 있는 상태여서 피로함이 매우 쉽게 몰려왔다. 결국 회사에 알리고, 관련 진단을 받아서 병가를 쓰기로 했다.
병가를 사용하는 절차는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월급쟁이가 아프다고 회사를 쉬겠다는 게 어디 쉽겠는가. 필요한 서류를 준비하고 승인받는 과정이 여간 까다로웠다. 그럼에도 그런 절차를 거치더라도 쉬면서 안정을 되찾는 시간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되었다.
아나필락시스 직후에는 새우가 식재료로 직접 사용된 음식뿐만 아니라, 새우의 혼입가능성이 있다면 절대로 섭취하지 않았다. 이후에는 점점 섭취가능한 음식물의 범위를 늘려갔다. 새우가 사용된 같은 제조시설에서 생산된 식품부터 먹어보았고, 먹어도 괜찮다는 것을 서서히 경험했다.
그렇게 병가 기간은 나의 몸과 마음에 안정을 찾는 시간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