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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퇴사하고 공방합니다 2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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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블루밍봉봉 Sep 15. 2023

기업과 고객이 사랑하는 일타 프리랜서 강사되기

성공적인 공방 운영 네 번째, 외부 출강

공방을 창업하고 1-2년 이후부터, 감사하게도 이름만 대면 알만 한 업체들과 함께 일을 하기 시작했어요. 대표적인 백화점 문화센터인 신세계 아카데미, 갤러리아백화점 문화센터, 현대백화점 문화센터, 롯데백화점 문화센터에서 20명까지의 수강생을 대상으로 클래스를 운영해 보았습니다. 대기업인 삼성 SDS, 네이버 스퀘어, CJ 제일제당에서도 40명까지의 임직원 및 고객 대상 클래스를 진행했고요. 롯데면세점, 에스티로더, 프레쉬, 크리니크, 맘 앤 앙팡, MBC, SBS, 카카오TV를 위한 커스터마이징 디저트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에스티로더와 함께 한 핑크리본 캠페인 디저트

크리니크 인플루언서 기프트 제작

“어떻게 그 업체를 뚫었어?” 다양한 업체들과 일을 하기 시작하니 주변 사람들이 하나 둘 관심을 가지고 묻기 시작했어요. 그럴 때마다 저의 대답은 한결같았지요.

“잘 모르겠어요.”

감사하면서도 의아한 날들이었어요. 지원을 해도 강의를 할 수 있을까 말까 한 굵직한 업체들이 먼저 러브콜을 보내 주었으니까요. 어떻게 나를 알고 연락했을까, 마냥 신기했지요. 하루는 궁금해서 몇 분의 담당자들께 물어보기도 했어요. "어떻게 연락을 주셨나요?"

대부분은 인스타그램 또는 유튜브를 보고 연락을 했다고 했어요. 최신 피드의 게시물을 보고 연락을 한 담당자들도 있었지만, 기억에서도 희미한 예전 게시물을 저장해 두었다가 한참 뒤에 생각이 나서 연락을 준 담당자들도 있었답니다. 또한 경험이 쌓이면서 다른 담당자들에게 소개, 소개를 하며 다른 기회로 연결되기도 했지요.

탬버린즈 행사에 사용 된 블루밍봉봉의 우유양갱

롯데면세점 매거진에 등장 한 블루밍봉봉 보자기 케이크

그렇게 계획에 없던 외부 클래스 출강을 하나, 둘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공방에서 많아봐야 3-4명을 가르치던 제가 겁도 없이 정원을 20명을 받을 수 있다고 호언장담하면서 계약서를 작성했어요. 외부 클래스 출강은 처음이었지만 일정만 맞는다면 우선 오케이! 를 하고 도전을 해 보았지요. '내일의 나’가 이 모든 것을 감당해 줄 것을 철썩 같이 믿으면서요.

호기롭게 시작했지만, 공방 클래스와 외부 클래는 비슷해 보이지만 완전히 다른 과정이라는 것을 첫 클래스를 마치고서야 깨닫게 되었답니다.

공방 클래스는 소규모 클래스입니다. 주로 3-4시간에 걸쳐 진행이 되며, 종료 시간을 칼같이 정해 두기보다는 작품의 완성도에 집중을 하죠. 외부 클래스는 앞, 뒤로 다른 클래스가 진행되는 경우가 있기에 시작 시간과 종료 시간을 정확하게 지켜야 합니다. 2시간 안에 클래스 소개와 진행, 설거지와 정리까지 모두 완료되어야 하죠. 정해진 시간 동안만 강의실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짧은 시간 안에 최대한의 효율성 있게 진행해야 하는 외부 클래스! 그렇기에 사전 준비가 중요합니다.

처음으로 20인분의 준비물을 소분하고, 나누고, 챙기던 날에는 클래스 시작도 전에 지치기도 했어요. 저도 모르게 출강을 하기로 한 과거의 저를 원망하기도 했지요. “대체 뭘 믿고 이렇게 일을 벌였어? 과거의 나야 말 좀 해봐.” 그러면 마음속의 과거의 저는 웃으면서 다시 제게 말을 걸어왔지요. “내가 믿긴 누구를 믿었겠니. 너를 믿고 이렇게 벌여 놨지. 재밌을 것 같아서 시작해 봤어. 마무리를 부탁할게! 넌 할 수 있어! 흐흐흐”

신세계아카데미에서 진행 된 블루밍봉봉 디저트 특강

공방을 운영하고 있다면 긴장을 놓치지 마세요. 지금은 소규모 클래스만 운영하더라도 어느 날 문득, 외부 업체의 러브콜을 받을 수 있습니다. 언제 그런 때가 오겠나, 싶지만 당신의 꾸준함을 누군가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마세요. 몇 개월, 또는 몇 년 전에 올린 피드의 게시물로 인해 갑작스러운 반가운 메시지를 받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SNS를 열심히 하자고요!)

어쩌면 야망이 있는 당신은 익은 감이 입 안으로 떨어지기 전에 먼저 나서서 지원을 하고 싶을 수도 있겠어요. 그런 당신을 위해 각 업체들의 강사 지원 사이트들을 글의 끝부분에 정리해 두니 참고 해 보세요. 적극적으로 지원서를 작성하고 문을 두드리는 당신에게 문이 열릴 것 이니까요!

공방 클래스와 외부 클래스는 무엇이 다른 가요?

(1) 장소

우선, 익숙했던 공방이 아닌 다른 장소로 출근하게 됩니다. 한 번도 가보지 않았던 장소에서 클래스를 진행하게 되기 때문에 어떤 도구가 어디에 있는지, 동선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다양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여유가 된다면 사전에 장소를 미리 보고 오세요. 최소 클래스 시작 1시간 전 강의장에 도착해서 세팅 및 동선에 대한 연구를 하면 좋습니다. 실제 강의 시 보다 여유 있는 진행을 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2) 수강 신청 방법

외부 클래스는 외부 사이트를 통해 수강 신청이 진행됩니다. 몇 명의 수강생이 등록했는지, 또는 취소를 했는지 실시간으로 확인이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클래스 개설 또한 며칠 전까지 확정이 되지 않기도 합니다. 하루 이틀 전까지도 취소가 가능하기도 해서 총수강생의 인원을 파악하기 어려울 때도 있습니다. 또한 대부분 수강료는 후불로 정산됩니다. 클래스가 월 말에 진행되면 입금이 생각보다 늦어질 수도 있으니 담당자와 미리 논의해 보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3) 준비물

1-4인으로 진행되는 소규모 클래스와는 다르게 10-20인의 준비물과 포장을 한 번에 준비해야 합니다. 위생적인 진행을 위해 개개인별로 소분된 준비물을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4인 1조 등으로 팀을 나누어 작업을 할 경우 이에 맞추어 준비물을 소분합니다. 일부 재료가 오염되거나, 수강생이 실수를 하거나, 현장에서 추가 수강을 원하는 수강생이 있을 경우를 대비해서 2인분 정도 추가 준비물을 챙겨가면 예기치 못한 상황에 대비할 수 있습니다.

(4) 청소 및 정리

소규모 공방 클래스에서는 청소와 정리를 선생님이 진행할 때가 많습니다. 고가의 수강료를 지불하고 오는 수강생에서 청소까지 부탁하기는 쉽지 않기도 하고, 수강생이 떠나고 난 후에도 정리할 시간이 충분히 있으므로 여유 있게 진행이 가능합니다. 외부 클래스는 제한된 시간 동안만 강의실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모든 정리 및 청소를 선생님 혼자 진행한다면 다음 수업을 시작되는데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지요. 수업의 커리큘럼을 짤 때 중간중간 정리 및 청소를 할 수 있는 여유시간을 함께 구상하면 좋습니다.

출강을 요청하는 외부 업체와 함께 일을 하다 보면 다시 근로자가 된 듯, 계약서를 쓰고 요청한 일을 시작하게 되죠. 혼자서 자유롭게 일하고 싶어서 작은 공방을 시작했는데, 다시 계약서를 쓰고 큰 업체와 갑을 관계로 고용되어 일하게 된다는 것이 아이러니하게 느껴지실 수도 있겠어요. 하지만 당신과 외부 업체의 관계는 회사 직원과 회사 고용주의 관계와는 결이 조금 다르답니다.

<윤종신이 말하는 매니지먼트의 미래>에서 프리랜서 강사와 업체의 관계에 대한 힌트를 얻어 볼 수 있습니다.

“아티스트 개인이 곧 1인 사업자가 되는 시대가 올 거라고 봅니다 (...) 미래에는 아티스트와 회사의 관계가 소속이 아닌 동업자에 가까울 거예요. 회사는 필요할 때만 서비스를 제공하는 에이전시인 셈이죠."

공방에서 당신만의 디저트를 만드는 당신은 "아티스트"입니다.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는 아티스트와 매니지먼트 회사처럼 당신과 업체들과의 관계도 점차 동등하게 변화할 것입니다. 백화점 또는 대기업들과 함께 협력하는 "동업자"의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지요! 멋지지 않나요?

매일 꾸준히 당신이 좋아하는 디저트를 만들어 보세요. 그리고 세상과 공유해 보세요. 어느 날 문득, 생각지도 못했던 외부 업체에서 연락을 받는 날이 온답니다. 한 번도 해 보지 않은 일이라고 해도 겁먹지 마세요. 누구나 다 처음이 있습니다. 기회가 왔을 때 도전해 보지 않으면 평생 공방에서 소규모 인원을 대상으로만 클래스를 진행하게 될지도 몰라요.

외부 클래스 출강에 도전해 보세요. 망설여질 때는 페르시아의 시인 루미의 말을 기억해 보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