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방금 전 퇴근길.
이것은 그 직후 택시 안에서 쓰는 글.
택시를 기다리며 별 거 아닌 내 루틴. 출근과 퇴근길에 한 번은 하늘 보기. 그걸 하는데, 오늘도 역시나다. 또 예쁘네 이 놈에 하늘은.
인생의 희망은 로또보다 하늘 같다. 자꾸 해 볼 맛이 난다. 매일 쳐다볼 맛이. 언제 봐도 예쁘고 매일 봐도 매번 달리 멋있으니 적어도 꽝은 없지 않은가.
내일은 춘분이라 따실 거라는데, 내일 일은 제 알 바 아니라는 듯 지금은 꽤 바람이 차다. 나뭇가지에도 그 바람이 그대로 걸려 사진에서도 보이는 것 같다.
앙상해서 어쩐지 짠한 늦겨울 나뭇가지와 3월 늦은 저녁, 푸르지도 검지도 않은 하늘의 조합은 가히 예술만 같으니.
참 예술이 별 거 아니다. 고개 들어 하늘 보고 나면, 그때부턴 그 아래 모든 게 고즈넉히 여겨진다. 단 그 고즈넉한 우아가 좀 산만하고 드세고 복잡하고 각박해서 그렇지.
존재감 확실한 저 나뭇가지들 사이로 희미하게, 몽골인이어야 볼 수 있을 크기로 자리 잡고 있는 별 한 개. 네가 오늘의 화룡점정이다. 고맙다 내 퇴근 하늘에 떠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