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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새우 알레르기가 있습니다.

아나필락시스, 그 후 - 3

by 몽글


자기소개가 바뀌었다. 새우 알레르기로 인해 아나필락시스를 겪은 뒤로는 혹시 모르는 사태를 대비해서 '저는 새우 알레르기가 있습니다.'라고 꼭 언급을 한다.


회사에 출근해 가장 먼저 챙겨야 하는 일도 추가되었다. 회사 식당의 영양사분에게 연락해 새우가 포함되었거나 혼입가능성이 있는 메뉴를 묻는 일이다. 매일 귀찮을 텐데 기꺼이 도와주시는 영양사분이 참으로 감사했다.


알레르기 에피소드를 주변에 알리고 나서, 생각보다 내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알레르기 증상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본인, 배우자, 가족, 주변 지인 등 에피소드도 다양하고 알레르기의 원인도 다양했다. 내가 접했던 얘기 중에서 가장 안타까웠던 것은, 회사 동료의 아이에게 달걀 알레르기가 있다는 것이었다. 이제 어린이집을 다니고 있는 어린아이인데 달걀 알레르기라니... 아이들 입맛이 없다고 칭얼대면 달걀 프라이 하나 해서 밥에 얹어 간장에 슥슥 비벼 먹일 수도 있을 텐데, 그 아이는 그럴 수 조차 없는 것이다. 음식물에 기인하는 알레르기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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