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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도 헤도헨 Oct 22. 2024

25주. 그저 안 좋은 날에

다음 달리기로

당신은 달리기를 많이 하게 될 것이다. 때로는 쉽지만 때로는 무슨 이유에선지 아주 힘들 것이다. 어느 날은 땀도 거의 흘리지 않고 유유히 6마일을 달릴 테지만, 이틀 후 3마일을 뛸 때는 설명할 길 없는 이유로 발이 시멘트 덩어리 안에 파묻힌 것처럼 느껴질 것이다.

(중략) 이미 10마일과 15마일을 뛰어보았는데 어째서 그 달리기가 그렇게 힘들었던 것일까? 이해가 안 됐다. 먹는 것이 문제였나? 자는 것이 문제였나? 자다가 뭔가를 잘못 먹었나? 답을 찾기 위해 나는 이번에도 인터넷으로 향했고 운동에서 이러한 동요를 겪는 것은 정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러너들은 좋은 달리기와 나쁜 달리기를 경험하지만 특정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란다. 심지어 전문적인 러너들도 인정하기를, 그저 안 좋은 날이 있다고 한다.

결론은 이렇다. 나쁜 달리기에 너무 집착하지 말자. (중략) 필요한 것은 훈련 프로그램을 믿는 것, 당신의 훈련을 믿는 것, 시간이 흐르며 당신이 향상될 것임을 믿는 것, 그리고 다음 달리기로 넘어가는 것이다.

ㅡ조엘 코언, <마라톤에서 지는 법>


지난주 달리기는 대체로 별로였다. 몸이 무거웠고 속도가 나지 않았다. 계속 너무 천천히 뛰어서 퇴보한 걸까? 아이들이랑 달리면서 내게 집중하는 달리기를 하지 못한 게 이유일까? 달리기를 시작할 때 계획했던 경포마라톤(10K)을 마친 후유증일까? 추워져서 그럴까?


이유를 찾으며 조금 갑갑했다. 그냥 런태기인가? 이런 게 런태기인가? 벌써...? 사실 이런 생각도 권태로웠다.


늘어져버리는 수도 있겠지만, 그건 싫었다. 그럼 다음 달리기가 어려워질 테니까. 달리기를 그만둘 생각은 없었다.


다시 달리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다음 달리기로 넘어가는 수밖에.


하프마라톤을 신청했다.




요약

이유 없이 ‘나쁜 달리기’를 하는 날도 있다.

런태기는 런으로 극복한다.



한 발짝씩.


다음 달리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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