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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누룽지조아 Sep 11. 2023

10. 교육: 스스로 깨치도록 돕기

제1장 행복사다리와 행복 연습

부모들은 경쟁력이 뛰어난 아이로 키우고 싶어 한다.  힘을 성적과 등수에 쏟는다. 좋은 대학 들어가고 취직 잘하길 바란다.


어린 애들은 부모의 지시와 명령을 군소리 없이 따르게 할 수 있다. 그러나 사춘기에 접어든 애들은 자의식이 강해져 부모가 이래라저래라 지시를 내리고 따르라고 하면 부모가 간섭한다고 반항한다.


부모는 반항하는 애에게 달리 방법이 없다. 뭐라고 하면 관계만 더 나빠진다. 부모는 애에게 사정하고 애가 원하는 다른 도피처를 제공한다. 그것도 안 되면 포기한다. 부모가 지시하고 명령한 게 애가 잘되길 바라는 마음이었고 노력도 했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애에게 끌려 다니는 꼴이 되어 버렸다. 


사춘기 지난 애들에게 지시와 명령으로 교육할 수 없으며 교육 효과도 별로 없다. 교육 방법을 바꾼다. 대화를 통해 스스로 깨치도록 돕는다. 질문, 대답, 자율 학습, 질문이 반복되는 교육이다.


런 방법으로 교육 성과를 낼 수 있을까 우려한다. 염려와 다르게 성과도 좋다. 애들은 자기 마음에서 우러나와 배우므로 재미를 느낀다. 반면, 지시와 명령으로 애들을 교육시키는 경우 애들은 직접 선택한 일이 아니므로 재미를 못 느낀다. 지시하는 부모의 일로 생각하거나 하기 싫지만 부모를 위해 마지못해 따른다. 책임감이 있을 수 없다. 재미없는 일을 책임감 없이 할 경우 좋은 성과는 나오지 않는다.


또한, 치열하게 경쟁하도록 교육받은 사람은 자기에게, 남에게 따뜻한 마음이 안 나온다. 따뜻한 교육을 받은 사람이 남을 존중하고 이해하며 따뜻하게 대하는 법이다. 부모가 이런 교육을 못 받고 자식에게 가르치지 않는 경우 자식도 부모와 똑같이 한다. 자기 자녀에게, 배우자에게, 동료에게 지시와 명령을 내린다. 인간관계가 삐거덕거린다.


시험, 못, 친구, 이성, 직업, 화냄, 학교, 글쓰기에 대해 딸과 대화했다.


'시험.' 애가 시험 본 날이었다. "수고했어. 딸!" 입이 근질근질했다. 몇 점 맞았는지 묻고 싶었다. 물어봐야 의미 없는 짓이므로  참았다. 성실히 준비했다면 점수 때문에 야단치지 않는다. 과정을 중시한다. 다른 친구들은 몇 점 맞았는지 묻고 싶었다. 묻지 않았다. 부모도 알고 싶은데 애들은 얼마나 알고 싶을까. 다른 친구들과 비교하지 말라고 했다.


'잘못.' 애가 숨바꼭질하다가 책장을 넘어뜨렸다. 방에 들어가 보니 책들이 온 방에 널브러져 있었다. 액자는 깨져 유리 조각이 흩어졌다. 위험한 일을 저지른 딸에게 화내고 싶었다. 저도 잘못한 것을 알아 울고 있었다. 조용히 안아줬다. 빨간 바닥 목장갑 끼고 유리 조각을 치웠다. 누구나 잘못을 할 수 있다. 울고만 있을 게 아니라 다른 사람 다치지 않게 빨리 치우라고 했다.


'친구.' 친구가 애에게 100원 줄게 과자 사 오라고 한 적이 있다고 했다. 애에게 말했다. “200원 줄게 네가 사 와.” 친구 관계에서 평등이 깨지면 친구가 아니고, 주인과 종의 관계다. 친구가 자기를 싫어한다고 했다. 슬퍼하지 말고 친구에게도 싫어할 권리를 주고 쿨하게 다른 친구를 찾아보라고 했다.


'이성.' 이성 친구에게 관심을 받았다. 싫지 않은데 사귀어야 ? 어릴 적 이성 친구는 배우자감 생각하듯이 진지하게 생각할 필요 없다. 그냥 같이 놀고 공부하고 밥 먹는 친구다. 부담 없이 지내라고 했다.


고등학생이 이성친구를 사귈 경우 잘 생각한다. 무언가를 사랑하면 시간과 마음을 주고 돈을 써야 한다. 공부를 열심히 하려는 학생은 공부에 시간, 마음, 돈을 써야 한다. 이성친구 사귀는 학생은 시간과 마음을 이성친구에게 나누어 줘야 한다. 내신 성적 유지하기 어렵다. 물론 이성친구를 가볍게 생각할 수 있는 성격이라면 문제될 게 없다. 또한, 인생에서 만나기 어려울 정도로 매력적인 상대라면 선택에 따른 책임을 고심하라고 했다.


'직업.' 어떤 직업을 가져야 해? 좋아하거나 잘하는 직업을 가진다. 그러나 직업 선택을 제대로 했는지 크게 신경 쓸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좋아한다고 생각했는데 실제 해보니 별로 좋아하지 않을 수 있다. 별 생각이 없었는데 그 일을 해 보니 의외로 자기와 맞는 일도 있다. 미리 정한 직업을 실제로 갖는 사람은 별로 없고, 그 해보기 전에는 맞는지 알 수 없다고 했다.


'화냄.' 작은애 친구가 뚱보라고 놀렸다. 애는 자존심이 상해 씩씩거리면서 집에 왔다. 애에게 말했다. “화내지 마라. 화내면 너만 손해다. 화내고 미워하는 네가 마음의 상처를 입는다. 친구는 속으로 그렇게 생각할 수 있지만 너에게 그런 말을 할 권리는 없다." 친구에게 웃으면서 무슨 말을 그렇게 심하게 하냐고 한마디 해줘라. 쓰레기 같은 말을 간직하지 말고 빨리 버려라. 그게 너에게 좋다고 했다.


'학교.' 애가 꼭 학교에 가야 하냐고 물었다. 답변은 간단하다. 학교에 가야 한다. 학교에 는 것은 법률로 정해져 있다. 또한, 친구를 사귀기 위해서 학교에 가야 한다. 학교에 놀 친구들이 있어 학교를 안 다니면 다양한 친구 사귈 기회가 줄어든다.


학교에 가서 공부하는 게 훨씬 이익이다. 자기 돈을 안 내고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대학에 가든 가지 않든 초·중·고에서 배운 지식을 사회에서 유용하게 써먹을 수 있다. 공부 안 하는 학생은 심심하고 학교 다니는 게 지옥이다. 많은 시간을 보내는 학교에서 할 일 없어 지겹다. 학습 진도 못 따라가고 공부 너무 안 하는 경우 열등감에 빠지고 친구한테 놀림당할 수 있다. 숙제는 빨리 끝내고 하고 싶은 하라고 했다.


결혼할 때, 직장을 구할 때 학력이 필요하다. 졸업장 없는 능력은 잘 인정해 주지도 않는다. 뛰어나더라도 학교 졸업장이 아닌 다른 것으로 증명하려면 몇 배 노력이 더 든다. 다니기 너무 힘들면 말하고 웬만하면 열심히 다니라고 했다.


'글쓰기.' 큰애가 일기 쓴다고 끙끙댔다. 잘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맞춤법도 틀리고 글씨도 삐뚤빼뚤이었다. 근질거렸다. 틀린 글자 고쳐 주고 싶었다. 지적질을 포기했다. 글 소재 발굴과 전체 내용에 대해 이야기했다. ‘한 번에 완벽하게’라고 생각하면 인생이 피곤하고 새로운 일에 도전하기 어렵다.


자기 경험이 녹아 있지 않은 글을 억지로 쓰면 글에 감동도 없고 쓰기 힘들다. 일기를 잘 쓰고 싶으면 다음과 같이 접근해 보라고 말했다. ① 경험에 바탕을 두고 ② 생각나는 대로 적고 ③ 구도를 그리며 ④ 글의 초안을 끝까지 쓴 후 ⑤ 수정한다. 큰애한테 너무 잘 쓰려고 하지 말고 생각나는 대로 끝까지 먼저 써 보라고 말했다.


스스로 깨우치도록 돕교육은 애들을 아끼는 교육법이다. 아버지는 일찍 일어나 청소 열심히 한다. 엄마도 가족의 몸과 마음의 건강이 달려 있는  준비에 정성을 쏟는다. 때론 지인과 가족 동반 식사하면서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기회를 만들어 다. 부모는 애들을 존중하고 먼저 애들 얘기를 잘 들어준다. 자신이 모범을 보이고 집안 분위기를 만드는 교육이다.


스스로 깨우치도록 돕는 교육은 장기간 인내를 요하는 교육법이다. 들들 볶는 것보다 훨씬 힘들다. 애를 아끼는 마음이 당장은 아니더라도 언젠가 애들에게 전해질 거라고 믿는 교육이다.


스스로 깨우치도록 돕는 교육은 애들의 자율성을 믿는 교육법이다. 무관심하거나 애정이 없는 것과 다르다. 아이의 몸과 마음을 유심히 지켜보며, 스스로 실패를 딛고 일어서기를 기다리는 교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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