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적에게

by 글마루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없다고

그대는 천 년 전 외쳤다


금수저 흙수저가 어디 있냐고

어느 대학생은 울부짖었다


비빌 언덕 없기는 예나 지금이나 여반장

태어나면서 결정된 운명 앞에서

몸부림치는 것은

굼벵이가 한 뼘 가는 것만큼이나 시달림의 길

한 뼘 가는 길에 달려드는 수많은 천적들

한 발자국도 안 되는 걸음이

네겐 천형과도 같은 길

멍석이라도 깔아줘야 시늉이라도 해볼 것을

보이지 않는 신분제는 넘을 수 없는 장벽

왕후장상의 씨는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어느 궁(宮)에 떨어지느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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