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은 리더의 크기만큼 성장하고, 리더의 무능만큼 무너진다
저성장과 불확실성이 지배하는 압축의 시대. 시장은 더 이상 과거처럼 빠르게 팽창하지 않는다.
제로섬에 가까운 경쟁 시장에서 조직은 더 이상 '사람 좋은 리더'가 아닌 '돈을 벌어오는 사업가'를 원하게 됐다.
리더가 비즈니스 모델을 이해하고, 재무적 언어로 소통하며, 가치를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그 조직은 필연적으로 도태될 수밖에 없다.
즉, 현대 사회의 조직에서 리더십은 더 이상 마음가짐이 아니다. 증명해야 하는 능력이다.
리더가 사업적 감각(Business Acumen)을 갖추지 못했을 때, 선한 의도는 아무런 면죄부가 되지 못한다.
리더에게 사업적 감각이 결여되어 있을 때, 조직의 붕괴는 아주 조용하고 질서 정연하게 시작된다.
그 시작은 언제나 숫자에 대한 무지, 즉 재무적 맹목이다.
비용과 투자를 구분하지 못하는 리더는 예산 집행의 효율성을 따지지 않는다. "일단 해보자"는 식의 안일한 접근은 불필요한 비용을 증가시키고 이익률을 갉아먹는다. 결국 가망 없는 프로젝트들이 연명하며 회사의 생명줄인 현금을 서서히 고갈시킨다.
현금이 마르고 성과가 나오지 않으면, 조직은 불안해지기 시작한다. 이때 리더는 본능적으로 '바쁨'을 강조하게 된다. 회사의 방향성과는 무관한 '열심'에만 몰두하는 전략적 표류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겉보기에는 모두가 정신없이 뛰어나지만, 노력대비 성과는 미비하다. 자원은 낭비되고, 조직은 제자리걸음을 하며 시장 경쟁력을 상실해 간다.
이때, 가장 먼저 반응하는 것은 예민한 촉각을 지닌 A급 인재들이다. 성과가 아닌 '보여주기식 노력'에 보상하는 리더를 보며 그들은 박탈감을 느끼고 떠나버린다. 결국 갈 곳 없는 C급 인재들만 남아 조직은 회생 불가능한 평범화의 늪에 빠지고 만다. 인재의 하향평준화다.
똑똑한 사람들이 떠난 자리는 정치가 채운다. 합리적인 데이터가 사라진 회의실에서는 사내 정치나 리더의 막연한 '감'이 의사결정을 지배한다. 의사결정의 정치화는 필연적으로 잘못된 투자와 리스크 관리 실패를 부른다.
결국 이 모든 과정의 끝에는 '책임의 실종'만이 남는다. "나는 시키는 대로만 했다"는 수동적 태도가 조직을 지배하고, 문제가 터지면 해결책을 찾기보다 서로 탁하기 바쁜 지옥도가 펼쳐진다. 리더의 무능이 만든 나비효과가 조직 전체를 무력화시켜 버린 것이다.
반면, 비즈니스 에큐먼을 장착한 리더가 이끄는 조직은 살아있는 유기체로서 진화한다. 이들은 감정이 아닌 철저한 계산과 실력으로 위기를 기회로 바꾼다.
가장 먼저 달라지는 것은 돈을 대하는 태도다. 유능한 리더는 모든 활동을 ROI관점에서 분석하여 수익성을 극대화한다. 조직 내의 불필요한 낭비를 제거해 영업이익률을 높이고, 이렇게 확보된 현금 흐름은 조직을 어떤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단단한 기초 체력으로 만든다.
탄탄한 체력은 유연한 움직임을 가능하게 한다. 시장 변화와 손익 계산서 앞에서 고집을 부르지 않는 전략적 민첩성이 발휘된다. 불확실성의 환경에서도 이들은 생존을 넘어, 남들보다 한 발 앞서 새로운 기회를 선점한다.
이러한 토용 위에서 리더는 사내 기업가가 되어 사내 혁신을 주도한다. 메그니피센트 7에 속하는 미국의 공룡기업들의 혁신적인 신사업은 바로 리더가 비즈니스 마인드로 새로운 먹거리를 끊임없이 발굴했기에 탄생할 수 있었다.
혁신의 결과는 공정한 분배로 이어진다. 결과 중심의 명확한 성과문화가 정착되어, 고성과자에게 확실한 동기부여를, 저성과자에게는 자연스러운 도태나 개선의 기회를 제공한다.
시스템에 대한 신뢰는 진정한 임파워먼트를 가능하게 한다. 리더는 목표와 재무적 가이드라인을 명확히 제시한 후, 팀워에게 과감하게 자율성을 부여한다. 이는 의사결정 속도를 비약적으로 높일 뿐만 아니라, 미래의 조직을 이끌어갈 차세대 리더를 육성하는 강력한 선순환 구조를 완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