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딴따라 이야기
음악이라는 분야는 기본적으로 인류에게 '기호품'에 해당하는 분야입니다.
필수적인 것도,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것도 아닙니다. 내가 미칠 듯이 좋아하고 사랑하는 음악도,
누군가에게는 존재조차 필요 없거나, 그 자체를 싫어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습니다.
결국, 음악은 그렇게 보편적인 대중성을 갖추지 못한 분야입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 강요할 수는 없고, 그들이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음을 인정해야 합니다.
그렇지만, 간혹 음악을 하는 사람들이 음악을 인류의 보편적인 매개체로 착각하며 창작 활동을 신성시하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 즉 일반적인 노동자 계층 (회사의 룰, 사회의 룰에 맞추어서 시키는대로 하는)을 배척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들은 자신이 배척받는 것을 싫어하면서도 타인을 배척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건 분명히 모순입니다.
음악은 보편적이지 않기 때문에, 그 자체로 돈을 벌기가 매우 어려운 분야입니다.
왜냐하면, 보편성이 없다면, 그만큼 소비자도 적고 시장도 작기 때문입니다.
작고 좁은 시장에서는 매출도 적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기에 음악을 직업으로 삼겠다고 마음먹었다면, 그 사실을 인정해야 합니다.
"그냥 음악이란 것이 이런 시장이고, 내가 감동을 받았고 내가 좋아해서 하니까 그걸로 족하다. 대신에 내 음악을 가끔씩이라도 들어주는 사람들이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또 내가 소속된 협회나 회사에서 그 정당한 대가를 정당하게 나누어주면 좋겠다" 정도의 희망사항이면 자본주의 시스템에서는 너무나도 당연한 이야기고,
이를 이해할 수 있는 사람들은 많을 것입니다.
그러나 인간은 자부심을 넘어서 자격지심이라는 감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내가 이만큼 했으니까 이 정도는 받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곤 합니다. 자격지심은 결국 히스테리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사실 세상 많은 사람들은 음악을 못 해서 못 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음악에 관심이 없어서 하지 않는 것뿐입니다.
내가 음악적 재능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다른 사람들보다 특별한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단지, 음악을 통해 돈을 벌기가 너무 힘든 재능을 가진 사람일 뿐입니다.
이러한 현실을 깨닫고 준비하는 것이 오히려 올바른 미래를 계획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사람들은 종종 내가 비관주의자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나는 극단적인 비관주의자가 아니라
극히 현실주의자입니다. 현실을 명확히 인식하고, 올바른 계획을 세우고 행동한 후 피드백을 받으며 다시 시도하려는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믿습니다.
누구나 생각을 할 수 있고 말을 할 수 있습니다.
다만, 그 말을 하려면 그 말에 대한 무게와 책임을 지고, 그것을 실천으로 증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음원 유통사들에 대해 불만이 많다면, 그냥 욕을 할 것이 아니라, 욕도 하면서 자신이 원하는 스타일의 유통사를 차리고, 후배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그들을 도와주는 삶이 훨씬 더 멋지지 않을까요?
내가 경험해본 최저 시급도 안 되는 매출액과 끝없이 들어오는 발매 요청과 수정 요청들을 경험하면서도 초심을 잃지 않는 것, 그게 바로 신념이 되고, 그 신념이 지속된다면 결국 숭고한 희생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내가 만난 수많은 나쁜 사례들에서는, 음악 업계에 대한 불평과 개선책을 떠벌이며, 정작 자신이 생각하는 불만을 해결할 사업체를 차려볼 용기도 없고, 문제를 연구조차 하지 않으며, 마치 영웅 같은 누군가가 나타나 문제를 해결해주기만을 기다리거나, 자신이 원하는 스타일의 사람이 아니면 그 해결책을 부정하는 사람들을 보았습니다. 이런 사람들은 자신의 밥그릇에 대한 이야기는 함구하고,
타인의 밥그릇에 대한 정보는 순진한 척 물어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음악이란 것은 내가 만든 작품을 통해 마음의 위로를 받았다면 그것으로 충분한 분야입니다.
현상에 집중할 필요도 없고.
신성시할 필요도 없고.
세상의 전부인양 착각할 필요도 없고.
몰라준다고 상처를 받을 필요도 없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