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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도 헤도헨 Mar 18. 2024

반찬이면서 후식, 카프레제

접시에 그려진 이파리들이 오늘따라 바질로 보인다.



토마토가 '과일인가, 채소인가?' 찾아보면, 찾아볼수록 헷갈린다. 놀랍게도 각가의 근거도 설득력 있다.


어떤 책에 그렇게 나와 있나 본데, 아이들은 토마토뿐 아니라 딸기, 수박도 '과일이 아니라 채소'라고 정정하곤 한다. 나무가 아니라 풀의 열매라는 거다. 그런가 하면 '씨를 포함한 씨방'이 익은 것이므로 '과일'이라는 말도 맞는 것 같다.


역사적으로는, 미국에서 이 문제를 가지고 논쟁을 넘어서 무려 재판까지 갔는데(호기심 때문이 아니라 '세금'이 달려 있었다), '채소'로 판결이 났다. 이유는 '식사로 먹지, 후식으로 먹는 게 아니어서'. 정치적인 논리가 개입된 것 같지만, 또 그럴듯하다.


당도(Brix)에 따라 과일과 채소를 구분하자는 주장도 있단다. 실생활에 가까워 직관적으로는 다가오지만, 식물 개체마다 당도가 천차만별이기도 하니, 글쎄.


어쨌거나 나 역시, 토마토는 과일로도 쓰고 채소로도 쓴다. 특히 카프레제는 식사 때 반찬처럼 먹기도 하고, 후식으로 먹기도 한다.


1. 보통의 토마토 크기라면 8조각으로 자른다.


2. 슬라이스치즈도 8조각으로 자른 다음, 잘린 토마토 단면에 하나씩 올린다.

(모짜렐라치즈가 있다면 그걸로. 없으면 있는 치즈로.)


3. 올리브유와 발사믹식초를 뿌린다.

(올리브유 대신 들기름도 괜찮다. 발사믹식초 대신 한살림 사과농축소스를 썼는데, 훌륭하다.)


4. 바질도 어딘가 있어야 하는데...

(잘 없으므로, 생략.)






어느 날 막내가 물었다. 5세쯤.


3호: 엄마, 나는 아빠의 딸이야, 아들이야?

나: 딸이야.

3호: 아... (실망하는 듯)

나: (??)

2호: 치. 네가 엄마의 딸이면서 아빠의 아들인 줄 알았냐?

3호: ... 응.


ㅋㅋㅋ 그럴 줄은 정말 몰랐네. 그나저나... 이 질문의 의도를 알아채다니, 너희 정말 통하는 사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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