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식적인 시선, 당신은 인종차별주의자입니까?

진정한 인종차별은 누구로부터 시작하는가

by LouisKurts

평소 쓰고 싶은 글도 많고 하고 싶은 말도 많은 편이지만 생각을 정리할 때 나는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주로 돌려 들어본다. 이를테면 뉴스를 보는 경우도 많고, 기사나 칼럼 등을 찾아 읽기도 하는데 요즘의 관심사는 불특정 다방면의 자료에서 얻는 편인데, 요즘은 유튜브에서 구미 당기는 소재를 자주 찾는 편이다.


어린 시절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와 각종 좋은 지식은 책으로부터 시작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내가 경험해보지 못한 특별한 경험과 이야기를 책으로부터 얻고 자신의 경험화 해 나의 인생에 반영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동의했다. 그러나 요즘은 책뿐만이 아니라 좋은 지식을 쌓을 수 있는 플랫폼은 무궁무진하다.


등산을 하며 마치 오디오처럼 켜 두고 귀에는 블루투스 이어폰을 꽂고 왕복 3시간이 훌쩍 넘는 거리를 듣기 시작한다. 평소에는 꼭 영상과 함께 봐야 흥미를 유발하지만 등산할 때만큼은 귀로 듣는 오디오 정보를 훨씬 선호하기 때문에 아무 생각 없이 눈과 귀에 집중하며 등산을 하기 시작했다. 오디오에 문득 인종차별이란 단어에 대해 이야기가 나오고 흥미를 돋우기 시작했다.


마치 무언가에 꽂혀 다급히 메모를 하며 인종차별에 대한 관련 검색을 다급히 시도했다. 하나라도 얻은 이야기를 흘려보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우리 사회에 만연히 펼쳐져 있는 인종차별과 관련된 이야기는 겪어보지 못했다면 꼭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던 참이었다. 인터넷을 통해 검색하자 무궁무진한 사례들이 나오고 터무니없는 상황도 많이 보이기 시작했다. 분노하며 읽기도 수차례, 황당해서 이게 진짜야? 하면서 읽기도 하면서 뜻밖에 경험해보지 못한 일들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글은 어디까지나 인종차별에 대한 주관적인 생각임을 미리 밝힌다.








올해 초,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항공사 중 하나인 KLM은 고개를 숙였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유래는 중국이지만 이와 근접한 국가인 한국에서 발발된 것이나 다름없으니 당사의 화장실을 이용함에 있어서 제제를 가하겠다는 팻말을 화장실 입구에 붙였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승무원 화장실과 고객용 화장실은 구분할 것이며 별개 운영한다."라는 문구는 한국 승객들을 분노하게 만들었다. 이 같은 이슈가 거듭 불거지자 결국 KLM 대표와 한국 지사장이 나서며 여론 진압을 시도했다.


"이는 항공기 승무원에 의해 이행된 행동이며 KLM 내부 정책과는 무관하다. 또한 이는 한글로만 이뤄져 있었고 이에 따라 승객의 항의가 지속되자 사과를 한 뒤 정정하였다. 허나 이 같은 실수가 가볍지 않은 실수임을 인정한다."는 사과의 메시지를 건넸고 이에 따라 해당 메시지를 게재한 승무원은 경영진과 별도 면담까지 진행하여 철저하게 조사하겠다고 언급했다.


쉽게 접하지는 않지만 이따금씩 발생하는 사례다. 간헐적으로 몰지각한 이들에게서 나오는 행동이 한 기업의 일원으로서 일하면서 이와 같은 행동을 했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많은 사람들이 분노를 했고 서로의 이야기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이 사회에 이토록 인종차별은 만연하게 깔려 있다며 언급했고 코쟁이니, 미국인들은 몰상식하다. 유럽인들도 동일하고 자기들은 생각도 없는 행동도 많이 하면서 왜 저렇게 인종차별을 하는지 모르겠다는 등의 의견을 쏟아냈다. 어떤 경우는 그 이상의 심한 비하 발언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런데 조금 이상했다. 나 역시도 호주 생활을 했었지만 이와는 조금 달랐기 때문이다.


물론 2010년대 초반 내가 호주 워킹홀리데이를 처음 시작했을 무렵 속설처럼 떠도는 이야기가 있었다. 호주에는 대표적인 인종차별이 있는데 만일 자동차 사고가 나면 인종에 따른 우선순위가 있었다.


백인 여자 > 백인 남자 > 흑인 여자 > 흑인 남자 > 황인 여자 > 자동차 > 강아지 > 황인 남자


처음 듣고는 너무 황당해서 마시고 있던 물을 내뿜었다. 그렇다면 황인 남자는 자동차 사고가 나더라도 무조건 가해자라는 의미가 아닌가? 꼭 그렇진 않았겠지만 그 이후로는 길을 건널 때도 더 유심히 주변을 둘러봤고 어떻게든 사고가 나지 않은 채 한국에 돌아가기 위해 조심했다.


그러나 소문과는 달리 받는 대우는 조금 달랐다. 영어를 일절 못한 채 호주 생활을 하고싶었기에 한국인들이 많이 머물지 않는 곳을 찾았다. 호주 서남부 끝자락의 정말 호주인들만 살던 곳에서 홈스테이를 시작했었다. 홈스테이 맘은 매일 저녁 학원을 다녀오면 나를 불러다 앉혀놓고는 마치 아이를 가르치듯 하나씩 질문을 던져주셨다. 거의 한 시간 가량 질문을 해주셨는데 어렵지 않게 또박또박 발음해주면서 내가 최대한 이해 하도록 도와줬다.


"How was your day?"라던지, "what did you do today?"라던지 간단한 질문을 던져주시면서 내가 말할 수 있는 환경을 최대한 만들어줬다. 어눌한 발음과 모자란 어휘였지만 말하려는 내 모습이 가상했는지 조금씩 시간을 할애해 주셔서 너무나 감사했다.


그뿐 아니라 식당을 갈 때도 불쾌하거나 무례하게 한 이 하나 없었고 대부분 오히려 밝게 인사를 해주었다. 당시 20대 초반의 나이였음에도 외국인들에게는 동양인이 조금 더 어리게 느껴졌던 탓인지 고등학생 정도로 보고서는 과잉 친절을 베풀어주시는 덕에 많은 혜택도 봤다. 그 나이 때는 많이 먹어야 한다면서 음식도 더 챙겨주셨고 외국에서 온 어린아이가 싱글벙글하면서 돌아다니니까 신기하셨는지 먼저 말을 걸어주신 케이스도 꽤 됐다.


다만 잡을 구할 때는 달랐다. 아무리 열심히 설명하고 나 자신을 어필하려 발품을 팔아도 지금은 사람을 구하지 않는다면서 거절도 많이 당했었고, 우리 카운터나 기타 업무에 활용하기에는 조금 어려울 것 같다면서 난색을 표하신 경우도 많았다. 그때는 정말 내가 인종차별이라고 생각할 정도였으니, 나는 여기서 직업도 구하지 못한 채 정말 농장이나 공장으로 가서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 나오는 것이 아닐까 싶어 혼란도 많이 겪었다.


그러다 아이스크림이 너무 먹고 싶어 우연히 대만 친구와 들르게 된 Hungry Jack's라는 햄버거 가게에 들렀을 때 대만 친구와 이것저것 한참 얘기하다가 여기도 서류 내볼까 말까? 하면서 한참을 고민하다가 결국 매니저를 불러달라며 직원에게 부탁했고 진심이 통했는지 일을 구할 수 있게 되었다. 영어를 많이 사용하는 포지션은 아니었지만 오히려 그 편이 맘이 편했다. 아직 서툰 영어가 마음에 걸리기도 했고 조금 더 능숙해지기까지 시간이 필요했기에 서서히 바뀌어나가고 싶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건대, 그 당시는 인종차별이 아닐까 싶었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인종차별 주의자라기보다는 언어가 서툰 20대 청년을 고용할 수 없던 고용주의 입장이라고 보는 게 맞았다. 나 같아도 말이 서툰 외국인 유학생을 데리고 와서 아르바이트를 시킬 수는 없을 것이다. 지극히 영어를 많이 사용하지 않는 포지션이었기에 잡을 구할 수 있었던 나도 운이 작용한 셈이다.


오늘만 하더라도 세 번의 다른 영상을 두루 찾아본 영상이 있는데 '반기문 사무총장'의 21세기 명연설 중 하나로 꼽히는 사무 총장직 수락 연설에 대한 연설이다. 과거 몇 년 전에도 보고 감명받아 몇 번이고 되돌려 봤던 영상이었다. 처음 영상을 접했을 때 호주 생활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와 학생으로서 지내고 있을 무렵이었다. 동양인임에도 불구하고 세계의 대통령이라 칭송받는 UN 사무총장직을 맡는다는 것도 실로 대단했고 그 단상 앞에 서서 대단한 어투로 위엄 있게 말하는 모습에 매료되었다. 무엇보다 내 의사를 정확하게 표명할 수 있고 힘을 가지고 있다면 절대 무시받지 못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얕은 영어를 구사하며 왜 나는 이토록 아르바이트를 하나를 구하면서 무시를 받았었을까라고 생각하며 답답해했던 자신을 되돌아보게 됐다. 그리고 더 열심히 영어를 보고 익히고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진짜 무시받지 않는 법은 스스로 무시받지 않는 사람으로 변화하는 것이 첫 번째로 중요한 것이기 때문이다.









'동양인은 무시받는다'라며 불쾌해하지만 실제로 한국인들은 '동남아' 사람들을 더 무시하는 경향도 짙다. 베트남이나 태국, 필리핀 등의 나라에서 학생 신분으로 입국해 지내거나 아르바이트를 하는 경우 더 괄시하고 무시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 때로는 합법적인 최저임금을 제대로 지불하지 않고 일을 부리는 경우도 종종 봤는데, 아쉬우면 그만두던가 하는 행태를 보며 눈살을 찌푸린 경우도 많이 있었다.


"너 말고도 일할 사람은 많아. 혹은, 네가 불법체류자인 거 고발해서 신고할 거야!"라는 등 협박까지 일삼으면서 노동자들을 핍박하는 고용자들도 많이 봤다. 물론 불법체류자들은 분명 잘못된 경우이고 정확한 처벌을 받아야 하는 것은 맞다. 그러나 제대로 된 비자와 함께 정상적 조건의 경우에 입국한 상황에서도 이와 같은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를 종종 봤다. 인종차별은 애석하게도 한국에서 더 만연하다.


대학생 때 방글라데시 친구와 친해지게 된 적이 있었는데 사심이 없고 자기가 가진 것을 충분히 베풀 줄 아는 친구였다. 다소 까무잡잡한 피부에 이국적인 외모 때문에 사람들이 거리를 두고 한국어를 제대로 구사할 줄 모른다는 이유로 배척을 받는 못하는 경우가 있었다. 그때마다 전화가 와서 상황설명을 하며 도와달라고 하면 흔쾌히 가서 문제를 해결해주었다. 최근에도 비자 문제로 어려움을 겪어 외국인 출입국관리소에 전화해 문제를 해결해 준 적도 있다.


글을 읽는 당신과 달리 나는 동남아 친구들을 편견 없이 바라보고 남들도 잘 베푸는 사람이야라는 것을 말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서양인들에게 동양인들은 핍박을 받으며 차별을 받는 대우를 열렬히 비난하면서 정작 우리가 행하고 있는 인종차별에 대해 문제점을 꼬집어 본 적이 있는가?


글로벌 시대로 들어가면서 사회분위기는 많이 조정되었고 예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가 되었다.


우리가 떳떳한 주장을 펼치기 위해서는 우리가 먼저 편견 없이 행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당신은 인종차별주의자입니까?




참고 영상

KLM 영상 : https://www.youtube.com/watch?v=a-_5DZzV7-4

반기문 사무총장 영상(영알남님) : https://www.youtube.com/watch?v=3bF6JisNCVA

(진저님)https://www.youtube.com/watch?v=_6VfUPHAv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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